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촉진2-1' 수주... "공사비 성패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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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촉진2-1' 수주... "공사비 성패 갈랐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4.01.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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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총회서 포스코이앤씨 ‘171표’, 삼성물산 ‘124표’
"‘공사비’로 표 갈려"... 포스코, 평당 ‘891만원’ 제안
삼성물산 오세철 사장 첫 경쟁전서 ‘완패’
노량진1구역서 '포스코 vs 삼성' 리벤지戰 '주목'
부산 촉진2-1구역 조감도. 사진=포스코이앤씨
부산 촉진2-1구역 조감도.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부산 재개발 사업지 중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부산진구 시민공원주변 촉진2-1구역(이하 촉진 2-1구역)을 수주했다. 당초 ‘래미안’과 ‘오티에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 대결로 이목이 집중됐지만 실제 투표에선 고금리 속 ‘평당 891만원’이라는 저렴한 공사비가 조합원의 마음을 더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이앤씨(대표이사 사장 한성희)는 27일 촉진2-1구역 조합원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 진행된 시공사 선정 투표 결과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원 297표 중 171(58%)의 표를 받았다. 삼성물산은 124표(41%)를 얻었다. 기권 무효표는 2표(1%)이다.

촉진2-1구역 재개발은 13만6727㎡에 지하 5층∼지상 69층 아파트 1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 부대 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촉진2-1구역은 과거 미군 부대 캠프 하야리아 부지가 부산시로 반환되어 부산시 한가운데 대규모 시민공원 부지로 변모하면서 주변 재개발구역이 부산 내륙에서 최고의 입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촉진2-1구역을 수주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을 제시했다. 가장 주목받은 조건은 바로 ‘공사비’다. 촉진2-1구역의 시공사는 당초 GS건설이었다. GS건설은 물가 상승, 자재값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3.3㎡당 1000만원 수준으로 요구했고, 촉진2-1구역은 어쩔 수 없이 시공계약을 해지한 아픔을 갖고 있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는 GS건설 보다 100여만원이 저렴한 3.3㎡당 891만원(총 1조3274억원)의 공사비를 제안했다. 촉진2-1구역 조합원들의 가장 걱정하는 부분을 해결해 준 것이다. 삼성물산은 3.3㎡당 969만원(총 1조3559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삼성물산은 공사기간을 포스코이앤씨 보다 2개월 단축한 63개월을 제시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저렴한 공사비 제안에도 독일 명품 VEKA 창호, 빌레로이앤보흐 수전, 위생도기, 이탈리아 명품 주방가구 데노보쿠치네, 원목마루는 리스토네 조르다노 등을 기본품목으로 제안했다. 또, 모든 사업경비를 전액 무이자로 대여하고, 사업촉진비 1240억원(세대당 4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촉진2-1구역 수주로 지난해 기록한 도시정비수주액(4조5988억원)의 약 30% 수준을 1월에 달성하게 됐다.

도시정비 관계자는 “현재 전국 공사 현장들이 공사비 증가와 금융비 상승으로 골머리를 안고 있고, 일부 현장은 시공까지 포기하는 상태가 속출하고 있다”며 “촉진2-1구역 조합원들에겐 래미안의 브랜드 보다 공사비 문제가 더 피부에 와 닿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촉진2-1구역을 통해 첫 경쟁 수주전에 나선 삼성물산 오세철 사장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삼성물산의 차기 경쟁 수주 사업지는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이하 노량진1구역)으로 점쳐지고 있다. 경쟁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로, 리벤지전 가능성이 높다. 양 건설사 모두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공사 입찰 참여에 대해 “매력적인 사업장”이라고 답했다.

노량진1구역 조합은 2월 15일 2차 시공사 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대방동 일대 73만8000㎡에 9052가구가 들어서는 노량진뉴타운에서 가장 큰 사업지다. 노량진뉴타운은 총 8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2구역 SK에코플랜트 ▲3구역 포스코이앤씨 ▲4구역 현대건설 ▲5구역 대우건설 ▲6구역 SK에코플랜트·GS건설 ▲7구역 SK에코플랜트 ▲8구역 DL이앤씨 등이 수주했다. 삼성물산만 래미안의 깃발을 꽂지 못했다.

이중 1구역은 면적 13만㎡(연면적 49만㎡)에 용적률 265.6%다. 지하 4층~지상 33층 28개동 2992가구(일반 2461가구, 임대 531가구)로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1조926억원이다.

노량진1구역의 최대 이슈도 '공사비'다. 2023년 9월 노량진1구역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GS건설·호반건설·금호건설 등이 참석해 높은 인기를 보였다. 하지만 정작 2023년 11월 시공사 입찰에는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았다. 건설사들이 노량진1구역의 시공을 기피한 이유는 조합에서 사업성을 매우 낮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량진1구역은 당시 3.3㎡당 730만원의 공사비를 제안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사 관계자는 "평당 공사비 730만원은 건설사 입장에서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이기 때문에 2군 건설사들도 입찰을 기피할 것"이라며 "최소 800만원 이상은 필요한 사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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