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와우' 저력 보여준 쿠팡, 유통 2강 자리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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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와우' 저력 보여준 쿠팡, 유통 2강 자리 굳히기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03.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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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지난해 매출 26조원, 신세계 이은 두번재
지난해 3·4분기 연속 흑자... 올해 연간 흑자 기대감↑
물류 인프라 힘주는 3사, 올해 경쟁 치열 예상
쿠팡 대구FC 물류센터 전경. 사진= 쿠팡
쿠팡 대구FC 물류센터 전경. 사진= 쿠팡

쿠팡이 지난해 3·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적자도 10분의 1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쿠팡의 매출 규모는 26조원으로 신세계에 이은 두 번째다. 쿠팡의 성장으로 국내 유통업계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달 1일 (한국 시간 기준) 미국 증권위원회(SEC)에 공시한 쿠팡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6% 증가한 26조5917억원(205억8261만달러·연 환율 1291.95)를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1,44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2%나 줄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133억원(8340만달러)으로 지난 3분기 1037억원(7742만 달러)에 이어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하며 1387억원(1억206만달러)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9%, 14% 증가했다. 2021년 4분기 각각 영업손실(4692억원)과 당기순손실(4791억원)을 기록한 점과 비교해 1년 만에 분기 흑자전환 성공한 것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1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아직 국내 유통 시장은 오프라인 중심이며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하고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로 더 좋은 대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흑자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적자기업'이란 꼬리표를 뗐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는 평가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연간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마트·이커머스·백화점·홈쇼핑 등을 포함한 지난해 신세계그룹 유통 부문 9개사 합산 매출은 30조4602억원이다. 롯데마트·백화점·이커머스 등 롯데 계열사 유통  6개 사업 부문 합산 매출은 15조원 가량으로 집계된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26조원의 쿠팡은 2위에 해당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2년 매출 기준 상위 3개사'의 합산 전체 시장점유율 비중을 보면 1위 이마트(5.1%)에 이어 쿠팡(4.4%), 롯데(2.5%) 순이었다. 3사 합산 시장점유율은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유로모니터는 유통시장이 2026년까지 70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의 성장세는 매출만이 아닌 멤버십에서도 엿볼 수 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 수는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한 1100만명을 기록했다. 네이버 '플러스멤버십' 회원수가 800만명, SSG닷컴 통합멤버십 '스마일클럽' 회원수 300만명으로 압도적인 충성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경계가 모호해진 현 유통 시장에서 쿠팡의 성장세는 신세계, 롯데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화두가 되는 물류 인프라에서도 쿠팡은 탄탄한 기반을 갖췄다. 쿠팡은 지난 2020~2021년간 자동화 물류에 1조2천500억원을 투자했다. 오는 2024년까지 광주광역시, 대전 등 지역에도 추가 물류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다. 올해 2월 쿠팡은 무인운반로봇(AGV), 소팅봇(sorting bot) 등 1,000여대 이상 로봇을 운영하는 대구 풀필먼트 센터를 공개한 바 있다.

신세계와 롯데도 물류 인프라에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160여개 점포를 자동화 플필먼트 기지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2025년까지 이마트는 오는 2025년까지 대형 PP(Picking·Packing) 센터를 70개 이상 만들고, 자동화 물류 시설을 각 거점 점포에 도입해 배송 효율성을 높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롯데도 영국 그로서리 플랫폼 기업 '오카도'와 협업해 새벽배송 시장에 총 1조원을 투자한다. 오는 2025년 신선식품 자동화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6개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한다. 입고부터 출고까지 자동화 물류 로봇을 도입할 전망이다.

한편, 이마트와 롯데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규제에 묶여 있지만 향후 이를 완화하는 움직임이 있어 향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으로 온라인에 기반을 둔 쿠팡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향후 이마트와 롯데의 점포 기반 새벽배송이 본격화 되면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경우, 전국 점포의 50%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면 매출액 2천억원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규제가 언제 얼마나 완화 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쿠팡은 올해도 실적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3사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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