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가격인상·위생'에 울고 '뉴트로·HMR'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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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가격인상·위생'에 울고 '뉴트로·HMR'에 웃었다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9.12.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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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전방위로 확산된 가격인상 물결
패스트푸드 업계, 곰팡이·거미줄까지 피해급증
내년 '밀키트' 주목... "5년내 7000억원 성장"
올 한해 식품 가격인상과 햄버거 업계 이물질논란, 뉴트로, 밀키트 열풍이 존재했다. 사진= 시장경제신문 DB. 각사제공.
올 한해 식품 가격인상과 햄버거 업계 이물질논란, 뉴트로, 밀키트 열풍이 존재했다. 사진= 시장경제신문 DB. 각사제공.

올 한해 식품업계는 최저임금의 여파로 식음료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연례행사처럼 이물질 위생문제는 꾸준히 발생됐다. 어려운 내수시장에서 HMR과 뉴트로 컨셉으로 시장 활기를 이끌어 냈다. 반면, 2020년도 최저시급은 시간당 8590원으로 올해보다 240원 오른다. 주휴수당까지 포함돼 업계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역시 식품업계는 가격인상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고, 임금인상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화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

◆ 최저인금 인상에 먹거리 줄이어 '가격인상'

올 한 해 식품업계를 강타한 최대 화두는 단연 '가격인상'이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7530원에서 8350원으로 인상되며 식음료·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은 줄을 이었다.

먼저 CJ제일제당이 올해 햇반·어묵·장류 등 7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햇반210g을 1480원에서 1600원으로 올리는 등 평균 9% 인상했다. '햇반 컵반 스팸마요덮밥'은 2980원에서 3180원으로 평균 6.8% 올랐다. 어묵과 맛살 가격은 각각 평균 7.6%, 6.8%, 고추장과 된장 등 장류는 평균 7%, 다시다는 평균 9% 인상했다. 이어 4월 중순에는 두부와 낫토 등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 품목 가격을 평균 9.4% 인상했다. 이에 따라 풀무원도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 가격을 평균 5.6% 올렸다.

제과업계 역시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롯데제과는 5월 빠다코코낫, 야채크래커, 제크, 롯데샌드 등 비스킷 4종의 가격을 1400원에서 1500원으로 100원 인상했다.  4월엔 설레임과 월드콘 가격을 1500원에서 1800원으로 20% 인상한바 있다. 크라운제과도 예외는 아니다. 크라운제과는 7월 쿠크다스·산도 등 4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5.6% 인상했다. 이에 따라 쿠크다스는 5300원에서 5500원으로, 산도는 2400원에서 2500원으로, 버터와플은 2800원에서 3000원으로, 참ing는 5200원에서 54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도 아이스크림 가격을 평균 12% 가량 인상했다. 9월부터 싱글 레귤러(115g) 가격은 2800원에서 3200원(14.3%↑)으로, 파인트(320g)는 7200원에서 8200원(13.9%↑)으로 바뀌어 적용됐다. 롯데제과가 운영하는 나뚜루도 2월부터 아이스크림의 제품 가격을 17%이상 올렸다.

패스트푸드 제품에도 가격 인상이 이어져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우선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맥도날드는 햄버거,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크리스피 오리엔탈 치킨버거 등 버거 6종을 포함해 아침 메뉴 5종, 사이드 및 디저트 5종, 음료 2종, 해피밀 5종 등 총 23개 메뉴의 가격을 인상했다. 100원~200원 인상으로 평균 인상률은 1.34%이다. 롯데리아는 이달 19일에 깜짝 가격 인상했다. 버거류 13종, 디저트 6종, 드링크류 2종, 치킨류 5종의 판매가를 평균 2%인상했다. 불고기와 새우버거는 3800원에서 3900원으로, 롱치즈스틱은1700원에서 1800원으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대료와 인건비,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으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 면장갑·곰팡이·거미줄까지... 개선되지 않는 위생문제 논란

식품업계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물질 및 위생문제에 대한 논란이 잇따라 발생했다.

올해 초 오뚜기 진짜쫄면 제품에서 흰색 면장갑이 나왔다는 글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후 지자체 현장조사 결과 면장갑은 진짜 쫄면 생산라인에는 사용하지 않지만, 평택 공장내부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의 식품위생 문제가 논란을 더했다. 11월 식약처는 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맘스터치, KFC의 매장 147곳을 점검한 결과, 19곳(13%)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고 21일 밝혔다. 적발된 매장은 맥도날드가 7곳으로 가장 많았고, 맘스터치 6곳, KFC 5곳, 롯데리아 1곳 순이었다. 

