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핀테크社 인수... '디지털 혁신'으로 종합금융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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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 핀테크社 인수... '디지털 혁신'으로 종합금융 도약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8.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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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社 뉴지스탁 10번째 자회사로 편입
금융그룹 최초 핀테크 인수... 본격 DT 채비
2기 김태오號 포트폴리오 다각화 본궤도
비은행 기여 40% 육박... 그룹 호실적 견인
김태오 DGB금융 회장. 사진=DGB금융 제공
김태오 DGB금융 회장. 사진=DGB금융 제공

DGB금융그룹은 13일 핀테크 기업 뉴지스탁의 지분 74.03%를 인수해 그룹의 10번째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DGB금융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지속 추진 전략, 자본시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금융그룹이 핀테크사를 인수한 최초 사례다.

뉴지스탁은 '개인투자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기치를 내걸고 2011년 설립됐으며, 현재 1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12개 주요 증권사들과 제휴하고 있는 국내 정상급 알고리즘 주식투자 플랫폼 기업이다. 

뉴지스탁의 대표 서비스는 '젠포트'로, 소수 전문가들의 영역인 퀀트투자(데이터 기반 전략투자)를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게 해준다. 젠포트 서비스를 통해 투자자들은 누구나 쉽고 빠르게 투자 알고리즘을 직접 만들고 검증해 실제 자산관리까지 할 수 있다. 개개인의 투자전략에 최적화된 일종의 '비스포크형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알고리즘을 마켓에 올려 판매하거나 검증된 다른 투자자들의 알고리즘을 '젠마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젠문가' 서비스를 통해 전문가들의 알고리즘에 대한 교육 콘텐츠도 제공받을 수 있다.

현재 뉴지스탁 플랫폼에 축적된 투자 알고리즘은 260만건에 달하며, 매일 약 5,000건의 알고리즘이 새롭게 생성되고 있다. 100% 젠포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거래되는 자산규모(AUM)는 1,400억원, 월 주식 거래대금은 1조1,000억원이다. 최근 합리적 투자 성향을 지닌 밀레니얼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DGB금융그룹은 향후 뉴지스탁의 서비스 범위가 국내시장을 넘어 미국·중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으로 확대해 나가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그룹 계열사들과 연계해 고객들에게 알고리즘 주식투자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콜라보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뉴지스탁 인수를 통해 그룹의 디지털 자산관리 경쟁력을 대폭 업그레이드하고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룹 편입 후에도 뉴지스탁이 독자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양일국 기자
사진=양일국 기자

금융권에서는 이번 핀테크사 편입을 두고 DGB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한 단계 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DGB금융은 2019년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기반구축 원년'으로 선포한 이후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해 그룹의 비대면 채널과 마케팅 전략, 디지털 인프라 등을 총괄하도록 했다. 

이후 IT기획부의 명칭을 디지털금융부로 변경하고 디지털 전문인력을 확충했다. 이후 △IT혁신센터 신축 △계열사 모바일 플랫폼 구축 △DGB디지털 패셔니스타 발족 △스타트업 경진대회 개최 등 핀테크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지난해부터 디지틀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1월 삼성SDS와 '디지털 신기술 활용을 통한 상호 발전 협약'을 체결하고 4월 오픈 API 플랫폼 서비스도 론칭했다. 올해에도 'IM뱅크' 고도화, 'IM샵(#)' 출시, '피움랩' 개소,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디플렉스'와 '디지털도서관' 개관 등 디지털 생태계 조성으로 분주하다. 

 

2Q 비은행 부문 기여도 40% 육박

금융권 안팎에선 김태오 회장이 코로나 이전부터 추진해온 비은행 육성 전략이 DGB금융을 위기에서 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 코로나 확산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DGB금융은 2분기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DGB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는 41.6%를 기록했다. 김태오 회장 취임 직후인 2018년에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이 톡톡히 효자 노릇을 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8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8% 급증했다. 주식 거래대금이 전 분기 대비 축소된 영향으로 브로커리지 수입은 소폭 감소했지만 주력 수입원인 IB·PF 부문에서 크게 약진해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DGB캐피탈은 전년 동기 대비 112.2% 급증한 3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DGB자산운용의 경우도 운용자산합계가 8조4,419억원으로 전년대비 14.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3억원으로 같은 기간 76.9% 성장세를 보였다.

DGB금융그룹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비은행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이미 지방금융을 넘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 궤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DGB금융은 2011년 5월 지주 체제 출범과 동시에 사업 다각화의 첫 대상으로 여신전문금융 캐피탈 분야에 공을 들였다. 1년 만에 DGB캐피탈을 출범시킨 이후 DGB데이터시스템, DGB생명, DGB자산운용 등을 연이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최근에는 벤처캐피탈(VD)인 수림창업투자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로써 기존에 설립된 대구은행, 대구신용정보, 카드넷 등 3개 자회사 체제에서 시작해 현재 9개 자회사를 거느린 매머드급 지방금융그룹의 위용을 갖췄다.

2018년 하이투자증권 편입 이후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출범 초기 비은행 부문의 자산·순이익 비중은 1~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자산 24.1%, 순이익 43.8%로 급성장했다. 순이익 역시 올해 1분기 1,235억원으로 지주 창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오른쪽 여섯번째)이 2019년 10월 29일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열린 'DIGNITY 제2본점센터' 개점식에서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오른쪽 다섯번째) 및 내외빈과 테이프 컷팅을 하고 있다. 사진=DGB금융 제공
김태오 DGB금융 회장(오른쪽 여섯 번째)이 2019년 10월 29일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열린 'DIGNITY 제2본점센터' 개점식에서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사장(오른쪽 다섯 번째) 및 내외빈과 테이프 컷팅을 하고 있다. 사진=DGB금융 제공

이 외에도 DGB금융은 현재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성장과 수도권으로 거점지역 확장을 위해 'DIGNITY DGB금융센터'를 주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DGB금융그룹의 'DGB금융센터'에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의 수도권 두 번째 복합점포가 문을 열었다. 

대구은행 서울영업부와 하이투자증권 '강북WM센터'가 결합된 'DIGNITY DGB금융센터'는 은행과 증권이 한 공간에서 고객 맞춤형 '원스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번 복합점포 개점으로 DGB금융은 서울 2개(강남센터, DGB금융센터), 대구 3개(본점센터, 제2본점센터, 월배센터), 부산 1개, 대전 1개 등 총 7개의 DIGNITY 복합금융센터망을 보유하게 됐다. 하반기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사에 수도권 3호 복합점포 개점을 추진중이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코로나 이전부터 디지털 전환과 영업권 확장을 숙원사업으로 상정하고 준비해왔다"면서 "이번 핀테크사 편입을 통해 플랫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미래 수익분야을 선점함으로써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걸음 다가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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