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새 몸값 3배 '껑충'... KB국민銀, 부코핀뱅크 투자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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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새 몸값 3배 '껑충'... KB국민銀, 부코핀뱅크 투자 통했다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1.01.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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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인수 후 부코핀뱅크 주가 309% 급등
인수가 기준 3배 이상 차익 달성, 투자 결실
글로벌 사업 전략 名家... 허인 행장 '선견지명'
인도네시아 부코핀뱅크(Bank Bukopin) 본점.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인도네시아 부코핀뱅크(Bank Bukopin) 본점.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지난 7월 KB국민은행이 경영권을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뱅크 기업 가치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종가 기준 부코핀뱅크 주가는 585루피아(45.69원)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6월 말 주가는 189루피아에 불과했다. 6개월도 채 안 돼 309% 이상 급등했다. 

인수 당시 부코핀뱅크 신주 가격이 주당 190루피아로 책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KB국민은행은 투자금 대비 3배 이상 평가차익을 달성한 셈이다. 투자 결실이 빛을 발하면서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선견지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위기로 한 때 부코핀뱅크의 주가가 반토막이 난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은행 인수 이후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부코핀뱅크의 기업 가치는 국민은행 인수 전과 후로 구분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KB국민은행의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무엇보다 현재도 코로나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주가가 보여주는 기대감의 의미는 매우 깊다. 

 

KB국민은행 인수 이후, 부코핀뱅크 신용등급 대폭 상승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부코핀뱅크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매우 좋다. 국민은행 전격 인수 이후 부코핀뱅크의 신용등급은 대폭 상승했다.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최대 신용평가사 페핀도는 부코핀뱅크의 신용등급을 'idA-'에서 'idAA'로 상향 조정했다. 후순위 채권 등급도 'idBBB'에서 'idA+'로 높였다. 

이어 10월에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부코핀뱅크의 신용등급을 'AAA'로 상향 수정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부코핀뱅크는 KB국민은행의 성장 잠재력과 수익성이 높은 신흥 금융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받을 것"이라며 "두 은행 간 통합 시너지 효과를 통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부코핀뱅크 인수의 숨은 주역, 허인 KB국민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부코핀뱅크 인수는 허인 행장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고민과 노력의 산물이다. 허인 행장은 신남방 영업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자 전행적 차원의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허인 행장은 지난 2017년 공식 취임 이후 현지 영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금융 수요 등 관련 사항들은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현지 중앙은행 관계자들과 면담을 지속적으로 갖으면서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물론 과정이 늘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초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시중 은행들은 계획했던 해외 시장 전략을 추진하지 못했다. 특히 국내 은행 상당수가 신남방 지역에 집중하면서 답보상태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은 포기하지 않았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변화에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했다. 그 결과 코로나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 활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

KB국민은행은 두 차례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부코핀뱅크의 지분 67%를 확보했다.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최종 확보했다. 

1970년 설립된 부코핀뱅크는 자산 기준 인도네시아 14위권 상업은행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전역에 45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고객과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택금융을 포함한 소매금융, 디지털뱅킹·리스크관리 부문 등 역량 이전을 통해 부코핀뱅크의 가치 증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맞춤 전략을 추진해 현지에 특화된 금융 모델을 정착해 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동남아시장을 중심축으로 글로출 진출 기반을 다지며 시장 지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부코핀뱅크가 연간 순이익만 500억원에 달하는 알짜 은행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부코핀뱅크는 진출 고객과 로컬 협력사의 다양한 금융 니즈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며 "계열사인 KB손해보험·캐피탈·국민카드 등과 함께 현지 금융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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