적발된 매장 주방엔 거미줄이 쳐졌고, 감자튀김 찌꺼기, 냉장 창고에는 이물질이 껴있는 등 위생이 불량했다. 식약처는 햄버거 위생상태가 불량하다는 여론을 감안해 내년부터 봄·가을, 행락철에 계획된 기획 점검 외에도 불시에 특별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맥도날드는 앞서 10월에 덜 익은 패티 사용과 곰팡이 토마토 사용한다는 내부 제보자의 사진으로 큰 논란을 겪은바 있다. 

◆ 제품 단종변경·원재료 변경... 제품서 '일본색' 지우기 안간힘

식품업계에도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 색깔 빼기'에 나섰다. 식품에 소량 포함됐던 일본산 원료를 국산품으로 대체하고, 브랜드나 제품명을 한글로 바꾸는 사례도 발생했다. 일본산 제품 수입을 아예 중단하기도 했다.

CU는 '리얼모찌롤' 제품 수입을 중단하고, 모찌라는 제품명대신 '롤케익', '쫀득롤케익' 등으로 변경해 사용했다. 이외에도 일본에서 수입하던 나가사키짬뽕, 돈코츠라멘, 소유라멘 등 라면 3종에 대해서도 수입을 중단키로 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커피맛우유에 소량 들어가는 일본산 향료를 국산으로 대체했으며, 서울우유는 일본 유명 치즈 브랜드 QBB와의 계약을 조기에 해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3년 계약을 맺고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채 1년도 안 돼 더 이상 수입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도 일본에서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는 '스타벅스 오리가미 베란다 블렌드'와 '비아 말차'등의 제품 발주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뉴트로' 열풍에 재출시된 양반김·오징어버거·진로이즈백... 젊은세대부터 기성세대까지 포섭

2019년 식품업계에서 '뉴트로'는 빠질수 없는 키워드이다. 오래 전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하거나, 80년대 제품을 뉴트로풍 패키지로 리뉴얼 한 제품들을 속속 출시됐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과거 진로 소주를 리뉴얼한 '진로이즈백'을 출시했다. 진로이즈백은 506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투명한 병과 파란 두꺼비 등 뉴트로 컨셉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진로이즈백은 누적판매 1억53만병을 기록했다. 1초당 5.4병 판매된 꼴로 월 평균 약 1436만병을 판매한 것과 같다.

롯데리아도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15년만에 오징어버거를 재출시했다. 롯데리아에 따르면 9월말부터 한달 동안 320만개 이상 판매돼 롯데리아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 

동원F&B는 지난 6일 1986년 출시 당시 디자인을 활용한 '양반김' 패키지 상품을 리뉴얼해 출시했다. TV광고도 옛 CM송을 활용해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냈다.

◆ HMR 강세… 에어프라이어‧파우치죽‧밀키트 성장세... "내년 고령화 간편식 수요 늘어날 것"

올해도 HMR 제품이 핫키워드로 떠올랐다. 특히 가정내 에어프라이어가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으면서 냉동HMR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했고, 업계에서는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관련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업계 최초로 전용 HMR브랜드 '올반 에어쿡'을 런칭했다. 만두류‧냉동튀김류‧육가공품 등 20여종 에어프라이어 전용 제품을 출시하기 위함이다. 

CJ제일제당도 개발 단계부터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중점을 뒀던 '고메 바삭튀겨낸 돈카츠'를 출시했다.

특히 풀무원은 냉동HMR 시장점유율 5위에서 2위로 올랐다. '생가득 얇은피꽉찬속만두(얄피만두)'로 큰 인기를 끌며 만두시장 트렌드 까지 바꿔나갔다.

식품업계에서는 파우치죽 성장으로 지난해 약 884억원 수준이던 상품죽 시장이 올해 2000억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상품죽 시장에서 먼저 파우치죽을 선보인 CJ제일제당 비비고죽이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초 기존 용기죽 중심이던 상품죽에서 봉투를 뜯어 데어먹을 수 있는 파우치죽을 출시했다. 이에따라 동원 F&B 양반죽을 비롯해 오뚜기죽, 풀무원 슈퍼곡물죽 등이 파우치죽 형태로 연이어 출시했다.

가정간편식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밀키트' (Mea-Kit)가 주목 받고있다. 레시피에 따라 미리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가 한 팩에 들어있는 제품을 말한다. 한국야쿠르트의 잇츠온과 GS리테일의 심플리쿡의 제품이 시장을 주도 하고있다. 잇츠온은 야쿠르트 아줌마가 가정에 배달해주면서 매출이 60억원으로 전년대비 5배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0억원으로 추산한다. 밀키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5년안으로 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관계자는 "고령인구와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내년 국내 식품시장은 고령친화식품과 간편식(HMR)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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