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붐 이끈 리더스·코스토리의 몰락... '역직구 감소'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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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붐 이끈 리더스·코스토리의 몰락... '역직구 감소' 결정타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2.08.23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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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역직구 31.2% 감소, 올 상반기 반토막
플랫폼가격 할인 확대, 코로나 여파 물류비 급증
가격 경쟁력 상실, 역직구 80% 중국인들 외면
올 중국 618 쇼핑축제 서 한국 브랜드 전멸
리더스, 코스토리 등 한류 마스크팩 브랜드 ↓
코로나 장기화로 전체 화장품 수출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저렴한 가격으로 신뢰 할 수 있는 현지 화장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창구로 각광 받으며 성장해 온 화장품 역직구가 하향세를 보이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최지흥 기자
코로나 장기화로 전체 화장품 수출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저렴한 가격으로 신뢰 할 수 있는 현지 화장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창구로 각광 받으며 성장해 온 화장품 역직구가 하향세를 보이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최지흥 기자

잘나가던 화장품 역직구(해외 소비자가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형태)가 코로나 사태 이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2021년 전년대비 30%대 판매액 감소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60%대 판매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가격으로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창구로 각광받은 화장품 역직구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온라인쇼핑몰동향’ 자료에 따르면 면세점몰을 포함한 국내 역직구(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화장품 판매액은 전년대비 31.2% 감소한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역직구 판매액이 2019년과 2020년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5조원 선을 지켰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감소다. 특히 화장품은 전체 역직구 시장에서 80.6%의 점유율을 갖고 있어 더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은 중국 역직구 판매액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 2021년 전체 역직구 판매액은 4조 3,412억원으로 전년대비 27.4% 감소했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미국(8.4%), 일본(11.4%) 대양주(6.3%)만이 상승했으며 나머지는 모두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전체 비중의 82.9%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전년대비 30.8%나 감소했다. 전체 화장품 판매액 감소폭과 비슷한 수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온라인쇼핑몰동향’ 자료에서도 화장품 역직구는 크게 위축됐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온라인 화장품 해외 직접 판매액은 3,575억원으로 전년대비 64.1% 감소했으며 2분기 역시 3,250억원으로 67.3% 크게 줄었다.

2분기 국가별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은 전년대비 65.8%가 감소했으며,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보이던 미국(-25.7%)과 일본(-10.6%)도 모두 줄어들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국 고객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국내 역직구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화장품 한류 열풍을 만들어냈던 주요 브랜드사와 마스크팩 브랜드들의 매출도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화장품 한류의 대표 품목인 마스크팩은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스킨케어 등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2019년부터 글로벌몰을 운영 중인 올리브영은 6월 할인 행사에서 선크림과 쿠션, 에센스 등의 제품이 마스크팩 판매를 앞섰다고 밝혔다.

대표 한류 마스크팩 기업 리더스코스메틱은 2020년 900억대 매출이 2021년 800억원대로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지속,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특히 올해 초 한국거래소는 리더스코스메틱에 대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한국거래소 기준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5년 연속 영업적자가 발생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다. 리더스코스메틱은 한때 연간 2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호황기를 누렸지만 위기 상황을 좀처럼 극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팩 브랜드 봄비로 유명한 코스토리도 2019년 900억원대 매출이 2021년 500억원대로 크게 감소했다. 제이준코스메틱도 2019년 500억원대 매출이 2021년 200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업계는 역직구 판매액 감소에 대해 코로나 장기화와 전체 역직구 시장에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외면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급성장하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국내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현지 화장품 판매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가격 할인 이벤트로 역직구 이상의 가격 혜택이 일상화됐다는 설명이다.

화장품 한류를 이끌었던 마스크팩은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역직구 사이트 인기 순위를 스킨케어 등에게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최지흥 기자
화장품 한류를 이끌었던 마스크팩은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역직구 사이트 인기 순위를 스킨케어 등에게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최지흥 기자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JD그룹(징둥닷컴)이 진행한 올해 618 쇼핑축제 기간에도 한국산 화장품들은 크게 고전했다. 매년 선두 그룹에 이름을 올렸던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후'와 '숨', 애경산업, 닥터자르트, AHC, 3CE, SNP, 클리오 등 한류 브랜드들은 모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 기간 티몰에서는 스킨케어 부문에서 중국 브랜드 2개가 10위권에 포함됐지만 한국 브랜드는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메이크업 부문에서 3CE가 4위를 차지한 것이 최대 성과다.

명품들의 가격 할인 경쟁도 국내 제품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에스티로더는 인기 파운데이션을 반값에 판매했고, 키엘 등 로레알 브랜드들도 대규모 할인 행사를 통해 국내 화장품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무색하게 했다.

지난해부터 크게 증가한 물류비도 국내 역직구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컨테이너 물류비의 경우 다양한 비용이 더해지며 70%까지 상승했고, 해외 물류비도 1.5배 오르면서 제품 공급가 인상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야기된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은 중국으로 공급되는 국내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이는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됐다. 

이와 관련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규제 컨설팅 기업 리이치24시 코리아 손성민 대표는 “중국 현지에 다양한 플랫폼들이 성장하면서 가격 할인 폭이 커졌고, 물류비가 크게 인상되면서 현지 구매가 많아진 것이 화장품 역직구 거래량 감소에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로 통관 등 배달 기간이 길어지고 배송 사고도 다수 발생하면서 안정적인 현지 유통 플랫폼 구매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중국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 브랜드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 유통 플랫폼 입점과 현지 마케팅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 외에 유럽, 미국, 중동 등 수출국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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