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도 해본 철강 전문 엔지니어, 장인화 前 포스코 사장 [포스코 회장 하마평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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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도 해본 철강 전문 엔지니어, 장인화 前 포스코 사장 [포스코 회장 하마평⑤]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4.02.0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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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엔지니어 포스코 '수장' 역할 맡을까
철강 넘어 지주사 전환... 오랜 경험으로 넘을까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사진=포스코홀딩스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사진=포스코홀딩스

 

'하마평(下馬評)'이란 새롭게 관직에 오를 후보들에 대한 세간의 평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전에는 궁이나 중요한 건물 앞에서는 누구나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글귀를 새긴 하마비(下馬碑)가 있었다.

군주가 머무는 곳이나 신성한 곳이니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궁이나 중요 정사를 보는 건물 앞이라면 여기서 말에서 내린 관리들이 궁으로 들어가고 난 뒤, 남은 마부들끼리 쑥덕공론을 펼치는 장소가 된다.
 
이번에는 누가 어느 자리에 오른다더라, 누구는 이번에도 미끄러졌다더라 하는 세평들이 바로 하마비 앞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마평'이란 말이 생겼다.
구중궁궐이나 권력의 핵심에서 이루어지는 일(인사)은 우리 범인(凡人)들이 뾰족한 답을 내놓기 어려운 문제지만, 마부들의 쑥덕공론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넘쳐나기 마련이다.

본지가 포스코그룹 회장 최종 후보에 오른 내·외부 인사들의 하마평을 여섯 차례에 걸쳐 싣는 이유다.

 


장인화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포스코 출신에 '엔지니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장 전 사장은 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함께 포스코 대표이사로 선임돼 철강부문장으로 일했다.

서울대 출신의 엔지니어인 데다 연구소부터 시작해 신사업 재무 마케팅까지 두루 경험했다. 더불어 철강솔루션마케팅실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포스코에서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다만, 이번에 물러나는 최정우 회장보다도 나이가 오히려 많다는 점이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장인화 전 사장의 포스코그룹 회장 도전이 이번이 두 번째인 만큼 나이가 걸린다. 이번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에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나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과 같은 포스코 출신의 '젊은 피'가 두 명이나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약력

 

장인화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1955년 8월17일 태어났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원에서 조선해양공학 석사학위를,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MIT) 대학원에서 해양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장 전 사장은 포스코건설 기반기술연구팀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상무를 거쳐 2011년에는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신사업실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철강사업본부장을 맡았으며, 1년 만에 포스코 사내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에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철강부문장을 맡아 2021년 2월까지 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함께 일했다. 
 

세평

 

서울대 조선공학과 출신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 가운데 장인화 전 사장은 이번이 두 번째 포스코그룹 회장 도전으로, 포스코 내부 출신 인사 가운데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장 전 사장은 권오준 전 포스코그룹 회장 시절인 2014년~2018년 포스코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러나 2018년 4월 권오준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돌연 물러나면서 최정우 회장, 오인환 사장 등과 함께 포스코 CEO승계카운슬에 의해 대표이사 최종 회장 후보 5인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 후보자 2인에 포함돼 막판까지 최정우 회장과 경쟁을 벌였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차기 회장 발탁 가능성이 높았던 장 전 사장의 '고배'를 놓고 '권오준' 회장과의 인맥이 영향을 끼쳤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신사업실장, 철강생산본부장, 포스코 대표이사, 철강 부문장 등 굵직한 역할을 하며 리더십을 검증받았다. 연구소부터 재무, 마케팅을 두루 경험한 철강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경영 성과

장인화 전 사장은 2018년 3월 포스코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2021년까지 3년째 대표이사를 맡았다.

최정우 회장은 2019년 12월 포스코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장인화 전 사장을 포스코 철강부문장에 유임했다.

당시 철강 업황 불황과 대외적 경제 위기 심화 속에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았던 만큼 최 회장이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포스코는 2020년 2월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 사내외이사를 모두 재선임하도록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가운데 장 전 사장은 2019년과 2020년 포스코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포스코 사내이사의 임기는 통상 1년이었다.

포스코는 2019년에 별도기준으로 매출 30조3735억원, 영업이익 2조586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매출은 1%, 영업이익은 32.1% 감소를 나타냈다.

철광석 가격 급등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과 판매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포스코는 생산과 판매 실적에서는 선방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2019년에 조강 3800만톤, 제품 3590만톤을 생산했다. 2018년보다 제품 생산량은 소폭 줄었지만 조강 생산량은 27만톤 수준 늘었다.

2019년 철강 판매량은 3599만톤으로, 2018년보다 1.1% 늘었다. 조선과 강건재용 후판 판매 증가가 제품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 
 

포스코 차기 회장으로서의 '특이점'

장인화 전 사장의 이번 포스코그룹 최종 후보군 선정을 놓고는 조금 늦은 감이 있다는 의견들이 많다. 

젊은 피 2인의 포스코 후보들이 있다 보니 지나간 시대의 인물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나 포스코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이미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와 니켈, 수소환원제철 등 신성장 동력 육성에 힘을 쏟은 만큼 철강 전문 엔지니어라는 인식이 짙은 장 전 사장의 행보가 순탄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장인화 전 사장은 권오준 전 회장과 포스코 경영의 큰 틀을 짰던 만큼, 권오준 회장 사람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권 회장은 2014년 포스코 회장 내정자로 선정된 이후 경영권 인수인계를 위해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을 조직했는데 장 전 사장은 이 추진반을 구성하는 5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더구나 권오준 회장이 이번에 물러나는 최정우 회장보다 앞선 인물이었고, 장 전 사장은 최정우 회장과 이미 회장 자리를 놓고 한 번 겨룬 적이 있는 인물이다. 그런 만큼 지난 시대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쉽다는 약점이 있어 보인다. 

장인화 전 사장은 2018년 포스코 회장 후보로서 최정우 회장과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포스코 CEO승계카운슬은 장인화 전 사장과 최정우 현 회장(당시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김영상 전 포스코대우 대표이사 사장, 김진일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오인환 전 사장(당시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등을 놓고 최종 후보를 추렸다.

최종 2인에는 장인화 전 사장과 최정우 현 회장이 선정됐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이 둘을 상대로 두 번째 면접을 4시간에 걸쳐 진행하고도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가 3차 면접을 거쳐 결국 최정우 회장으로 결론을 내렸다.

다만, 한 편에서는 포스코 출신에다 정통 엔지니어인 만큼 장인화 전 사장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을 노리지 못할 바도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 인적사항
○ 성명: 장 인 화
○ 소속: 전 포스코 사장
○ 생년월일: 1955.8.17.(만 68세)
 
■ 학력사항
○ 미국 MIT 대학원 해양공학 박사 (1988년 졸)
○ 서울대학교 조선공학 석사 (1981년 졸)
○ 서울대학교 조선공학 학사 (1979년 졸)
○ 경기고등학교 (1974년 졸) 

■ 주요 경력
○ 포스코 자문역 2021.3월 ~ 현재
○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철강부문장 2018.3월 ~ 2021.2월
○ 포스코 사내이사 부사장, 철강생산본부장 2017.3월 ~ 2018.2월
○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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