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다이공 거래 증가·고정비 감소 효과
목표 매출액 1조6000억 달성은 미지수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올해 3분기 급성장 전망이 나오면서 백화점 사업부의 부진한 실적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면세점 매출의 가파른 성장세로 내년엔 적자를 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중국 법인형 다이공(대리상) 매출액 상승과 사업 확장 등 판매채널이 강화돼 평균 일매출이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매출은 올해 3~5월 25억원 수준에서 6월 35억원, 7월 40억원, 8월 60억원, 9월 80억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소비 회복과 중국 내 수입화장품 선호, 신규 오픈 등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3분기 현대백화점 전체 실적 상승에 면세점 역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 백화점사업부는 올해 3분기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와 긴 장마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어 의류·패션·잡화 품목군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해외 명품 판매는 늘었지만 마진율이 낮고, 특정 점포에 집중돼 실적 개선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반면, 면세점 부문 순매출은 2601억원으로 전년대비 24%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143억원으로 적자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시내면세점의 일 평균 매출은 60억원으로 전 분기 28억원의 두배를 훌쩍 넘겼다. 법인형 다이공 거래비중 증가로 상품 마진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외형 매출 성장에 따른 고정비 감소효과로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8년 11월 1호 시내면세점인 무역센터점을 열며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 2018년 4분기 25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 141억원까지 적자폭을 줄여왔다.
올해 면세사업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지만 임대료 부담이 가장 큰 인천공항에 입점되지 않았고, 코로나로 면세품이 시내로 풀리면서 풍선효과를 입었다.
실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19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181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때 매출은 27%(419억원) 늘었고 영업손실은 56억원 개선됐다.
타 경쟁사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주요 면세점 3사는 모두 대규모 영업손실을 입었다. 롯데면세점의 반기 매출액은 1조 4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735억원에 달했다. 신라면세점은 47.4% 감소한 1조 2898억원, 영업손실 965억원, 반기순손실은 1027억원에 달했다. 신세계면세점도 매출액이 45.7% 감소했고, 영업손실 694억원, 반기순손실 158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면세점 매출이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의 올해 5월 매출액은 1조 179억원, 6월은 1조 1130억원이었다. 4월 9867억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두 달 만에 매출액이 12.8% 오른 것이다. 면세점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은 4월 35만4362명에서 6월 57만2457명으로 61.5% 대폭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코로나 시기 면세사업을 확장하면서 우려가 나왔지만 동대문 두타 면세점으로 인한 고정비 준산과 인천공항의 임대료 정책 변화 등의 호재가 겹쳐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며 "향후 코로나 변수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현재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매출액 규모가 2000억원 수준이라 초기 황해연 대표가 목표로 삼은 1조 6000억원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