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 기업의 脫 러시아... 국내 기업에게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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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티 기업의 脫 러시아... 국내 기업에게는 기회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2.08.09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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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화장품산업硏, 러시아 화장품 시장 동향 발표
우크라이나 사태 후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들 철수
로컬 브랜드 성장 불구, 글로벌 브랜드 대체 역부족
2022년 화장품 시장 성장 예상, 국내 기업에 기회
세심한 헤어케어 관리 인기...탈모 시장도 급성장
코로나 장기화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화장품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최지흥 기자
코로나 장기화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화장품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최지흥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화장품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러시아를 이탈하고, 로컬 브랜드들이 시장을 대체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러시아가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9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러시아 화장품 시장 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로레알, 에스티 로더 컴퍼니, LVMH, 시세이도 그룹 등 유명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도 영업을 중단하는 등의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철수와 함께 현지 로컬 브랜드들이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 루블 환율 상승 및 물류비용 증가로 화장품 가격대가 상승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러시아 로컬 브랜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러시아 로컬 브랜드로는 브레덤(Librederm)과 레브라나(Levrana), 보타비코스(Botavikos) 등이다. 하지만 현지 뷰티 전문가들은 이들 브랜드만으로는 러시아 시장에서 이미 높은 평판과 고객 충성도를 구축한 서유럽, 북미 브랜드들을 모두 대체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국 문화와 K-팝의 큰 인기로 인해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 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 브랜드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어퓨와 에뛰드하우스, 듀이트리 등 한국산 브랜드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브랜드는 아미노산, 비타민E, 대두추출물 등 지속가능한 성분으로 만든 효과적인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소비자들은 한국의 아름다움에 대해 깨끗하고 신선하며 건강한 피부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10대 학생들부터 중년층까지 폭 넓은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대로 포지셔닝 돼 있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피부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는 스킨케어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저자극 클렌징이 인기를 모으면서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제품이 저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유럽과 일본 브랜드들 중 아직 철수하지 않은 곳이 많고, 최근 러시아 로컬 브랜드들과 함께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브랜드와 중국, 터키 브랜드와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최근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넘어 품질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되면서 한국 브랜드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최근 러시아에서 헤어 제품이 여전히 인기를 모으면서 최근 국내 시장에서 선전 하고 있는 브랜들의 관련 시장 진출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화장품 시장에서 헤어는 스킨케어에 이어 판매량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피와 모발도 피부처럼 관리 하려는 인식이 강해져 헤어 제품도 스킨케어 제품만큼 다양하고 성분도 스킨케어와 유사한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두피와 모발도 피부처럼 관리한다는 의미의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이라는 트렌드가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기도 했다. 헤어케어도 스킨케어처럼 보다 세심하고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추세인 것.

이에 따라 헤어케어 제품 선택에 있어서도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살리실산 등으로 스킨케어 성분을 함유해 페이셜 케어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설페이트계(sulfate) 계면활성제 무첨가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화학적 계면활성제의 부작용에 대한 인식과 천연 샴푸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많은 브랜드들이 설페이트 프리 샴푸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한국의 특유의 스킨케어 성분을 활용한 전문 헤어케어 제품 개발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최근 글로벌 브랜드가 러시아 시장을 떠나면서 로컬 브랜드와 CIS, 중국, 터키 브랜드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비즈니스 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한 중단기적인 시장 진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화장품 시장은 전쟁과 상관없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러시아의 마케팅 리서치 회사 디스커버리 리서치 그룹에서 발표한 ‘러시아 화장품, 향수, 퍼스널 케어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러시아의 화장품과 퍼스널 케어 제품 시장 규모는 7,129억 루블(한화 약 17조 1,309억원)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소비자들의 야외 활동이 줄어들고 소득 감소로 인해 화장품 사용이 줄었음에도 2020년 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다. 또한 2022년에도 러시아 전체 화장품 소비는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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