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2분기 선방... '코로나 포화' 견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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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2분기 선방... '코로나 포화' 견뎌냈다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7.3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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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국내 확진 48.6%가 TK 집중
비은행 부문 약진으로 그룹 실적 방어
대구銀, 순익 줄었지만 연체율·고정이하여신 모두 개선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사진=DGB금융그룹 제공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사진=DGB금융그룹 제공

DGB금융그룹이 예상을 깨고 2분기 실적에서 선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시기에 거둔 의미 있는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대구·경북지역은 코로나19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30일 기준 지역 누적 확진자는 6,939명으로 국내 전체 1만4,269명 가운데 48.6%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두고 산정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가 최근 자체 산정한 피해액은 1,460억원 수준이지만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지역의 제조업 손실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2분기는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여파가 정점에 달한 시점이어서 일찍부터 DGB금융의 실적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됐다. 이달 중순 증권가에선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22.4% 하락을 점치는 등 불길한 소식도 들렸다.  

30일 공개된 DGB금융그룹의 2분기 실적은 업계 안팎의 예상을 깨고 선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8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감소했으나 2분기 실적은 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978억원 대비 0.9% 감소하는데 그쳤다. 

향후 코로나19발 파장에 대비해 넉넉히 충당금(179억원)을 쌓은 것이 순익 감소의 주된 이유였다.

그룹 실적 방어에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은행 기여분은 60.8%, 비은행은 39.2%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DGB증권은 당기순익 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56.7% 증가했다. DGB생명은 225억원, DGB캐피탈은 1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2.4%, 48% 증가한 수치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2018년 2.3%를 정점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2.01%, 올해 1분기 1.94%, 2분기 1.87%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여파에도 낙폭에 큰 변화는 없었다. 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7,06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068억원으로 0.1% 증가했다. 

자산건전성은 개선되는 분위기다. 그룹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88%로 전년 동기 1.05% 대비 0.17%p 개선됐다. 당초 우려했던 그룹 연체율도 2분기 0.73%로 전년 동기 0.8% 대비 0.07%p 개선됐다.

그룹 BIS자본비율은 1분기 12.06%에서 12.13%로 높아져 여전히 금융그룹 업계 권고치 11.5%를 상회했다. 그룹 2분기 자산총계는 78조2,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성장했다. 총영업이익 역시 4,5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부터 금융업계에선 지방은행 위기설이 돌았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5일 금융연구원이 개최한 '2019년 금융동향과 2020년 전망' 세미나에선 은행산업 전망을 "수익성은 비관적, 건전성은 걱정된다'고 요약했다. 

이날 참석한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은 (2020년) 생존 전략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올해 초유의 코로나19 여파로 DGB대구은행 역시 수익성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DGB대구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1% 감소했다. 코로나19 대비 선제충당금 236억원과 이자이익 4.1% 감소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순이자마진(NIM)은 1.79%로 전년 대비 0.07% 줄었고, 수수료이익은 상반기 4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억원이 줄었다. 향후 닥칠지 모를 코로나19 여진에 대비해 대손충당금도 전년 상반기 830억원에서 올해 2분기 1,095억원으로 늘려야 했다. 일반적으로 재무제표상 대손충당금을 쌓은 만큼 수익은 감소하게 된다.  

반면 혹독한 코로나 한파 속에서도 건전성 지표들은 현상유지 또는 소폭 개선됐다. 대구은행의 2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74%로 전년 동기 0.88%에 비해 0.14%p 낮아졌다. 올해 2분기 총연체율은 0.52%로 전년 동기 0.53% 대비 0.01%p 개선됐다.  

BIS비율로 본 자본적정성도 1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 2분기 14.32%로 전년 동기 대비 0.82%p 낮아졌지만 올해 1분기 대비 0.01%p 개선됐다. 아직 금융당국의 권고치 14%를 상회하는 수치다. 

총자산 규모는 65조1,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분기 원화대출 포트폴리오는 기업 66.4%, 가계 31.1%로 기업대출 비중이 2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기업영업전문역(PRM)을 통한 수도권 공략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2분기 말 기준 PRM직원 46명이 총 5,937억원의 대출을 성사시켰다. 직원 1인당 129억원에 해당한다. 1분기 5,386억원과 비교해도 10.2% 약진한 모양새다.

PRM 직원들은 20년 이상 금융권 경력을 가진 시중은행 퇴직자들로 구성됐다. 주로 수도권에서 방문 형식으로 대출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영업점을 두지 않고 저비용으로 수도권을 공략하는 DGB대구은행의 '틈새 전략'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말이 나온다. 통상 영업점을 신설할 경우 고정비용으로 3년 정도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는 완연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광역시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30일 현재까지 신규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대구시민들의 자발적 거리두기와 방역 협조가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슈피겔, BBC, 아사히 등 세계 유력 언론들이 대구시민들의 질서의식을 극찬한 바 있다. 

사진=대구광역시 홈페이지
사진=대구광역시 홈페이지

31일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코로나19로 초토화됐던 대구·경북지역에서 DGB금융의 선방은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기업 실질연체율이 악화되고 있는 부분을 앞으로 잘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지역경제와 생사를 함께한다는 각오로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하반기에 있을지 모를 다양한 위험요소들에 대비해 여신건전성, 자본적정성 지표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주요 지방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BNK부산은행(1,781억원), DGB대구은행(1,388억원), BNK경남은행(1,046억원), JB광주은행(858억원), JB전북은행(58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자료=각사,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각사, 그래프=시장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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