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2·3세 경영 본격 시동... 각양각색 '청사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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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2·3세 경영 본격 시동... 각양각색 '청사진' 제시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4.01.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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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대원·광동제약 등 신사업 진출로 영역 확장 노력
보령 김정균 대표, 우주여행시대 헬스케어 관심
광동 최성원 회장, 삼다수 판매 비중 낮추기 관건
대원 백인환 사장,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화장품 사업 전개
(좌측부터)보령 김정균 대표, 광동제약 최성원 회장, 대원제약 백인환 총괄사장. 사진= 각사
(좌측부터)보령 김정균 대표, 광동제약 최성원 회장, 대원제약 백인환 총괄사장. 사진= 각사

제약업계가 본격적인 2·3세 경영에 돌입하면서 우주·헬스케어·뷰티 등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보령제약이다. 창업주 3세 김정균 보령 대표는 우주여행시대 우주헬스케어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에 나섰다.

보령은 지난 11일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기업 미국 액시엄스페이스와 함께 국내 합작법인 ‘브랙스 스페이스’를 출범시켰다. 브랙스는 오는 2030년 가동될 민간 우주정거장 내 연구·실험 플랫폼 개발, 한국인 우주개발, 우주정거장 모듈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2022년 3월 취임 이후 보령의 글로벌화를 이끌었다. 취임 직후  미항공우주국(NASA), 하버드대, 스탠포드대 등과 함께 우주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케어 인 스페이스(CIS)'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매년 미국에서 스타트업 투자경연대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히 움직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홈페이지에 공개한 CEO 서한에서 "미지의 환경인 우주에서 인체가 겪을 문제에 주목했고, 우주 생존에 필요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보령은 제약만 하는 회사로 남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광동제약 오너 2세 최성원 회장도 체질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정기임원인사에서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은 1992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31년동안 2000년 영업본부장, 2004년 부사장, 2013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5년 부회장에 올랐다.

최 회장은 대표이사 시절 광동제약의 외형성장을 주도했다. 취임 첫해 전년 대비 40.8%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고, 당시 매출 4,683억원에서 2016년 1조원 돌파에 이어 2022년 1조4315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전년 동기대비 7.4% 증가한 1조1301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해 연 매출 1조5000억원 돌파가 전망된다.

다만 외형 성장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3년 9.4%에서 지난해 3분기 2.78%까지 떨어지며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제약사이면서도 삼다수 매출이 전체 34.5%를 차지해 전통 제약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최 회장은 회장 취임 후 본격적인 신성장동력 발굴과 체질개선에 나섰다. 지난달 건강기능식품 제조·유통 업체 비엘헬스케어 주식양수도 관련 계약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건기식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예고했다. 앞선 7월에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개발·제조·판매 등을 위해 케이디헬스바이오를 신설하기도 했다.

대원제약도 지난 1일 취임한 백인환 총괄 사장이 나서며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백 사장은 1984년생으로 창업주인 고(故) 백부현 회장의 장손이며 오너 2세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8월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결정 후 4달 뒤인 지난달 인수대금 200억원을 납입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 작업은 백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를 통해 향후 화장품 사업에 진출, 매출 1조원 규모의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다.

대원제약은 2020년 연매출 3085억원에서 2022년 4789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38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3% 성장했다. 업계는 대원제약이 지난해 연매출 519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원제약의 이번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로 연매출 1조원 목표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는 화장품 시장이 레드오션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건기식, 뷰티, 헬스케어 등 관련 사업 접근이 용이해 사업확대를 통한 매출 성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들이 2·3세 경영으로 돌입하면서 본업 외에 새로운 사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전문성을 쌓은 2·3세들의 경영을 통해 사업 확장과 글로벌 진출 등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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