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pick] 상폐 보다 위험한 위메이드의 '성장제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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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pick] 상폐 보다 위험한 위메이드의 '성장제일주의'
  • 최유진, 유경표 기자
  • 승인 2022.12.2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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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딱지' 간신히 막은 장현국, 연임 '빨간불'
재무제표 분석 결과, 현금흐름 위험징후 다수
외부자금 조달 규모... 분기 매출 넘어서
영업·현금흐름·이자보상율 '트리플 마이너스'
위믹스 부활해도 재무건전성 우려 남아
성장보다 내실, 포트폴리오 전면 개편 고민할 때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시장경제DB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시장경제DB

가상화폐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를 막지 못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위믹스 상폐와 관련돼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측은 "임직원이 연루된 심각한 문제를 확인했다"고 밝혀 부실 경영에 대한 지적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뿐만 아니라 "위메이드와 위믹스 생태계는 건재하다"는 장 대표의 장담과 달리 재무제표상 위험신호도 확인됐다.

코인사업 확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게임사'로서 내실을 다지지 못한 장 대표의 성장 중심 경영방식이 위믹스 상폐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위메이드가 관할 법원에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제기하는 등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와 2차전에 돌입했지만 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이와 더불어 그의 연임 역시 부정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위메이드는 이달 13일 서울고등법원에 '위믹스 거래지원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위메이드 측은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을 통해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DAXA(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가 내린 거래지원 종료결정의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DAXA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가 만든 업계 자율기구이다. 

장 대표와 위메이드 측 행보와 별개로 회사 재무제표에서는 경영부실을 우려할만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내실을 다지지 못한채 위믹스에 과도한 투자를 집중한 결과, '코인사업'이 기업의 근간을 흔드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무제표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영업이익률의 급격한 감소이다.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게임 업계에도 불황이 찾아왔고, 경쟁사들은 평균 2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위메이드는 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이 -31.72%까지 떨어졌으며, 3분기 역시 -25.94%로 회복세와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12월 위믹스 사태 피해자 협의체 관계자들이 서울 강남구 업비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메이드가 만든 가상화폐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위믹스 사태 피해자 협의체 관계자들이 서울 강남구 업비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메이드가 만든 가상화폐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업이익률 휘청... 현금흐름 위험신호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영업이익률 하락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메이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12월 517억원 ▲올해 1분기 31억원 ▲올해 2분기 -217억원 ▲올해 3분기 -238억원으로 3분기 연속 하락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을 하면서 발생한 현금의 유입과 유출 실태를 분기 기준으로 보여준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위메이드가 벌어들인 현금보다 비용으로 유출된 현금이 많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연속 감소하고 있다면, 현금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석한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언제나 플러스(+)를 유지해야 한다. 

외부자금 조달현황을 나타내는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위메이드는 2분기 1233억원 규모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달 규모가 분기매출을 뛰어넘는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859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적 지출을 뜻하는 CAPEX 역시 올해 1분기 16억원, 2분기 9억원, 3분기 11억원으로 유의미한 변동이 없었다. 외부 조달 자금이 분기 매출을 넘는 수준으로 급증했는데도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CAPEX가 10억원 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자금 용처에 대한 의문을 키운다. 

부채비율의 급격한 상승 역시 불안한 재무상태를 대변하는 근거 중 하나다. 위메이드 부채비율은 ▲지난해 12월 59.59% ▲올해 1분기 74.46% ▲올해 2분기 108.66% ▲올해 3분기 128.29%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도 마이너스로 치달았다. 위메이드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12월 80.76배 ▲올해 1분기 8.41배 ▲올해 2분기 -14.31배 ▲올해 3분기 -15.35배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좀비기업(한계기업) 분류 기준은 ▲분기 이자보상배율이 -20배를 기록하거나 ▲3년 연속 1(또는 100%)미만인 경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년 연속 마이너스인 경우 등이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금융이자도 내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는 의미이다.
 

위믹스 부활은 미봉책... 체질개선 없으면 미래 보장 못해 

앞서 지난달 28일 위메이드는 업비트 등 4대 가상자산거래소의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결정' 효력 정지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판사 송경근)는 이달 7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위믹스는 국내 4대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국내 4대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을 제외한 국내외 코인거래소에서는 여전히 거래가 가능하다. 위메이드는 국내 거래소들에 추가 상장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4대 가상자산거래소의 위믹스 상폐 결정 후폭풍은 상당했다. 위믹스 전체 거래 중 국내 비중은 90% 이상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 거래 중 업비트와 빗썸 점유율은 각각 83.73%, 11.17%이다. 

위메이드는 상폐 이후 200원까지 하락한 위믹스 가격 회복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코인 7130만개를 소각했다. 이런 노력에도 위믹스 가격은 5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지난달 위믹스 거래가는 2000원 대를 유지했다. 

위믹스의 상폐 이유는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이다. DAXA는 24일 소속 회원사 만장일치로 위믹스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이후 위메이드에 2차례 소명기간을 연장해줬지만, 약 29일간 16차례 받은 소명자료로도 신뢰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결정 가처분 사건 1차 심문에서 업비트 측은 "위믹스 임직원이 연루된 심각한 문제를 확인했다"며 "매우 엄중한 사안으로 관련 자료와 사실관계를 정리해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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