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 영하 60도서 운영되는 'CCTV' 개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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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영하 60도서 운영되는 'CCTV' 개발 성공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07.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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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영하 60도서 운영 가능한 CCTV 개발 성공
저온창고 화재 원인인 ‘온열기‧온풍기’ 감시로 예방↑
ASD 제상 시스템과 결합해 도난·안전·온실가스 감축까지
"에너지절감으로 탄소배출‧전기요금 66%까지 절감"
쿠팡, 마켓컬리, 셀트리온 등 저온창고 운영하는 기업들 '주목'

세계 최초로 영하 60도에서도 운영이 가능한 CCTV를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했다. 현재 시중에 나오고 있는 저온 CCTV의 스펙은 영하 10도 수준이다. 그 이하로 내려가며 화면 틈으로 성에가 끼고, 부품이 얼어붙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저온 상품부터 초저온 상품을 관리해야 하는 유통‧식음료‧제약기업에게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콜드체인 관리 솔루션 ‘쿨리닉’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프리즈는 지난 달 영하 60도에서 운영이 가능한 CCTV 개발에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현재 시중에는 다양한 CCTV가 판매되고 있지만 영하 10도 이하에서 운영이 가능한 CCTV 시장은 ‘미지의 영역’과 같았다. 기온이 영하 10도까지만 내려가도 기기 틈새로 착상(FROST, 큰 온도차로 금속에 습기가 달라붙는 현상)이 발생하고, 기기 부품들이 영하의 기온을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착상된 저온창고의 모습. 사진=프리즈
착상된 저온창고의 모습. 사진=프리즈

무엇보다 영하 10도 이하로 관리해야 하는 상품군이 작았는데, 최근 기술 발달로 저온, 초저온 물류 시장이 폭증하면서 초저온 CCTV 시장 역시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상태다. 프리즈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저온창고수는 약 150만개. 유통, 식품, 제약업계가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저온창고는 시골에서 농작물을 관리하는 소형 창고부터 대기업의 식품‧의약품 초저온 창고까지 그 수와 종료가 다양하다.

문제는 저온창고 시장이 급속도록 발전하고 있지만 ‘보안‧안전’ 기술이 발맞춰 따라오지 못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화재’다. 지난 2020년 7월 용인 양지 SLC물류센터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지하 4층 냉동 창고 내부에 서리가 끼는 걸 막으려고 설치한 온열 장치에서 불이 났다. 이곳에는 오뚜기와 이마트의 상품들이 보관돼 있었다. 이 외에도 여러 냉장, 냉동 등 저온창고서 화재가 발생 중이다.

저온창고의 화재는 크게 ‘시공 화재’와 ‘운영 화재’로 나뉜다. 프리즈는 ‘운영 화재’의 원인이 선경이엔씨 사례와 같은 ‘제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저온창고에는 온열기, 온풍기를 가동하는 제상(DEFROST)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제상 시스템이 없으면 저온창고 출입문, 구석, 배선 통로 등 공기의 흐름이 발생하는 곳에 착상으로 성에가 낀다. 자연스럽게 냉동기 가동시간은 증가하고, 창고 내 상품의 품질은 떨어진다. 심할 때는 냉동기 고장으로 이어진다. 또한 기업들은 언제 성에가 낄지 몰라 ‘묻지마식 전기히터·온풍기’를 가동한다.

냉장고 문이 제대로 안 닫혔을 때 성에가 껴 망치나 뾰족한 것(온열기, 온풍기)으로 깨부수는 것과 같다. 프리즈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하 60도서 작동하는 CCTV 개발한 것이다.

프리즈는 자사의 인공지능 분석 제상 시스템(AI Defrost system, 이하 ADS)과 결합시켜 보안과 탄소절감 기능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ADS는 저온창고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인공지능 방식으로 성에 착상 여부를 영상으로 확인하고, 온풍기나 전기히터로 제상 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기업의 ‘묻지마식 전기히터·온풍기’ 가동 방식을, 필요할 때만 가동시키는 방식으로 바꿔 에너지를 절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지에 따르면 3평 기준의 저온창고 150만대가 제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는 36억kw, 1900만 톤이다. 전기 사용량은 연 2405kw, 탄소배출량은 연 1만2240kg이다. 이 같은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려면 약 1억5300만 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 하지만 프리즈는 자사가 개발한 ADS를 사용하면 제상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량 50~60%를 감축할 수 있다.

ADS의 에너저 절감 스펙. 사진=프리즈
ADS의 에너저 절감 스펙. 사진=프리즈

이와 함께 저온창고에서도 CCTV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품 보안과 도난, 책임 소재 규명 등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프리즈 관계자는 “이번 기술 개발로 유통, 식품, 제약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냉동, 냉장창고의 화재안전‧도난방지 등의 역량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라며 “제상의 최대 관건은 ‘필요 타이밍’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CCTV를 통해 눈으로 확인하고, AI로 제상 시스템을 작동시켜 기업들의 탄소배출과 전기료를 크게 절감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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