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수주' 삼성물산이 경쟁 사업지로 콕 찍은 '촉진2-1'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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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수주' 삼성물산이 경쟁 사업지로 콕 찍은 '촉진2-1' 어떤 곳?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4.01.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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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진2-1' 공원‧교통‧초고층·교육 갖춘 프리미엄 입지
촉진 1~4구역까지 총 5구역으로 나눠 개발
수주만 하면 연 700만명 영구 브랜드 효과 가져가
'뉴욕 센트럴파크'로 불리는 '부산시민공원'이 앞마당
부산 촉진2-1구역 현재 동네의 모습.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부산 촉진2-1구역 현재 동네의 모습.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갑진년 새해부터 건설사들이 도시정비 사업 수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초 가장 주목받는 경쟁 사업지는 바로 부산시 부산진구에 위치한 시민공원주변 촉진2-1구역(이하 촉진 2-1구역)이다. ‘선별수주’를 내세우며 경쟁을 피해 온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과 도시정비사업에서 전성기를 구가 중인 ‘포스코이앤씨’가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재개발 사업지다. 최고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촉진2-1구역의 입지를 분석해 봤다.

 

‘금단의 땅’에서 100년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부산시민공원’

‘선별수주’, ‘클린수주’를 내세우고 있는 삼성물산이 경쟁 수주 사업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습을 드러낸 곳은 바로 부산의 재개발 사업지인 ‘촉진2-1구역’이다. 어떤 매력이 조용히 수주하던 삼성물산을 경쟁 사업지로 불러낸 것일까.

촉진2-1구역의 입지를 이해하기 위해선 ‘부산시민공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개장 10년을 맞이하는 부산시민공원은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과 범전동에 있는 47만1518㎡ 규모의 초대형 공원이다.

이 ‘부산시민공원’은 100여 년간 우리에게 ‘금단의 땅’이었다. 1910년 일본이 대한제국의 국권을 찬탈한 이후 부산 일대의 땅을 ‘토지조사사업’ 명목으로 강탈했고, 이후 일본의 중산층들의 여가 생활을 위해 ‘서면경마장’으로 활용됐다. 1937년 중일 전쟁, 1941년 태평양 전쟁 시기에는 일본의 전쟁 기지로 사용됐다.

1945년 광복 후에는 미군 병참기지로 활용됐고, 6·25 전쟁 후에는 미국이 ‘하야리아(Hialeah)’라는 전쟁 기지로 활용했다. 하야리아는 미국 원주민어로 ‘아름다운 초원’이라는 뜻이고,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던 유명한 경마장과 이름이 같다. 부산시민공원의 중앙에는 별도의 공원이 있는데, 이 공원의 이름이 바로 ‘하야리아 잔디광장’이다. 미군 병참기지 시절 사용됐던 이름이 오늘날까지 유래된 것이다. 6·25 전쟁 이후에는 이곳에 미군 사령부가 들어섰다가 부산시민의 열망으로 지난 2010년 100여년만에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촉진2-1구역의 한 조합원은 “‘우리 땅’ 이었지만 100년 동안 (국권 침탈로 인해)‘우리 땅’이 아니었다”며 “부산시민공원의 가치와 주민들의 애착이 남다르다는 것을 시공사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부산시
사진=부산시

 

자이, 아크로 등 5개 브랜드만 가지는 연 700만명 영구 광고 효과

촉진 구역은 △1구역 △2-1구역 △2-2구역 △3구역 △4구역 등 총 5구역으로 나뉜다. 입지적으로 보면 이 5개 구역이 ‘부산시민공원’을 감싸고 있다.

촉진 구역은 모두 초고층으로 지어지는데, 메이저 건설사들이 싹쓸이했다. 촉진 1구역은 ‘GS건설’, 2-1구역은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경쟁 중, 3구역은 DL이앤씨, 4구역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했다. 2-2구역은 ‘미정’이다. 촉진 2-1구역만 떼어놓고 보면 부전역, 부산시민공원, 학교가 붙어 있는 최고의 입지를 자랑한다.

부산시민공원은 2014년 개장 이후 매년 700만 명이 방문하고 있다. 2023년에는 837만7000여 명이 다녀갔다. 부산시민공원 안에는 시야를 가릴 수준의 높은 건축물은 없다. 따라서 5구역을 수주한 건설사는 매년 700만명의 부산시민들에게 영구적으로 초고층 아파트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는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촉진 구역의 입지적 장점으로 교통편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은 ‘서울역’의 포화로 용산역, 광명역, 청량리역, 수서역 등으로 그 기능과 수요를 분산시켰다. 부산 상황이 마찬가지다. ‘부산역’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그 기능과 수요를 분산시켜야 하는 상태다. 특히, 부산역은 부산 남쪽에 자리 잡고 있어 해운대 등 도심으로 이동하기가 불편하다. 이 때문에 부전역이 제2의 부산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왼쪽)삼성물산의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 조감도.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 조감도. 사진=각 사 제공
(왼쪽)삼성물산의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 조감도.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 조감도. 사진=각 사 제공

 

삼성물산 오세철 ‘첫 경쟁 전’ VS 포스코이앤씨 한성희 ‘도시정비 1위 재도전’

사업비 1조원 규모의 촉진 2-1구역 수주를 놓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붙었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을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으로 제안했다. 모포시스 등 글로벌 설계사와 협업해 시민공원과 바다 등 지역적 특성을 살리면서 차별화된 랜드마크 외관 설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건물 내부에 조성되던 커뮤니티시설을 외부 공간으로 확장하는 내용도 눈에 띈다. ‘파크뷰’(공원조망)의 인피니티풀, 야외 조경과 연계된 골프 연습장 등을 선보인다. 모든 가구에서 부산시민공원이 보이도록 설계했다. 오세철 사장이 삼성물산 사장 부임 후 첫 경쟁 수주전에 나섰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클린수주’와 ‘경쟁수주’ 사이에서 운용의 묘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이앤씨는 방배신동아와 신반포18차 등에 이어 서울 강남권 단지에만 선보인 ‘오티에르’를 부산 최초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하이엔드 브랜드에 걸맞게 창호(베카), 주방가구(데노보쿠치네), 원목마루(리스토네 조르다노) 등 외산 고급 마감재를 강조하고 있다. 또, 100% 확장형 주차장을 제안했고, 주차대수도 설계를 통해 기존 대비 471대 늘렸다.

사업조건은 포스코이앤씨는 옛 시공사 GS건설이 써낸 공사비(3.3㎡당 987만원)보다도 96만원 낮은 3.3㎡당 891만원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필수 사업비 전액 무이자 혜택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착공일까지 적용되는 물가상승률에 소비자 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 중 낮은 지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조합원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조합원 분담금 역시 입주 시점에 100%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양 건설사는 14일부터 26일까지 10시부터 20시까지 삼한골든뷰센트럴파크 지하1층에 홍보관을 만들고 운영에 들어갔다. 조합은 1월 27일 임시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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