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부파워①] 삼성 3년간 8천억... 기부처, 농어업·중기〉과학 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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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부파워①] 삼성 3년간 8천억... 기부처, 농어업·중기〉과학 順
  • 박봉균·박주연 NGO저널 기자
  • 승인 2022.11.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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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출연 1위 삼성전자 분석
코로나 여파 2021년 기부금 14% 줄어
기업출연 법인 기부가 전체 51% 차지
우크라이나 난민 73억, 이태원 참사 50억
기부처,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1위

<편집자註> 글로벌화는 기업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민사회가 안정적인 내수 기반을 형성해 결과적으로 기업들이 글로벌화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을 했다. 기업과 시민사회는 서서히 상생무대의 파트너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포스트코로나, 이제는 '강한 시민'과 국내 '대표 기업'들이 향후 50년을 준비할 시기다. 기업들은 시민사회와 상생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NG0저널은 주요 대표기업의 사회공헌과 지속가능성을 시리즈로 분석해 그 미래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NGO저널이 국내 10대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2020~2022년(11월 17일 기준)까지 기부금 현황을 분석했다. 이중 기부금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중 1위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한국의 기부파워’ 시리즈를 시작한다. 기부금 지출 현황은 각 기업의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조사했다.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자율공시 자료를 참고했다. 또 각 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용도 파악해 조사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지난 3년간 1000억원 이상을 기부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20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낸 기부금 액수만 8,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누적 기부금 액수가 2,229억원으로 지난 한 해 기부금(2,709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여파로 2021년 기부금은 전년(3,114억원)에 비해 14% 줄어든 점은 아쉽다.

삼성전자는 지난 3년간 8000억원의 기부금을 기록중이며, 지난 10년간 기부금으로 쓴 금액만 3조원을 넘겼다. 특히 코로나 시국에도 매년 2000억원 이상을 꾸준히 사회에 기부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사회공헌에서도 ‘큰 손’ 자리를 내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1999년부터 연말 성금으로 100억원씩 내기 시작한 삼성은 2013년에는 기부금 액수만 4,042억원으로 역대 최고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용 회장이 취임직후 경영진과 임직원에게 한 첫 일성은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사회가 성장해야 삼성도 클 수 있다는 믿음과, 사랑 받는 기업이 영속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기부금 규모는 삼성생명보험,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전체 대비 60%에 육박한다. 기부처 순위를 살펴보면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지난 3년간 1위다. 2020년 620억원, 2021년 632억원, 올 3분기 누적 74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 기금은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협력재단에 출연하는 민간기금이다.

2위와 4위가 각각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500억원, 2020년), 삼성생명공익재단(361억원, 2022년) 순이다. 5위는 전 공익법인 기부모금 1위 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사랑의열매)으로 2020년 316억원, 2021년 256억원을 기록했다. 공동 2위를 기록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2020년 5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삼성전자는 기부금 절반(51%) 규모를 삼성 출연 공익법인에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삼성전자로부터 500억원의 기부금을 지원 받았다. 성균관대학(432억원), 삼성생명공익재단(361억원), 충남삼성학원(136억원), 삼성복지재단(130억원), 호암재단(50억원)이 뒤를 이었다.

기부금을 가장 많이 지원받고 있는 삼성미래기술재단은 기초과학 발전과 산업기술 혁신, 과학기술인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단체다.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0년간 1조 5,000억원을 출연해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삼성의 지원은 글로벌 민간단체에도 힘을 보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하자 삼성은 올해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73억원의 성금을 냈다. 당시 삼성전자는 "현재의 복잡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다음 단계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정치 외교적 정부의 입장이 있어 더 못 나설 뿐 얼마든지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다.

지난달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도 사회안전시스템 구축에 50억원을 보탰다. 2014년 전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에도 복구지원에 가장 많은 150억원을 기탁하며 유족을 위로한 바있다.

앞서 2020년 중국에서 코로나 확산이 시작되자 이재용 회장은 51억원 규모 지원에 나섰고, 곧 이어 코로나가 국내에 상륙하자 300억원을 지원금으로 내놨다. 마스크와 자가진단키트 공급이 더디자 중소기업 공장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 생산량을 늘렸다. 삼성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의료체계를 가동해 병상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SDS 잠실캠퍼스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SDS 잠실캠퍼스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민간단체 뿐만아니라 삼성전자는 협력회사와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상호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상생추구·정도경영’이라는 회사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2005년부터 중소·중견 협력회사에 물품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고, 2017년부터는 1차 협력회사가 2차 협력회사와의 물품 대금을 30일 이내 현금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해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또 2010년부터는 ‘생산성’과 ‘안전’ 목표를 달성한 반도체 1차, 2차 우수 협력회사에 1년에 2회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장 상주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지금껏 5,000억원이 넘는 인센티브가 지급됐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부문화의 변화는 단순한 이윤 추구만이 아닌, 기업생태계 및 지역사회‧고객과 공존‧공생하는 것이야말로 기업 생존의 최적 방안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결과”라며 "삼성 뿐만아니라 기업들의 ESG경영과 성금 기부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 기조는 재계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NGO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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