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숍 늘리고 해외공략 강화... 화장품업계, 위기탈출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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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숍 늘리고 해외공략 강화... 화장품업계, 위기탈출 안간힘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9.12.23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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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숍 폐점 늘고 매출 줄고...'뷰티 편집숍' 전환·확대
세포라 진출로 국내 H&B시장 포화... "온라인 강화할 것"
중국넘어 동남아·미국·유럽으로 판로 넓히는 k뷰티
사진= 세포라 매장.
사진= 세포라 매장.

올해 뷰티업계는 로드숍의 매출부진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며 탈출구를 모색하기 바쁜 시기를 보냈다. 또한 H&B스토어를 통해 고객 모시기에 나섰고, 세계 1위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의 국내 진출이 있었다.

화장품 업계는 온라인쇼핑의 급성장으로 모바일과 온라인 마케팅에도 힘을 쏟았다. 내수시장의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유럽, 동남아 등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화장품 로드숍 위기... 다브랜드품은 뷰티편집숍으로 전환 '재정비' 

중국 관광객들을 기반으로 호황을 누리던 로드숍들이 사드 이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H&B스토어와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유통구조 속에 로드숍은 폐점이 늘고 수익성마저 악화됐다.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말 기준 총 804개로 2017년 1056곳대비 무려 252개나 줄었다. 2012년 1200여개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3분의 2수준으로 작아진 것이다. 직영점도 577개에서 543개로 줄었지만, 가맹점이 479개에서 261개로 감소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에뛰드하우스도 71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2013년 당시(600개)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에뛰드는 면세점과 로드숍 판매량이 줄면서 매출이 부진했다 .미샤, 토니모리 등 대표 로드숍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스킨푸드는 경영악화로 지난해 회생절차를 진행했으며 5월 스킨푸드 사모펀드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에 업계는 단일 브랜드만 판매하던 전략에서 여러개의 브랜드를 한 곳에 모은 편집숍으로 전환하며 사업 재정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 대신 자사의 브랜드를 한데 모은 네이처컬렉션을 선보였다. 네이처컬렉션은 더페이스샵, 비욘드, CNP차앤박 등 11개 화장품 브랜드와 해외 향수 브랜드를 판매하며, 2020년에는 네이처컬렉션 매장수가 500개를 돌파할 예정이다.

미샤도 편집숍 '눙크'로 교체되고 있다. 지난 5월 오픈해 현재 전국 2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눙크는 미샤, 어퓨 등 에이블씨엔씨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를 비롯한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 150여 개를 취급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앞으로도 눙크를 추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 세계 1위 편집숍 세포라 한국 진출... 1조7000억 규모 H&B 스토어시장 '포화'

로드숍이 침체한 것과 달리 H&B스토어 등 편집숍은 각광 받는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H&B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1조7000억원으로 2000억원에 불과했던 2010년에 비해 8.5배 성장했다.

이에 글로벌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가 한국에 문을 열었다. 세포라는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유로 전 세계 26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세포라의 한국 진출을 두고 뷰티 업계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국내 뷰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데다 H&B(헬스앤뷰티)스토어도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올리브영 점포 수가 1233개에 달하고 랄라블라는 150개, 롭스 133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한국판 세포라'를 표방한 신세계백화점의 시코르도 3년 만에 매장을 29개로 늘렸다.

세포라는 전 세계 온라인 매출 비중이 20%에 이르는데, 국내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전용 앱을 선보여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온라인 채널 화장품 쇼핑 급성장... 하반기 월간 거래액 1조 돌파

특히 올해는 온라인 채널 화장품 쇼핑이 급성장했다. 하반기 온라인 쇼핑 월간 거래액은 1조 원을 넘어섰다. 모바일 쇼핑의 상승세가 전체 화장품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를 이끌었다. 

화장품 모바일쇼핑 성장률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33%, 30%로 전년대비 10%나 성장했다. 모바일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월 이후 4개월 연속 60%를 넘어섰다. 

국내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화장품을 테스트하고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구매하는 비중이 늘면서 온라인 쇼핑에 영향을 보였다.

업계는 인플루언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 확대와 온라인쇼핑 환경 개선 등에 따라 온라인쇼핑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K뷰티' 해외 시장 진출 확대... 정부, 집중 지원 나서

뷰티업계가 올해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해외 시장에서 K뷰티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보여주며 지속적으로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업계는 기존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동남아, 미국, 유럽 등 으로 판로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캐나다, 오세아니아 등에 주목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미국, 일본, 유럽 등 진출을 모색 중이다. 

이에 정부도 2022년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3대 화장품 수출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K뷰티' 화장품 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발표했다.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에는 화장품 산업 기초 소재와 신기술 연구개발 확대 추진, 신남방 진출지원, 국내 K-뷰티 홍보관과 대규모 박람회 신설 등을 통해 화장품 세계 3대 수출국가로 도약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까지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사업이 중단돼 큰 우려가 있었지만 내년부터 연구개발(R&D) 지원을 포함한 화장품 산업의 광범위한 분야의 지원정책을 발표해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다"며 "K뷰티가 중국과 일본 등의 힘에 밀려 글로벌 시장에서 추진력과 탄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의 화장품 산업 종합 지원정책 발표는 업계에 힘을 실어주는 매우 적절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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