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선구자' NH증권... 윤병운號, 신사업 선점 나설까 [370兆 토큰시장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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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선구자' NH증권... 윤병운號, 신사업 선점 나설까 [370兆 토큰시장 혈투]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3.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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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가이드라인' 발표 후 선제 대응
토큰증권 협의체 'STO 비전그룹' 구성
투자계약증권 올인원 서비스 등 개발
투게더아트 1호 조각투자 전과정 지원
윤병운 대표, STO 등 新먹거리 발굴 과제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내정된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부사장).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서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내정된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부사장). 사진=NH투자증권

<편집자註> 국내 증권사들이 토큰증권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 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사업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법안은 국회 문턱 조차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토큰증권(ST)은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을 말한다. 금융상품은 물론 귀금속, 부동산, 미술품 등 대부분의 자산을 증권 형태로 발행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한지 지 1년여가 지났지만, 4·10 총선 등 대내외적인 환경으로 법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사와 조각투자 업체들은 STO시장 선점을 위해 차별적인 전략과 얼라이언스(동맹) 등 다양한 사업 계획을 잡고 있다. <시장경제>는 증권사들의 STO 사업 진행 현황과 차별성을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번에 살펴볼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초부터 토큰증권 발행(STO)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서비스를 개발·출시, 이를 적용해 조각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NH투자증권이 세대교체를 겪는 만큼 수익성 강화를 위해 토큰증권 시장 내 보일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의 토큰증권 관련 가이드라인 출시 이후부터 관련 기업들과 협의체를 꾸리는 등 선제적인 대응을 이어 오고 있다. 

금융위의 가이드라인 출시 한 달 후인 지난해 3월, NH투자증권은 STO 관련 비즈니스 구축을 위해 뮤직카우, 스탁키퍼, 투게더아트, 테사, 펀블 등의 다수 기업들과 함께 협의체 'STO비전그룹'을 만들어 토큰증권 시장 돌입을 주도적으로 준비해 왔다. 설립 당시만 해도 8개사로 이뤄져 있었던 STO비전그룹의 규모는 현재 14개사까지 확대됐다. 

STO비전그룹은 출범 이후 월 단위로 정기회의를 개최해 왔다. 회의를 통해 조각투자 실서비스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토큰증권의 법제화 관련 준비사항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STO비전그룹의 선두에는 정중락 NH투자증권 WM디지털사업부 대표가 자리해 있다. 정 대표는 NH투자증권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로, 디지털 플랫폼 관련 모든 기능을 총괄하고 있다. 정 대표가 조직 출범 당시부터 진두지휘하며 조직을 이끌어온 만큼 토큰증권 시장 개화 시 발 빠른 선점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월에는 토큰증권 기반 조각투자 사업자들 지원을 위한 '투자계약증권 All-in-One 서비스'도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조각투자사업자의 투자계약증권 발행부터 투자, 청산 단계까지의 전 과정을 한번에 지원하는 서비스다. 

최초 사업화, 상품구성 단계에 있어서는 투자계약증권을 활용한 상품의 구조화, 증권신고서 작성에 대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고, 투자단계에 있어서는 고객들의 안전한 예치금 보관과 관리, 투명한 공모청약·청산 업무 지원을 위해 투자계약증권 전용 제휴계좌, 자금이체 서비스를 전반적으로 제공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 당시 "투자계약증권이 토큰증권의 핵심사업모델인 만큼 우리 서비스가 선도적 입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각투자사업자의 성공적인 제도권 안착을 위한 적극 조력자로서 건전한 사업 생태계 형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해당 서비스를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투게더아트의 투자계약증권 발행 전 과정을 지원한 바 있다. 

투게더아트는 당시 쿠사마 야요이의 2002년 '호박' 작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했고, 95.37%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힘입어 투게더아트는 이달 26일부터는 두 번째 미술품인 조지 콘도의 '광기의 지평선' 작품에 대한 청약도 진행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기간 동안 선제적으로 개발해 온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관련 규제 방향성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하고, 규제가 완성되는 즉시 대응할 방침이다. 

이처럼 토큰증권 시장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아직 업황 내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신사업 발굴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토큰증권의 경우 그 성장성이 높다는 전망과 함께 증권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 시장의 규모는 올해 34조원에 그쳤지만 2030년에는 36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세대교체에 나선 NH투자증권은 신사업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내부 출신의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윤 내정자는 27일에 열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세대교체를 택한 증권사들의 신임 대표들에게 리스크 관리와 함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라는 주과제가 공통적으로 주어져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동안 업계를 주관하는 키워드는 안정이었을지 몰라도, 이제는 변화가 자리하고 있는 흐름인 만큼 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의 확장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에게)STO 시장은 브로커리지 수수료뿐만 아니라 투자은행, 신탁, 운용, 자산관리 등 각 부문에서 모두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며 "STO 시장의 성장은 장기적으로 수익 다변화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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