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株 '훈풍' 탈까...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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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株 '훈풍' 탈까...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1.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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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JPM 헬스케어 컨퍼런스 진행... 국내 기업 고평가
K-제약·바이오 기업 PR... 외국인 투자자 '집중'
KRX헬스케어지수, 1달새 7.06%↑... 관련 종목 훈풍 탈까
제약·바이오 기업, 인수합병·라이선스 인 적극적 행보 보여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였던 제약·바이오주가 새해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미국의 금리 인하 분위기와 각종 호재가 맞물려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6일 기준으로 한 달 동안 KRX헬스케어지수는 7.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한미약품 등 제약·바이오에 관련된 75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는 대표적인 지수다.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은 지난해 연말에 제기된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해 이달 초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말 5%에 가깝게 올랐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해 1월 들어 약 4%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말 이후 금리가 소폭 상승하면서 국내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컨퍼런스 시즌에 돌입하면서 기대감은 다시 커졌다. 

매년 초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바이오 올림픽'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수의 제약·바이오사가 참여해 기업간 기술이전이나 M&A(기업 인수 합병) 등 대규모 투자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다수 등장해 자사 PR(홍보)을 진행했다. 미국에서 뇌전증 관련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에스코프리)'를 판매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은 해당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빅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고도화하며 빠른 시일 내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카카오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관리 서비스인 '파스타'와 연합학습 기반 다기관 인공지능 의료데이터 분석 플랫폼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컨퍼런스에서 열린 패널토론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제프 크랜머(Jeff Cranmer) 바이오센츄리(Bio Century) 편집장은 지난해 주요 딜에 한국 기업들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 점에 대해 의견을 물었고, 패널들은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이 아시아 에셋에 대한 투자에 대해 어느 때보다 편안히 느끼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해외와 거래를 꾸준히 증가해 온 것에 대해 마이클 경(Michael Keyoung) CBC그룹 대표는 "한국 내 자금 조달 상황이 어려워진 와중 서구 제약사들이 전략적으로 접근했고, 그 결과 한국 기업들의 라이센싱 딜이 크게 증가했다"며 "인수합병이 아닌 라이센싱 딜이 주를 이루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컨퍼런스의 셋째날에는 한국바이오협회 주관으로 '코리아 나이트@JPM'가 열렸다. 이날 약 550명의 최다 인원 규모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약 300명 가량 참석했던 외국인 신청자 수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안드레 안도니안(Andre Andonian)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아시아태평양 지부 의장도 당일 행사장을 찾았다. 플래그십은 모더나의 공동 창업자, 이사회 의장인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 대표가 설립한 창업형 VC다. 해당 회사는 삼성 등 바이오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바이오 종목 주가에 대한 상승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매년 평균 한두 개의 의약품에 대한 FDA 승인을 받아 왔으나 올해는 휴젤 등 네다섯 개의 기업이 FDA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며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사들이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과의 협업을 유도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을 해 나감에 따라서 관련 종목에 대한 집중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관련 종목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금리 하락과 더불어 기업들의 성과가 한층 더 돋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정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 헬스케어 업종 투자 심리는 금리 움직임이나 글로벌 빅파마의 투자 확대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업종 전체 상승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금리 하락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내 업종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유안양행, 한미약픔 등으로 이들은 올해에도 실적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되나 기대치를 크게 상회할 만한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며 "시가총약 5억 이상 기업들의 기대를 상회하는 성과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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