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CEO 전성시대... 한섬·SI 대표, 백화점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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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CEO 전성시대... 한섬·SI 대표, 백화점 '입성'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12.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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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해외진출 성공... 빠른 변화 바라는 기대 작용
(좌)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우)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사진= 각사
(좌)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우)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사진= 각사

최근 주요 백화점 연말인사에서 패션 계열사 CEO들이 백화점 대표로 신임됐다. 업계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패션업계 대표들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백화점 대표로 발탁돼 귀추가 모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9일 신세계인터내셔날 차정호 대표를 신세계백화점 대표로 내정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도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현대백화점 대표로 내정했다.

식음료·채널이 중심인 유통업계에서 패션계열사 대표가 업계 꽃으로 불리는 백화점 대표로 발탁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다.

하지만 최근 인사가 '성과주의'를 반영한다는 점을 비춰보면 두 대표의 백화점 입성도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업계는 이번 인사를 통해 타 계열사에게도 메세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했다. 

먼저 신세계인터내셔날 차정호 대표를 살펴보면 임기동안 매출은 23.7%, 영업이익 105.3%로 대폭 성장시켰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24%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은 2016년 321억원에서 차 대표 부임 후 2018년 2477억원을 7.7배로 급증했다.

또한 차 대표는 중국과 베트남에 법인들 설립하고, 스튜디오 톰보이와 자주를 중국과 베트남에 진출 시키는 등 글로벌화에도 성공적이란 평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대표 브랜드인 비디비치를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 첫 입점시키기도 했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도 한섬을 국내 대표 패션기업으로 키워낸 이력이 있다. 

김 대표는 현대백화점이 한섬을 인수한 2012년부터 대표로 재직하며 당해 4964억원이던 매출을 2018년 1조2992억원으로 대폭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710억원에서 920억원으로 늘렸다. 

한섬의 대표 브랜드 '타임'은 2016년 국내 여성복 단일 브랜드 최초 매출 2000억원을 넘겼고, 시스템과 타미힐피거도 2018년 각각 1500억원, 2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김 대표는 중국 바이롄 그룹과 영캐주얼 브랜드 'SJSJ'의 중국 진출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진출에도 성공했다. 

업계는 이러한 패션CEO들의 선전은 최근 불황인 업계에서 탁월한 실적을 낸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룹 오너들이 백화점에 변화를 바라는 기대가 작용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는 유통산업에서 가장 빠른 변화가 요구되는 곳"이라며 "온라인에 밀려 부진한 오프라인 채널의 변화를 기대하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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