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위 통해 보상" 삼성생명案도 거부... 암보험금 협상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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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위 통해 보상" 삼성생명案도 거부... 암보험금 협상 난항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4.2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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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대법원 판례대로"... 암환자들 "최초 약관대로"
전문가들 "强對强 대치는 서로 손해, 얼굴 맞대고 대화해야"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앞 '보암모' 농성 현장. 사진=양일국 기자.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앞 '보암모' 농성 현장. 사진=양일국 기자

요양병원 암입원보험금 지급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생명과 환자모임 간 분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암환자들은 지난해 9월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24시간 항의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삼성생명 본사 2층 고객센터를 점거하며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자 삼성생명은 지난 1월 업무방해와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보암모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컨테이너에 설치된 고성능 스피커로 구호를 반복해 정상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삼성생명 측은 본사 2층을 점거한 보암모 회원들에게도 퇴거를 요구한 상태다.

취재진은 23일 시위 현장을 찾아 양측의 입장을 들어봤다.

갈등의 핵심은 요양병원 입원 치료를 직접적인 암치료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자 모임'(보암모) 회원들은 "계약 당시 약관에 요양병원 관련 조항이 없었기 때문에 삼성생명 측이 당연히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보암모의 회원 이모씨는 "2017년 유방암 진단으로 삼성생명으로부터 총 9,488만원의 보험금을 받았지만 요양병원 입원보험과 지연이자 5,558만원을 지급받지 못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1심 법원은 지난해 8월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줬다. 이씨가 요양병원 입원기간 중 20회 외출하는 등 일상생활이 가능했고 요양병원에서 직접치료를 받지 않았으며 의사의 관리 하에 치료에 전념하지 않았다는 것이 판결의 근거였다.

보암모 관계자는 해당 판결에 대해 "암 환자의 극심한 고통을 정량적인 수치로 입증할 수 없어 답답할 뿐"이라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이씨는 보호자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병원과 집을 오고간 것인데 그런 판결이 나와 항소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씨는 요양병원 퇴원 후 건강이 악화돼 이달 22일 재수술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반면 삼성생명 측은 이번 분쟁에 대해 "이미 대법원 판례에 '암 치료 직접목적 입원'의 정의가 나온 바 있어 관련 기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법원 2013다9444 판례에 따르면 직접치료는 '암 증식을 억제하고 암의 성장으로 인한 중대한 병적 증상을 호전하기 위한 치료'에 해당된다. 판례는 '암 치료 후 후유증이나 합병증 치료는 직접치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보암모 회원들은 삼성생명 측이 문제의 판례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암 환자들의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보암모 회원 A씨는 "일반적으로 2~3일, 길어야 7일 안에 퇴원해야 하는 대학병원 치료 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요양병원 치료는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회원 B씨는 "요양병원 치료를 보장해 줄 수 없다는 내용이 계약 당시 약관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러한 논란을 의식해 2018년 9월 분정조정위원회에서 말기암 환자의 입원, 집중 항암치료 중 입원, 암수술 직후 입원 등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요양병원 입원비를 지급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삼성생명 측은 요양병원의 의료행위 가운데 주치의가 직접치료로 인정할 경우에 대해선 보험금 지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주치의 소견서를 제출하면 재심사가 진행되며 실제로 보험금을 지급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삼성생명 측은 중재위원회를 통해 보상 여부와 금액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지만 보암모 회원들은 제안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이 제안을 거부한 이유를 묻자 보암모의 한 관계자는 "약관대로 당연히 받아야 할 보험금을 왜 협의해야 하느냐"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분쟁과 관련해 한 변호사는 "직접치료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감안할때 여러가지로 환자들이 불리한 측면이 있지만 시위와 대화를 병행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변호사도 "강대강 대치가 계속될수록 양측이 득을 얻기보다는 갈등의 골만 깊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맞대고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하자 삼성생명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들의 입장을 세심하게 고려하는 것이 본사 방침이며 여러 경로로 대화와 중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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