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키우고 화장품 사업까지... 불황에 출구 찾는 패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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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키우고 화장품 사업까지... 불황에 출구 찾는 패션업계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9.12.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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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살레와, LF 라푸마, 네파 이젠벅 국내사업 철수
日 수출규제로 유니클로↓... 국내 토종기업 주목
무신사, 온라인 플랫폼으로 매출액 1조 달성
사진= 살레와. 유니클로. 무신사. w컨셉
사진= 살레와. 유니클로. 무신사. w컨셉

몇 년째 불황에서 벗어나지못하고 있는 패션 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소비 주체인 20·30세대를 잡기위해 의류 뿐 아니라 잡화 등으로 콘텐츠를 넓히고 소비 흐름에 맞춰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고 있다. 또 사업 다각화를 위해 화장품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 기업도 등장했다. 

◆ 무너지는 아웃도어 시장... 사업 접는 브랜드늘어나
 
한국섬유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의 성장률은 2016년 4.1%에서 2017년 -1.6%로 급하락 후 지난해와 올해 각각 1.8%, 1.2%의 더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웃도어 의류 업계는 지난 2014년을 마지막으로 꾸준히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상위 10여개 아웃도어 의류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7년 대비 2~3% 감소했다. 아웃도어 패션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패션 브랜드는 아웃도어 사업을 접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먼저 K2코리아는 '살레와' 브랜드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K2코리아는 내년 가을·겨울(F·W) 시즌부터 전 매장을 순차적으로 철수할 계획이다. K2코리아 관계자는 "내부 경영진의 판단으로 내년 여름까지만 사업을 유지하고 이후 사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류기업 LF도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사업을 종료한다. 지난 2005년 프랑스에서 판권을 구입해 국내시장에 진출한지 15년 만에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전국의 라푸마는 백화점과 가두매장 81개를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철수한다.

이와 매일유업(섀르반)·네파(이젠벅)·LS네트웍스(잭울프스킨)·형지(노스케이프)도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업계관계자는 "2010년 아웃도어 시장이 황금기였던 시기에 많은 브랜드들이 진출하면서 현재 포화상태에 이르게 됐다"며 "또 등산복을 한 벌쯤은 모두 가지고 있는 가운데 유행이 지나면서 더 이상 사지 않는 것도 시장 쇠퇴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노재팬' 일본 불매에 '유니클로' 급락... 애국 브랜드 '반사이익'

올해 패션업계는 일본 불매운동 이후 유니클로·무인양품 등 일본 주력 브랜드들의 매출이 급감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는 7월 오카자키 다케시(岡崎健)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국내 불매 운동을 두고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가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또 10월에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TV 광고 내용이 위안부 피해자를 모독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광고를 내렸다.

연이은 구설로 소비자의 눈 밖에 나면서 이 기간 유니클로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313억원보다 69.6% 감소했다. 유니클로의 올해 10월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67% 감소한 19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1월 1일~20일 매출액은 2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4% 감소했다.  

일본산 불매운동에 유니클로와 비슷한 컨셉의 토종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렸다. 유니클로 대체 브랜드로 꼽히는 탑텐, 스파오 등 국내 업체의 매출이 급상승했다. 

토종 브랜드 탑텐은 불매운동이 있던 7월엔 매출이 20% 증가했고, 10월엔 지난해보다 70% 증가했다. 지난달 1일~20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8%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랜드 스파오의 매출액도 지난달 1일~20일까지 14% 증가했다. 

◆ 젊은세대 사로잡으려 '사업다각화' 모색

국내 패션업체들이 의류제품만으로는 성장과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화장품, 라이프스타일 등 사업의 다각화를 펼쳤다. 

휠라코리아는 10·2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슈즈 편집숍으로 유통 채널 변화를 꾀했고, 가격 거품을 제거해 젊은 세대의 접근성을 높였다. 휠라코리아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증가한 8670억 원, 영업이익은 69% 성장한 1249억 원을 기록했다.

패션그룹형지도 지난 4월 코니글로벌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신발 사업에 진출해 내년 1월 '까스텔바쟉 슈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까스텔바쟉 슈즈는 캐주얼 스니커즈로 20·30대를 겨냥했다.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기업도 있다. LF는 지난해 남성용 화장품 ‘헤지스 맨 스킨케어’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운영했다. 지난 10월에는 여성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비건 브랜드 '아떼(ATHE)'를 론칭했다.

이랜드월드 스파오프렌즈도 뷰티라인을 론칭했다. 이번 뷰티라인은 캐릭터 위 베어 베어스와 국내 130여개 유통망을 가진 뷰티숍 랄라블라와 손잡았다.

◆ "온라인 유통망 강화"... 온라인 전용 브랜드 론칭

현재 패션업계는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고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 8천55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7.3% 증가했고,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7조 6,762억원으로 23.2% 증가했다. 

젊은 소비자가 주축인 패션업체들이 대부분 자체 온라인몰을 육성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도 런칭하고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은 온라인 판매 강화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한섬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어든 2794억 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31.1% 증가한 244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후 첫해 매출이 5000억 원에도 못 미쳤지만, 지난해 1조3000억 원까지 성장했다. 타임·마임 등 고가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온라인 유통 채널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한 덕분이다. 

아울러 무신사, W컨셉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판매 채널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플랫폼으로 350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했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신사는 상품만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패션 트렌드, 브랜드 및 상품 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젊은층에게 각광받고 있다. 

W컨셉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편집숍이다. 퀄리티 높은 브랜드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디자이너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하는 새로운 플랫폼이다. 올해 거래액 목표치인 20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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