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흐르듯 돌아온 '진짜 실력자', 전중선 前 포스코홀딩스 사장 [포스코 회장 하마평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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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듯 돌아온 '진짜 실력자', 전중선 前 포스코홀딩스 사장 [포스코 회장 하마평④]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4.02.0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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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요직 두루 거친 포스코 '기획통'
최정우 후임으로 다시 떠오른 적통 후임자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포스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포스코

 

'하마평(下馬評)'이란 새롭게 관직에 오를 후보들에 대한 세간의 평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전에는 궁이나 중요한 건물 앞에서는 누구나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글귀를 새긴 하마비(下馬碑)가 있었다.

군주가 머무는 곳이나 신성한 곳이니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궁이나 중요 정사를 보는 건물 앞이라면 여기서 말에서 내린 관리들이 궁으로 들어가고 난 뒤, 남은 마부들끼리 쑥덕공론을 펼치는 장소가 된다.
이번에는 누가 어느 자리에 오른다더라, 누구는 이번에도 미끄러졌다더라 하는 세평들이 바로 하마비 앞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마평'이란 말이 생겼다.
구중궁궐이나 권력의 핵심에서 이루어지는 일(인사)은 우리 범인(凡人)들이 뾰족한 답을 내놓기 어려운 문제지만, 마부들의 쑥덕공론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넘쳐나기 마련이다.

본지가 포스코그룹 회장 최종 후보에 오른 내·외부 인사들의 하마평을 여섯 차례에 걸쳐 싣는 이유다.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에 오르면서 철강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전중선 전 사장은 현 최정우 회장의 오른팔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최 회장의 후임으로도 점쳐졌지만,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 아니었냐는 의혹을 낳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36년간 포스코의 주요 경영 요직을 두루 거친 전중선 사장이 정권 교체기에 줄타기를 잘못하는 바람에, 그 책임을 물어 물러나게 됐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그러나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든, 정권의 행보를 예측 못한 억울한 죄를 썼든,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한결같다. 전중선 전 사장이 포스코 '기획통'으로서 후임자 자리에 얼마든지 오를 수 있었던 중요한 인적 자원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약력

1962년 8월26일 태어난 전 사장은 안동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해 경영기획실, 비서실, 원료구매실, 가치경영실, 경영전략실, 전략기획본부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임원 직무는 2012년 원료개발실장 상무로 시작했다. 이후 2016년 포스코경영전략실장 전무를 거쳐 포스코강판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 사내이사 부사장을 지냈으며, 2020년에는 포스코 글로벌인프라부문장(전략기획본부장 겸) 사내이사 부사장에 올랐고, 이후 2023년 물러날 때까지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과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세평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현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포스코의 지주사 시대를 열었다. 

전 전 사장은 현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인물로 포스코그룹과 업계 안에서 전략과 기획에 능통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구택 전 회장 시절에는 비서실장을 지내 그룹 현안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권오준 전 회장 시절에도 가치경영실 발족 멤버로 참여하고 포스코 내 전략기획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놓은 적이 없다. 

요직을 두루 거친 '기획통'으로서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경영전략팀장으로서 철강 중심의 사업구조를 친환경 소재로 다각화하는 데 전력을 쏟았다.

특히,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출범 직후에는 포스코홀딩스로 자리를 옮겨 경영전략팀장과 철강·친환경인프라·재무팀 총괄을 맡으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경영기획실장이던 2014년 직속 상사로 최정우 회장과 인연을 맺었으며 가치경영센터, 포스코홀딩스로 이어진 호흡을 함께 맞춰왔다. 

특히, 2022년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전중선 전 사장은 그룹의 2인자로 명실공히 인정받았다.

 

경영 성과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의 성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최정우 회장과 함께 이끈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이다.

포스코그룹은 창립한 지 54년 만인 2022년 3월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을 열고 지주사 시대를 맞았다.

포스코홀딩스는 옛 포스코를 지주회사와 철강 사업회사로 물적분할하면서 설립됐다. 포스코홀딩스의 첫발은 최정우 회장과 전중선 전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시작됐다. 지주사가 포스코와 포스코강판,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형태다.

