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오너만 잔치?... 주주 67% 배당, 위기 속 약속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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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오너만 잔치?... 주주 67% 배당, 위기 속 약속지켜"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4.1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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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은 IR서 약속했던 사안...주주 이익 우선에 최선"
"순익 급감은 착시... 전자지분 매각 빼면 19.2% 수준"
"직원급여만 감액? 임원은 3년실적 합산해 분할 지급"
삼성생명 사옥. 사진=시장경제DB
삼성생명 사옥. 사진=시장경제DB

최근 보험업계는 초저금리로 인한 역마진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상사태를 맞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9일 열린 '금융업권 크레딧 이슈 점검' 간담회에서 "2014~2015년보다 2016~2018년 새 한화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KDB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의 역마진이 심해졌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삼성생명은 2014~2015년 0.97%였던 역마진 수치를 2016~2018년 중 0.64%로 줄였지만 업계 전체에서 세 번째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이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고액 배당금을 통해 오너 일가들의 배를 불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일부 매체도 삼성생명의 배당금 문제를 비판했다. 최근 당기순이익이 39% 급감해 임원 임금이 동결되고 직원 급여도 삭감됐는데 오너 일가는 배당 잔치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삼성생명 관계자는 16일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배당 수준은 투자설명회(IR)에서 이미 약속했던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앞서 2019년 투자설명회(IR)에서 배당성향을 최대 5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당시 주주들로부터 크게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주주들과 한)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1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2019년 1주당 배당금을 2,650원으로 의결했다. 총액은 4,758억7,316만원이다. 이는 약 48%의 배당성향으로 2018년보다 22% 증액된 수치다. 동종업계 대비 20%p 이상 높은 수준이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20.76%)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친인척과 계열 법인은 32.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진=삼성생명 제공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진=삼성생명 제공

삼성생명 관계자는 "오너 일가 지분 외에 나머지 67%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이익이 급감한 것처럼 보이는 것 또한 명백한 착시현상"이라고 피력했다. 순이익이 줄어든 결정적인 요인은 기존 보유했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 감소분은 언론보도와 달리 19.2%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최근 불어닥친 업계 불황을 감안하면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또 "이미 2019년에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익을 2년에 걸쳐 1,185억씩 배당하기로 공식 발표한 바 있지 않나. 한번에 몰아서 배당하지 않는 이유는 당연히 이듬해에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를 막기 위한 것이다."

직원들의 급여가 줄어들었다는 문제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직원들의) 상여금이 삭감된 것은 사실이며 송구한 마음"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액수를 묻는 질문에는 "직원들마다 지급 기준이 상이하기 때문에 명확한 수치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우리 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이 불황이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생명의 2018~2019년 사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9,800만원에서 9,400만원으로 4% 감소했다. 저조한 영업실적으로 성과급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임원들의 임금이 어떻게 변동됐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먼저 "현성철 사장의 급여도 지난해에는 삭감됐다"고 답했다.

설명에 따르면 현성철 사장은 2018년 2월부터 근무했기 때문에 당해 11개월치 급여를 받았다. 반면 2019년은 12개월치 급여를 모두 받았음에도 연도별 총액을 비교하면 200만원 증액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월 평균으로 계산하면 2018년에 1억2,500만원, 2019년에는 1억1,500만원으로 8%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들의 급여 총액이 올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인사들의 승진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례로 김대환 부사장의 임금이 상승한 것을 언급하며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영향이며 배당과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삼성생명은 임원 임금 지급 내역과 책정 근거를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직원들의 급여는 줄었음에도 임원들의 임금이 동결 수준인 점을 들어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취재진은 '직원들의 성과급이 줄었다면 임원들의 임금도 마찬가지로 축소되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삼성생명 관계자는 "공시한 바와 같이 임원들의 상여금은 직전 3년의 영업실적을 향후 분할해 지급하도록 돼 있다"고 답했다. 

임원들의 현재 성과급은 지난 3년의 실적이 반영된 것이며 최근의 사업 부진은 향후 몇년에 걸쳐 임금에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3년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성과급을 책정하는 이유는 임원들이 단기적 성과에만 매달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직 문화"라고 부연했다. 

반면, 직원들의 경우 통상 전년도 영업 실적을 기준으로 성과급이 책정되므로 최근 실적 부진의 여파가 비교적 빨리 체감된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데 일부 언론들이 다소 일방적인 문제를 제기해 유감스러울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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