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pick] 배민, 투자현금흐름 -1356억... 변곡점 된 '베트남 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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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pick] 배민, 투자현금흐름 -1356억... 변곡점 된 '베트남 법인'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3.04.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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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18년 설립 이후 최대 실적
지난해 매출 2조9471억, 영업익 4200억
좁은 내수시장 성장 한계... 해외서 활로 모색
베트남 법인 흑자전환... 기말현금도 준수
이국환 단일대표 맡으며 해외진출 공세 관측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국환 CEO가 새롭게 합류한 우아한형제들이 3년 만에 흑자전환 소식을 전했다.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베트남 법인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우아한형제들이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9471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법인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김봉진 의장, 김범준 전 대표와 달리 경영전문가인 이국환 CEO가 단일대표를 맡게 되면서, 향후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시장전문가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코로나 영향과 함께 광고수입 확대, 배민1 프로모션 종료에 따른 수수료 이익 증가 등이 실적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 프로모션 종료는 회사의 영업익 흑자전환에 효자 노릇을 했다. 출시 당시 배민1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건당 수수료를 1000원으로 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서 회사는 배민1에 정률제 방식을 적용, 수수료 산정 체계를 변경했다. 현재 배민1 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음식값의 6.8% 상당 금액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 

배달의민족 입점 식당 수는 2019년 말 약 13만6000곳에서 지난해 말 30여만 곳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주문 건 수 역시 2019년 말 4억 건에서 지난해 말 11억1100만 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식당 수가 증가하면서 울트라콜, 오픈리스트 등 광고수입도 개선됐다. 해당 광고를 이용하면 식당 검색시 상단에 노출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회사의 흑자전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견해도 존재한다.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돌발 변수, 배민1 프로모션 종료와 배달료 인상 등의 요인이 맞물린 결과일 뿐 지속적인 실적 개선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료 인상은 수수료 수익과 무관하다"는 점을 짚었다. 배달료 인상은 입점식당과 배달기사(라이더)의 수익을 높이는 요소이지 회사 수익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배달료 인상에 따른 이익 증가는 미비한 수준"이라며 "매출 대부분은 가맹점 신규 입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국환 우아한 형제 대표이사(맨 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이국환 우아한 형제 대표이사(맨 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베트남 법인 흑자전환... 해외진출 탄력 기대감 

사업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베트남 법인 실적이다. 2021년 적자를 기록한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2018년 설립된 베트남 법인은 사업 개시 1년 만인 2019년 3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나 이후 흑자 규모가 급격히 줄어 2021년 적자(-137억원)로 돌아섰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일본시장에 진출하며 쓰디쓴 실패를 맛본 아픈 기억이 있다. 2014년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한 회사는 음식 배달 앱 '라인와우'를 시장에 내놨으나 1년만에 사업을 접었다.

일본 사업 철수 후 회사는 해외진출에 미온적 태도를 취했다. 회사가 국내 사업에 집중하면서, 좁은 내수시장 한계를 고려할 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회사가 해외시장에 대한 기본 인식을 바꾸는데 있어 베트남 법인의 흑자전환은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 베트남에 신규법인 'WBV 리테일'을 설립했다. 벡세르(Vexere) 등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단행해 지분 6%를 확보했다. 회사의 지난해 투자현금흐름은 -1356억원으로 전년(28억원) 대비 수직 상승했다. 투자현금흐름은 기업이 특정기간 동안 투자를 위해 지출한 현금을 계량화한 지표로, 투자 규모가 클수룩 마이너스로 표기된다. 

우아한형제들은 글로벌 경기 불황에 대비해 즉시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보다 여유롭게 확보했다. 올해에도 전년과 비슷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말 자산은 7237억원으로 기초 자산 4085억원 대비 77.16%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와 관련돼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신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푸드테크 고도화, 글로벌 시장 확대 등 분야에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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