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피해자 절반 '고령층'... 20% 투자경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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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피해자 절반 '고령층'... 20% 투자경험 전무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9.08.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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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욱 의원, 우리-하나은행서 받은 자료 공개 
은행 측 ‘불완전 판매’ 가능성 높아져
금융감독원. 사진=이기륭 기자.
금융감독원. 사진=이기륭 기자.

투자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는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가입자 상당수가 65세 이상 고령층이며, 이들 가운데 10명 중 2명은 투자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 투자 경험도 없는 고령 고객에게 펀드를 판매하면서, ‘원금 전액 손실 위험’을 제대로 설명했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25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에게 제출한 DLF 현황 자료를 보면, 이달 19일 기준 우리은행이 개인에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DLF 잔액은 934억원이다. 이달 16일 기준 하나은행이 개인에 판매한 영·미 이자율스와프(CMS) 금리 연계 DLF 잔액은 3488억원. 우리은행은 영·미 CMS 금리 연계 DLF 상품도 팔았지만, 관련 자료를 제출치 않았다.

두 은행에 지상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판매한 펀드 잔액은 2020억원으로 전체의 45.7%를 차지했다. 두 은행으로부터 DLF 상품을 구입한 개인 고객은 모두 2043명으로, 이 중 65세 이상은 76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구입 구객의 37.6%가 고령자인 셈이다.

우리은행에서 10년물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를 구입한 고령자 156명의 1인당 평균 투자액은 2억400만원이며, 하나은행에서 영·미 CMS 금리 연계 DLF를 구입한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2억7800만원이다. 이들의 투자금액은 전체 DLF 구입 고객 평균 투자금보다 약 4000만원 높다.

금융권에서는 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이들 고객이 투자 원금 대부분을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 은행에서 DLF 펀드를 구입한 고령자 가운데 20%는 투자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DLF 구입 고령자의 16%, 하나은행 DLF 고령자의 18.1%는 각각 “투자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두 은행으로부터 DLF펀드를 구입한 고객 중 고령자 비율이 절반 가까이 되는 점, 이들 가운데 5분의 1 가량은 투자 경험이 전무한 점, 이들의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이 전체 평균보다 4000만원 정도 높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은행 측이 정확한 설명 없이 고위험 상품 판매를 권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항후 금융당국의 조사 과정을 통해 은행 측 귀책이 인정되는 경우 관계자 징계와 대규모 소송 등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금감원이 이달 7일 기준으로 추정한 영·미 CMS 금리 연계상품 평균 예상 손실률은 56.2%,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무려 95.1%에 이른다. 

지상욱 의원은 “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는 고위험 파생상품을 파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불완전 판매로 확인되면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고객의 자산을 최대한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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