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영의 사주이야기 Ⅱ]〈7〉 고목에 봉춘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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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의 사주이야기 Ⅱ]〈7〉 고목에 봉춘이 될까요
  • 무영
  • 승인 2023.07.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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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庚 甲 己 庚

   午 午 丑 午 (乾)

                        甲癸壬辛庚

                        午巳辰卯寅

축월(丑)의 갑목(甲)이다. 섣달 축월은 한랭이 극왕하여 만물이 동빙(凍氷)되어 모든 물생이 정지된 시기이다. 하지만 축(丑)은 이양(二陽)이 시생하므로 땅에서는 따뜻한 기운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계절이다. 본래 갑목을 추명할 때는 생, 사목(生死木)의 구분을 따지며 지지에서 인묘진해(寅卯辰亥)의 뿌리가 없으면 사목(死木)으로 본다. 물론 겨울나무이지만 인묘진해(寅卯辰亥)의 뿌리가 한 자라도 있으면 봄을 기다리는 생목(生木)으로 본다. 생,사목(生死木) 구분의 필요성은 대운 계절 환경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보기 위함이다. 원명은 사목으로 동토 한겨울에 라이터 불(午)만 3개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진술축미월(辰戌丑未)에는 목을 선용하나 본인이 목이므로 목을 먼저 선용하지 않고 화(火)를 선용한다. 시지에 오화(午)가 선용신이다. 그러나 그 오화(午)는 심지 없는 미약한 불로서 약한 촛불에 해당한다. 같은 간지(干支)의 개수가 많다고 기(氣)가 좋은 것은 아니다. 기술한바 자오묘유(子午卯酉) 왕지는 생조 글자가 없으면 힘이 없다. 이사주를 불이 많아서 금수운(水)이 좋다고 보는 사람이 있으면 좀 더 학문에 정진하여야만 한다. 축월이라는 계절을 촛불(午) 몇 개로 이길 수 있겠는가? 혹시 오화(午) 불의 심지가 되는 인목(寅)이 있었으면 대단한 사주명이 되었을 것이다. 사주 추명시 22간지를 단순 음양 오행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갑을목(甲乙)을 단순히 같은 나무(木), 병정화(丙丁)를 모두 화(火)라는 식으로 음양의 구분 없이 판단하게 되면 사주 추명시 오류가 발생한다. 간지를 물상으로 상징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쓰이는 표현은 갑을목(甲乙)의 경우 오행은 같은 목(木)이지만 그중 갑목(甲)은 양목으로서 큰 나무, 소나무, 과일이 열리는 과실목의 형상으로 표현하고, 을목(乙)은 음목으로서 꽃나무로 표현한다.

갑목(甲)부터 더 상세하게 살펴보면, 인묘진 춘절(春)의 갑목은 막 자라기 시작하는 어린 나무, 사오미 하절(夏)의 갑목은 무성한 활목(活木), 신유술 추절(秋)의 갑목은 열매가 여문 나무, 해자축의 동절(冬) 갑목은 휴수하고 봄을 기다리는 나무로 본다.

반면, 을목(乙)은 음목으로서 오행(五行)으로는 같은 목(木)이지만 계절에 따라 갑목과 다르게 표현한다. 인묘진(봄)의 을목은 개나리와 진달래꽃으로 상징되며, 사오미(여름) 을목은 장미목단, 신유술(가을) 을목은 들국화와 코스모스, 해자축(겨울) 을목은 동백과 매화꽃으로 본다.

또한, 태어난 계절에 따라 성정도 다르고 용신의 쓰임에도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갑,을목(甲乙)일간에 경신금(庚辛)이 있으면 정,편관(官)으로 표현하지만 경신금은 도끼, 망치, 칼, 낫으로 표현하므로 원국에 경신금(庚辛)을 누르는 정화(丁)가 없는 경신금(庚辛)은 사계절 막론 하고 거의 흉물이다. 간단한 예로 춘절의 목(木)일간이 대,세운에서 경신금(庚辛)을 중복해서 만나게 되면 관운이 들어와서 벼슬길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도끼,망치,낫으로 나무에 상해를 가하니 건강,신체에 고난이 따르기도 한다.

특히나 봄의 경신금(庚辛)은 흉물이 된다. 어리고 여린 봄나무에 상해를 가하는 형상이다. 이렇듯 사주팔자 전체의 기운을 살피지 않고 단식으로 십신(比食財官印), 격국(格局), 각종 신살(神殺) 등만 적용하여 사주 풀이를 한다면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반드시 오행의 음양을 구분하고 월지(계절)를 살펴서 간지의 기(氣)와 특성을 파악하여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위 명에서 대운 환경을 살펴보면 경인(庚寅) 대운에는 경금(庚)은 기외하고라도 인목(寅)이 들어오니 축월(丑)에 드디어 오화(午)의 진정한 심지가 들어와서 편안하고 좋다. 원명은 사목(死木)이지만 인월(寅)은 땅속에서 나무가 아직 올라오지는 않았고 준비하는 시기라 죽은 나무인지 살아 있는 나무인지 알 수가 없다. 경인 대운에서는 인목(寅)을 불 심지에 만족하고 생,사목의 여부가 크게 상관이 없다. 신묘(辛卯) 대운에서는 신금(辛)은 좋지 않은 글자이지만 갑목의 뿌리인 묘목(卯)이 왔으니 좋아야 하지만 계절의 묘목(卯)은 습목이라 용신 오화(午)를 꺼뜨린다. 더욱 중요한 것은 춘절로 표현되는 인(寅)에는 나무의 싹이 땅속에서 숨어 있지만, 묘(卯) 는 드디어 싹이 위로 올라오는 시기라 진정한 봄으로 표현된다. 바깥세상(大運)은 꽃피고 새 우는 봄의 환경인데 나는 고목(枯木)이라 꽃이 피지 않는다. 세상은 봄인데 나는 싹이 안 나는 사목이라 슬프고 힘들다. 아무런 의욕도 없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심지어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생,사목(生死木)의 구분에 좋고 나쁨은 없으며, 대운환경에 따라 원명이 어떤 구성을 하고 있는냐가 중요한 것이다. 사주명은 이렇듯 계절의 기운 환경(大運)을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원명은 뿌리 없는 고목이 스스로 땔감의 역할을 자처하는 형상이지만 대운 계절에서는 땔감의 역할이 아니라 꽃피는 봄의 환경이므로 본인이 할 일이 없어지는 모습이다. 이렇듯 생, 사목의 구분의 필요성은 대운 환경에서 쓰임이 있는 존재인지 살펴보는 것이 핵심이다. 본명처럼 한랭한 사주가 춘하 남방으로 가고 있다고 대운이 좋다고 하면 안 된다. 일간의 기운을 살피지 않고 단순하게 조열하고 덥다고 금수 서북운(金水 西北運)이 와야 좋다고 말한다던지 한랭한 사주라고 목화 동남운(木火 東南運)이 와야 좋다고 추명을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또한 사주 추명 시 무조건적인 비식재관인(십신)론이나 복잡한 신살론으로 상담자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어려운 용어 남발로 혼란을 주면 큰 우를 범하게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쓴이 무영>
자연이치에 따른 사주추명법에 정통한 역술가이다. 이화여대 정책대학원을 졸업했다.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표가 될 명리학 전파에 힘쓰고 있다. 현재 네이버엑스퍼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사주와 자연이치, 부자사주 가난한 사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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