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우유, 냉동피자·브리또 생산 중단... HMR 2년반 만에 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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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우유, 냉동피자·브리또 생산 중단... HMR 2년반 만에 접나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4.02.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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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문진섭 조합장 야심차게 추진
CJ·오뚜기·풀무원 등 선두주자와 경쟁서 밀려
공식 온라인몰 '나100샵'에서도 자취 감춰
업계 "차별화 없는 미투 제품으로 한계 노출"
서울우유가 2021년 선보였던 가정간편식 '서울피자관' 프리미엄 피자 3종. 사진=서울우유
서울우유가 2021년 선보였던 가정간편식 '서울피자관' 프리미엄 피자 3종. 사진=서울우유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가정간편식(HMR)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우유는 최근 프리미엄 피자와 브리또 등 HMR 제품과 디저트인 우유 생크림빵의 생산을 중단했다. 냉동피자를 첫 제품으로 HMR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지 2년반 만이다. 1937년 창업 이후 84년만에 처음으로 먹거리 시장에 진출했으나, 선두주자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프리미엄 피자와 브리또, 생크림빵 등 HMR과 디저트 제품의 생산을 중단했다. 해당 제품들은 현재 서울우유 공식 온라인몰인 '나100샵'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은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우유 측은 트렌드에 맞게 제품 구성을 변경하기 위해 잠시 공식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중지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나100샵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대형마트나 온라인에서는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우유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냉동 피자와 브리또, 우유 생크림빵 등은 단산됐다"고 일축했다.

서울우유는 '질 좋은 우유로 만든 100% 국산 치즈'를 앞세워 2021년 프리미엄 피자와 브리또, 소포장 간편식인 미니피자를 선보이며 HMR 라인업을 확대했다. 당시 서울우유가 HMR 사업에 진출한 것은 저출산 기조로 흰 우유 수요 감소 대응 차원이었다. 신제품으로 HMR 시장을 노림과 동시에 남는 원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 오뚜기, 풀무원 등 쟁쟁한 HMR 선두주자와 경쟁은 녹록치 않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업계가 우유 매출이 줄어들다 보니 신사업으로 간편식 도전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제품 출시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관리도 쉽지 않기 때문에 선도기업과의 경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우유는 독창적인 제품 출시 보다 유행에 편승한 '미투 제품'만 내놔 한계점을 노출했다. 2022년 유통업계에서 생크림빵 열풍이 불자 서울우유는 경기 일산의 인기 베이커리 카페인 '후앙베이커리'와 손잡고 우유생크림빵을 출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생크림빵의 종류가 급격히 늘었고, 서울우유 생크림빵은 판매처가 많지 않아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의 신사업 확대는 올해 재선에 성공한 문 조합장이 풀어야할 숙제이다. 저출생에 따른 우유 소비 감소와 해외 제품 유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는 만큼 서울우유는 그 어느 때보다 신사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 2026년부터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수입 유제품에 붙는 관세마저 사라져 토종 기업들에게는 위기로 다가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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