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號 출범…"미래산업 생태계 주도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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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號 출범…"미래산업 생태계 주도 집중"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0.10.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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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 이사회, 전적으로 지지 의사 표명
선대 회장들 경영철학 계승, 발전시킬 것 약속
고객 필두 인류·미래·나눔 등 지향점 제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외 다양한 분야에 활용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직에 오른 지 2년 만이다. 본격적인 3세 경영체제에 돌입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기술 발전과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친환경 이동수단 개발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고 14일 밝혔다. 현대·기아 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보고했다. 현대차그룹은 각 사 이사회가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하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의 취임식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회장 취임에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된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차그룹 출범 10년 만에 세계 자동차 그룹 5위로 기업을 성장시키며 글로벌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정의선 회장은 취임식에서 선대 회장들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 발전시킬 것을 약속했다. 동시에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리더십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정 회장을 중심으로 미래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코로나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그룹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핵심 기술과 역량을 보유한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취임식 날 영상을 통해 전 세계 그룹 임직원들에게 '고객'을 필두로 '인류, 미래, 나눔' 등 혁신적인 지향점을 제시했다.

먼저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한다"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평소 정 회장의 지론이었던 고객 존중, 고객 행복이라는 가치에 새로운 창출의 당위성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선 회장은 "고객의 평화롭고 건강한 삶과 환경을 위해 모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특히 고객의 가치를 인류로 확장했다. 정 회장은 "인류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고객에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시키겠다"고 표명했다.

이를 위한 새로운 도전과 준비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 한 차원 놓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UAM은 Urban, Air Mobility의 약자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뜻한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뜻에 따라 고객의 삶에 최적화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핵심 성장축인 ▲자율주행,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분야와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시장 지배력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정 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에 이어 나눔을 통해 사랑받는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하고 나누며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며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들이 인류의 삶과 안전, 행복에 기여하고 다시 그룹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사회의 이웃들과 결실을 나누며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수평적 소통과 자율을 기반으로 그룹 체질 개선과 창의적이고 열린 조직문화 구현에 한층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전 세계 사업장의 임직원 모두가 '개척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룹의 성장과 다음 세대 발전을 위해 뜻을 모은다면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직원의 귀중한 역량이 존중받고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직문화 개편과 함께 범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 선대회장과 현대차그룹을 세계적으로 성장시킨 정몽구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두 분의 숭고한 업적과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국가경제에 기요하고 인류의 행복에 공헌하는 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임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어려움이 있겠지만 '안되면 되게 만드는' 창의적인 그룹 정신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노력하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고 요청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정의선 회장의 취임은 미래성장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고객 중심 가치를 실현하며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더욱 가속화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며 인류의 삶과 행복에 기여하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1999년 현대차에 입사해 2002년 현대차 전무로 승진했다. 2003년에는 기아차 부사장직을 맡았으며 2005년 기아차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기아차 사장 시절 디자인경영을 통해 기아차를 흑자로 전환시키며 탁월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현대차 부회장 재임 기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 안착키는 등 탄탄한 성장기반을 다졌다.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을 맡은 2년여 기간 동안에는 그룹의 미래 혁신 비전을 제시하고 핵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재편에 선제적으로 과감한 투자와 제휴, 적극적인 인재 영입 등을 통해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세계 최고 완전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합작 기업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과 협업해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했다. 미래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의 가능성에도 주목하는 등 차량은 물론 다양한 산업에서 수소 생태계 확장도 견인해 왔다.

특히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산시켰다. 일하는 방식에서 역시 변화를 가속화했다.

앞서 정몽구 명예회장은 최근 회장직 사임의사를 밝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회장직을 맡아 엄중한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혁신 주도를 당부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정의선 회장 체제를 통한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실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정 명예회장은 IMF 외환위기 당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극심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바 있다.

정 명예회장은 품질경영, 현장경영, 글로벌경영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리더십으로 자동차 전문그룹을 출범시키고 자동차 부품산업과 소재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건설,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세계 최초로 친환경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갖춰 기업의 환경에 대한 책임과 지속가능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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