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新시장 열리나... 증권사, 새 먹거리 선점에 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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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新시장 열리나... 증권사, 새 먹거리 선점에 적극적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2.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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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사,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잇따라 제출
증권사, 시장 선점 나서... 조각투자 업체와 MOU 체결
STO 유통 시장, 개화 움직임...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업계, "토큰증권, 기업 '자금줄' 된다... 투자 수단 활용 용이"
"제도적 기반 탄탄해야... 개정안 통과에 세부 법안 마련 필요"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토큰증권(STO)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먹거리 선점을 위해 증권사·조각투자사간 업무협약이 잇따라 체결되는 등 증권사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는 만큼 토큰증권이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인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투게더아트 등이 금융감독원에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음악수익증권 플랫폼 운영업체 뮤직카우도 비금전신탁수익증권 증권신고서를 냈고, 한우 조각투자 업체 스탁키퍼도 내년 초 자체 보유 한우를 활용한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발행할 예정이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가상자산(토큰) 형태의 증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소액의 조각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각광받으며 올해 초 시장 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은 코인과 같지만, 가상자산이 아닌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해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빌딩, 선박, 음악 저작권, 고가의 미술품, 한우까지 투자 가능 대상도 무궁무진하다. 

조각투자 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든 만큼 증권사들도 '오픈런'에 나서고 있다. 증권 유통시장이 개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9월 업계 최초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를 구축한 뒤 시범 발행까지 완료시켰다. 이달 4일에는 스탁키퍼와 MOU를 맺고 한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 발행과 공급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 

하나증권도 지난 7일 갤럭시아머니트리와 MOU를 체결했다. 지난 12일에는 2024년 8월에 토큰증권 플랫폼을 공개, 한 달 정도 안정화 기간을 거친 뒤 정식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텔레콤과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결성했고 KB증권은 'ST오너스', NH투자증권은 'STO비전그룹', 신한투자증권은 'STO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그밖에도 최근 하이투자증권이 투게더아트와, 교보증권이 테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SK증권도 서울옥션블루 등 3개의 업체와 조각투자 연계 서비스를 출시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내년 국회에서 통과되면 시장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아직 미숙한 시장이지만 새로운 먹거리로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시장 성숙 과정을 거치게 되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초기 단계부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 유통시장이 실질적인 개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13일 정례회의를 통해 조각투자 방식 신종증권 장내시장 개설 등 혁신금융서비스 10건을 지정했다. 투자계약증권을 발행 시뿐만 아니라 유통 시에도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시장 개설이 허용됐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말 토큰증권 유통시장 개설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번 금융위 발표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조각투자회사 등이 발행한 투자계약증권,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의 상장 심사와 승인, 매매거래 체결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증권사는 매매거래를 중개하고, 일반투자자는 기존 증권사 계좌를 활용해 주식거래와 동일한 방식으로 신종증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토큰증권의 활성화가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의 자금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국내 기업들의 유일한 자금조달 수단은 '투자유치'였다. 기업에서 토큰증권을 발행해 자산을 유동화, 현금화하는 등 투자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도적 기반이 탄탄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인 반면 아직 토큰증권의 법제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7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토큰증권 발행 제도 도입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되면서 명문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제 STO 시장 관련 제도 마련이 내년을 넘겨 내후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개정안이 계속 지연된다면 사업에 어려움을 가지게 되는 기업도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제도가 완벽히 갖춰지기 전 섣불리 투자하는 게 위험한 것도 사실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안전에 대한 고려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화두가 되고 있는 개정안뿐만이 아닌, 앞으로 유통시장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법제화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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