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운영, 30% 깎아주니... 인천공항免 재입찰, 이젠 '과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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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운영, 30% 깎아주니... 인천공항免 재입찰, 이젠 '과열' 걱정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9.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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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공항 1T 재입찰... 업계 "해볼만 하다"
인천공항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인천공항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면세업계가 5일 앞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재입찰을 두고 분주해졌다. 올해 2월 사상 처음으로 면세점이 유찰되자 인천공항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이달 22일까지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사업권 재입찰 신청을 받는다. 기존 신청기한은 14일이었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미뤄졌다.

국내 면세점은 이달 7월 1조2516억원을 기록하며 전달대비 12.5%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2조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를 찾는 외국인 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3~6월동안 국내를 찾은 외국인은 9만7000여명으로 전년대비 98% 감소했다. 면세점 빅3(롯데·신라·신세계)의 상반기 영업 적자 합산은 2444억원에 이른다.

이에 주요 면세점들은 생존을 위해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 운영 시간을 단축하고, 서울 코엑스점과 부산점의 휴무일을 일요일과 월요일 주 2회로 늘렸다. 

신라면세점도 제주공항점, 제주시내점, 김포공항점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더불어 서울 시내점과 인천공항점은 단축운영 중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올해 5월부터 강남점과 부산점의 영업 휴무일을 주2회로 늘렸다.

롯데면세점은 해외사업까지 축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만법인을 철수했고, 하반기 태국과 인도네시아 사업도 접을 예정이다. 이에 롯데면세점의 해외 사업장은 기존 8개국 14개점에서 6개국 12개로 감소된다.

면세업계는 코로나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번 인천공항 재입찰 조건이 파격적이라 마냥 포기하기도 어렵다. 초기 공항과 업체간 의견 마찰이 있었지만 공항 측에서 모든 조건을 수용해줬다. 임대료도 30% 낮췄고, 공항 여객수가 코로나 이전 80% 수준 회복까지 매출 연동제를 실시한다. 또한 운영기한도 10년으로 늘렸다. 

내년 하반기 코로나 종식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어려움만 넘기면 향후 10년간 충분히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입찰 대상은 ▲DF2 향수·화장품 ▲DF3 주류·담배·식품 ▲DF4 주류·담배·식품 ▲DF6 패션·기타 ▲DF8 전 품목 ▲DF9 전 품목 등 6개 사업권 33개 매장이다. 현재 DF3은 롯데면세점이, DF2·4·6은 신라면세점이 운영 중이다. 앞서 지난 3월 입찰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던 DF7(패션·기타)을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가져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이번 입찰을 모두 포기하면 인천공항에서 완전 철수하게 되고, 향후 10년간 진입이 어렵다. 롯데와 신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시장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 반면, 현대면세점은 최근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어, 이번 인천공항 재입찰을 통해 점유율을 대폭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이 이전과 달리 과열 양상을 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제시한 조건이 너무 파격적이라 이번 입찰에 후발주자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전망된다"며 "롯데와 신라의 경우 인천공항을 다 뺏기기엔 부담스러워 이를 방어하기 위한 베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면세점들이 입찰 검토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입찰 참여를 염두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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