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아파트, 공사비 26만원 더 비싼 '현대건설' 선택...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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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아파트, 공사비 26만원 더 비싼 '현대건설' 선택... 이유는?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4.03.2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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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1호 재건축’ 한양아파트 23일 시공사 선정
‘평당 공사비’ 현대 ‘824만원’ vs 포스코 ‘798만원’
547표 중 현대 ‘314표’, 포스코 ‘231표’
“‘저렴’ 보다 ‘이득’ 앞세운 현대건설에 표 쏠려”
현대건설이 서울 '여의도 1호 재건축'을 노리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승리했다. 감사 현수막과 함께 기념촬영하는 현대건설 임직원들. 사진=연합뉴스
현대건설이 서울 '여의도 1호 재건축'을 노리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승리했다. 감사 현수막과 함께 기념촬영하는 현대건설 임직원들. 사진=연합뉴스

현대건설이 ‘여의도 1호 재건축’, ‘서울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수주했다. 도시정비업계의 최대 화두인 ‘공사비’ 조건에선 포스코이앤씨가 유리했지만 결과는 현대건설의 승리여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23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토지 등 소유자 전체회의를 열고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전체 소유자 587명 중 547명이 참석했고, 현대건설은 314표, 포스코이앤씨는 231표를 얻어 현대건설이 83표 차이로 시공권을 얻었다.

양 사가 제안한 ‘사업 조건’은 파격적이었고, 양 사 모두 최고 브랜드인 ‘디에이치’, ‘오티에르’를 제시하는 등 경쟁은 치열했다. 도시정비업계에선 이번 한양아파트 수주전을 현대건설의 ‘이득’과 포스코이앤씨의 ‘저렴’의 대결로 평가했다.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한양아파트 주민들은 크게 두 분류 나뉜다. 한 쪽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이 마무리 된 세대다. 한양아파트의 경우 50여년만에 재건축하는 단지이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상환이 마무리 된 세대가 타 단지에 비해 비교적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토대로 현대건설은 주담대 상환이 마무리 된 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동일 평형에 입주할 경우 분담금 Zero’와 ‘환급금 3억6000만원’ 등의 사업 조건을 내세웠다. 두 조건 모두 대출을 끼고 있는 세대 보다 주담대 상환이 마무리 된 세대가 더 선호할 수밖에 없는 공약이다. 또한, 한양아파트는 34평, 48평, 63평 등 대형 평수 단지로, 추가 분담금에 대한 걱정이 다른 사업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한 곳이다. 여기에 ‘3억6000만원 환급금’이라는 이득을 선명하게 알려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반대로 포스코이앤씨는 이자비용을 빠르게 상환시키고 싶은 세대를 집중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공약을 보면 포스코이앤씨는 분양 수익 발생 시 일단 소유주 사업비를 우선 지급하고, 사업비 대출까지 상환한 뒤 공사비를 가장 늦게 받겠다고 제안했다. 현대건설 보다 ‘저렴하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공사비도 포스코이앤씨가 우세했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3.3㎡당 798만원을, 현대건설은 824만원을 제안해 현대건설이 26만원 비쌌다. 총 공사비로 따지면 포스코이앤씨가 872억원 저렴했다.

‘공사비’ 대신 현대건설은 미분양 발생 시 건설사가 책임을 지겠다는 조건을 제안했다. 미분양 물량은 대물변제 조건으로 소유주 손해로 돌아가지만, 현대건설이 부담하겠다는 뜻이다.

일부에선 ‘시간’이 현대건설의 편을 들어줬다는 분석도 있다. 한양아파트는 당초 2023년 9월에 시공사 입찰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서울시의 반대에 부딪혔다. 당시 단지와 인접한 한양상가(1485㎡ 규모)의 정비 계획안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공사 입찰 공고가 진행돼 서울시가 제동을 걸었고, 올해 3월에 와서야 입찰이 진행됐다. 당시 가장 유력한 시공사가 바로 가장 긴밀하게 공을 들여온 포스코이앤씨였다.

도시정비사업 관계자는 “한양아파트는 ‘대형 평수 단지’와 ‘50여년만에 재건축’이라는 특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입주민들이 분담금과 환급금에 더 관심이 많았을 것”라며 “‘저렴한 공사비’를 제안한 포스코이앤씨 보다 ‘이득’을 내세운 현대건설의 제안이 단지의 특수한 상황과 더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에 지하 5층~지상 최고 56층, 5개동, 총 992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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