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돌파구 찾아라"... 패션업계 '니치향수'에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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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돌파구 찾아라"... 패션업계 '니치향수'에 눈독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01.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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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이어 향수로 매출 부진 '돌파'
MZ세대 중심 인기몰이... 니치향수 '블루오션'
"기존 화장품 사업 연장선... 포트폴리오 확대"
엑스니힐로 제품이미지.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엑스니힐로 제품이미지.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업계가 코로나 영향과 해외 시장 부진으로 전반적인 타격을 입은 가운데 향수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으로 색조 화장이 어려워지자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을 향수로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2013년 4,408억 원에서 2018년 5,896억 원까지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6%나 된다. 2023년에는 6,5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니치향수'다. 니치향수란 보편적인 향기보다는 특별한 향기를 찾으면서 소수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향수를 만들어내는 브랜드를 말한다.

특히 국내 백화점에서도 니치 향수 브랜드는 2019년 기준 20~50%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는 추세다. 이에 새로운 활로로 '향수'를 선택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주요 니치향수 브랜드의 지난해(1~11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비대면 소비의 영향으로 온라인 매출은 570%나 급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니치향수 사업 강화에 나섰다. 최근 '엑스니힐로'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에 국내 첫 매장을 오픈했다. 엑스니힐로는 2013년 프랑스 파리에서 만들어진 럭셔리 향수 하우스로, 초고가 향수 컬렉션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엑스니힐로 향수의 가격은 100mL 기준 40~50만 원대에 달한다.

또 다른 패션기업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톰브라운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향수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톰브라운은 6가지 스타일로 디자이너 톰브라운의 생일인 09. 27. 65 숫자를 사용해 네이밍했고 숫자 뒤에 01~05를 추가해 독특한 제품명을 만들어냈다. 삼성물산은 향수 컬렉션 론칭으로 국내 고객과의 소통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톰브라운 향수는 35만 원~43만 원대에 달한다.

에타페 제품이미지. 사진= 지앤코.
에타페 제품이미지. 사진= 지앤코.

써어스데이 아일랜드, 티아이 포맨, 바이엘록 등의 브랜드로 캐주얼 의류를 판매하는 의류 전문 업체 지엔코는 프리미엄 니치 향수 브랜드 '에타페'를 론칭하며 브랜드의 방향을 확장했다. 에타페는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W컨셉'에 입점해 젊은 층 사로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명품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는 2022년 향수 론칭을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향수 및 화장품 제조사인 인터퍼퓸과 향수 제작을 위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인터퍼퓸은 몽클레르의 향수와 향에 관련된 아이템을 제작 및 생산하며 해당 상품들은 몽클레르 단독 매장뿐만 아니라 백화점 매장과 면세점을 통해 유통된다. 몽클레르와 인터퍼퓸의 첫 향수 컬렉션은 2022년 1분기에 론칭될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업체들이 초고가 향수를 앞다퉈 선보이는 이유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싼 가격을 내더라도 자신을 표현하고 각인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가 수입 향수에 지갑을 열고 있다.

향수 사업은 기존에 패션기업들이 펼치던 화장품 사업의 연장선으로 향수 품목 라인을 추가하는 등 기존의 뷰티 사업과도 크게 이질감이 없어 포트폴리오를 확대에도 무리가 없다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향수 시장은 작은 편이지만 '나만의 향'을 추구하는 니치 향수 시장 규모는 2010년 이후 지속 확대되고 있다"며 "패션기업의 향수 브랜드들이 점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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