'닥공수주' 포스코이앤씨는 잊어라... '전중선 스타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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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수주' 포스코이앤씨는 잊어라... '전중선 스타일' 주목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4.03.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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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5' 수주 포기하면서 변화 감지
알고보니 영업익 매년 1천억씩 감소 중
'전중선' 부임 후 재무 건정성에 집중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사진=포스코홀딩스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이앤씨가 수주 행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저단가 공사비’를 무기로 일명 ‘닥공수주’를 이어왔는데, 최근 그토록 희망하던 강남 사업지 입찰에서 발을 빼는 등 이례적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통 전중선 사장 부임 이후 포스코이앤씨의 수주전략이 급선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강남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입찰 경쟁에서 발을 뺐다. 개포주공5단지 조합에 따르면 대우건설만 ‘입찰참여 확약서’를 제출했다. 조합은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모든 시공사에게 ‘입찰참여 확약서’ 제출을 요청한 바 있다. 개포주공5단지의 공사비는 6970억3300만원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당초 개포주공5단지를 수주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일찌감치 입찰을 위한 홍보 물밑작업을 벌여왔다.

도시정비업계에선 포스코이앤씨의 이 같은 행보를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저가 공사비’를 무기로 공격적인 수주를 이어왔는데, 하루 아침에 이 같은 행보를 멈췄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촉진2-1구역'에서 3.3㎡당 공사비를 80만원 낮게 책정해 수주에 성공했다. 당시 GS건설은 972만원, 삼성물산은 969만원을 제시 한 바 있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도 조합이 3.3㎡당 730만원의 매우 낮은 공사비를 제시했음에도 단독 입찰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수주한 경기도 안산주공6단지도 대우건설이 제시한 공사비 600만원대보다 낮은 500만원대를 제안해 수주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러한 저가 공사비를 무기로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왕 자리를 놓고 현대건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고층 건축물의 경우 시공 경험에 따라 시공비 편차가 크다”며 “엘시티 등 그동안 건설한 초고층 경험을 토대로 공격적인 공사비를 제안했겠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낮은 공사비로 수주한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선 재무통 신임 사장의 부임을 포스코이앤씨의 수주 전략이 급선회한 배경으로 보고 있다. 전중선 사장은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해 37년 동안 포스코에서 근무한 ‘원팀맨’이자 포스코의 ‘재무통’으로 손꼽힌다. 전 사장은 포스코 원료구매실장, 경영전략실장, 포스코강판(현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포스코이앤씨 최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전 사장이 포스코이앤씨의 구원투수로 제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한성희 사장 시절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수주 할 수록 손해보는 재무 구조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이앤씨의 2023년 매출 10조660억원, 영업이익 20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7% 늘고, 영업이익은 35.0% 줄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7000억원 넘게 늘었지만 건설 원가 상승 여파로 영업이익은 10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영업이익은 2021년 4410억원, 2022년 3090억원, 2023년 2010억원으로 매년 1천억원씩 하락하고 있다. 도시정비 수주액은 계속 상승 중이다. 한성희 사장이 부임한 2020년 2조2714억원, 2021년 4조213억원, 2022년 4조5892억원, 2023년 4조5938억원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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