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올랐는데, 예금 금리는 '뚝'... "은행 배만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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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올랐는데, 예금 금리는 '뚝'... "은행 배만 불려"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9.11.0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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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SC제일 등 외국계 은행 먼저 금리 내려
5대 시중 은행은 '관망'... 금융당국 규제 '눈치보기' 
오픈 뱅킹 서비스 도입으로 고객 이탈 우려도 한 몫
시중은행 관계자 '먼저 내일 생각 없다... 시장 모니터링 중'
한국은행. 사진=시장경제DB.
한국은행. 사진=시장경제DB.

지난달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외국계 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내리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우대금리를 0.2∼0.3%P 인하했다. '씨티더하기통장'의 연 금리는 1.4%였으나 최근 1.2%로 조정됐다. SC제일은행은 이달 1일을 기점으로, 주요 입출금 상품 금리를 0.1∼0.3%P 인하했다.

'내지갑통장' 최고금리는 연 2.5%에서 2.2%로, 'SC제일마이줌통장'의 경우 최고 연 1.2%에서 1.0%로 각각 내려갔다. SC제일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고금리 상품이 많았기 때문에 기준 금리 인하 후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예금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고 있다. 고객 이탈 우려 및 금융당국의 새로운 예대율 규제 때문에 눈치를 보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5대 시중은행 내부에서 이미 예금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금리 조정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시중은행들은 2주 사이에 모두 예금 금리를 내렸다. 인하 폭은 0.25~0.30%P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밝혔으며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에서 금리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시중은행 대부분은 선제적 금리인하 결정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금리 인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먼저 나서 매를 맞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은행 간 벽을 허무는 ‘오픈 뱅킹’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예금 금리 인하가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은행업계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금 금리는 한 번 조정되면 바로 재조정을 할 수 없다”며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먼저 내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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