이 과정에서 전중선 전 사장은 경영전략팀장으로서 철강을 포함한 7대 핵심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까지 7개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지주사 체제를 굳건히 하는 막중한 임무였다. 

최정우 회장은 출범 기념사에서 "지주회사는 그룹 전체적 시각에서 시대의 요구에 맞는 유연성을 추구하고 사업회사는 분야별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업의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이러한 지주사 체제의 골격과 중요 핵심 전략을 주도적으로 이룬 인물로 철강 업계 안팎에서는 전중선 전 사장을 꼽는 데 의견의 일치를 이룬다. 

전중선 전 사장이 포스코 글로벌인프라부문장(전략기획본부장 겸) 사내이사 부사장과 대표이사로 재직할 2021년 당시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산업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포스코는 2022년 1월28일 콘퍼런스콜에서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6조3천억원, 영업이익 9조2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대비 매출은 32.1%, 영업이익은 283.8%가 늘었다. 포스코의 이전 최대 매출은 2011년 68조9390억원, 최대 영업이익은 2008년 7조2천억원이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세계 철강 수요가 급감했지만 2021년에는 각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철강 수요가 급증했다. 여기에 공급 부족까지 더해지면서 철강 가격도 급등했다.

특히, 세계 최대 철강 수출국인 중국이 탄소배출 저감을 목표로 철강 생산량을 규제하면서 포스코는 반사이익마저 얻었다.

한편, 전중선 전 사장은 포스코의 비철강 부문 성과를 이끈 주역으로도 꼽힌다. 

특히, 전 사장은 2021년 12월 포스코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략기획과 글로벌인프라부문장으로서 2021년 호실적을 낸 성과를 바탕으로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12월 임원인사를 통해 기존 가치경영센터 조직을 확대하면서 전중선 전 사장에게 비철강 부문 책임을 맡겼다.

당시 가치경영센터는 전략기획본부로 이름이 바뀌면서 포스코의 3개 사업 부문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았다. 비철강 부문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포스코에너지 등이 포함됐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철강과 글로벌인프라, 신성장 등 기존 6개 부문을 3개 부문으로 개편했고, 전중선 전 사장은 최 회장이 구성한 ‘취임 100일 태스크포스’의 팀장으로서 개혁 과제 선정을 주도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포스코 차기 회장으로서의 '특이점'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의 복귀는 최정우 현 회장의 후임으로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복귀'로 받아들여진다는 장점이 있다. 

최 회장과의 오랜 인연과 30여 년 기획통으로서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끈 전 전 사장의 퇴임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던 만큼, 이번 최종 후보군 진입과 차기 회장 선출은 오히려 끊겼던 포스코그룹의 경영 인맥이 다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중선 전 사장은 지주사 체제에서 경영기획팀장으로서 그룹 전체의 전략을 기획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한, 지주사 전체 얼개를 짜는 데 핵심 역할을 맡았던 만큼 최정우 회장 이후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 체제를 가장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로 전 전 사장을 첫손에 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철강 기업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종합 소재 회사로 변신하고 있는 포스코그룹의 변화 역시 비철강 부문의 핵심 전략을 짰던 전중선 전 사장과 이어져 있는 점도, 이번 전 전 사장의 '귀환'이 하나도 이상하게 비치지 않는 이유다.  

특히나 이번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사장)과 같이 가장 젊은 나이라는 점도 전중선 전 사장에게 거는 기대를 높인다. 최근 재계의 임원 선임이 더욱 빨라진 세대교체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의 후보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음은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로 보인다. 
 

■ 인적사항
○ 성명: 전중선
○ 소속: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 생년월일: 1962.8.26.(만 61세)

■ 학력사항
○ 고려대 법학 학사 (1985년 졸)
○ 경북 안동고 (1981년 졸)

■ 주요 경력
○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 2023.3월 ~ 現
○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2023.1월 ~ 2023.3월
○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CSO),대표이사 사장 2022.1월 ~ 2023.1월
○ 포스코 글로벌인프라부문장(전략기획본부장 겸), 사내이사 부사장 (*대표이사 2021.3~) 2020.3월 ~ 2022.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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