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와이어링하니스' 부품 공급이 중단된 것과 관련, 중국 생산 공장의 방역 시스템을 완비하는 부품 수급처를 다양화하는 등 공장 조기 가동을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6일 현대·기아차는 지난주부터 협력사들과 함께 중국 외 지역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와 동남아시아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중국 생산 재개 시 부품 조달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킨다는 복안이다. 

'와이어링하니스'는 차량 내 각 전자장치를 연결하는 통합 배선장치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당초 지난달 말까지였던 춘절 연휴기간을 이달 9일까지로 연장하면서, 중국에 공장을 둔 한국 협력사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예상치 못한 악재로 현대·기아차는 차량 생산에 발목이 잡혔다. '와이어링하네스' 재고는 통상적으로 1주일치 수량을 확보하는데,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차량 생산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현대차는 울산·아산·전주공장 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일시 휴업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기아차의 경우, 감산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와이어링하니스' 재고는 이미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지난주부터 와이어링 하니스 중국 협력사의 생산 재개를 위한 조치를 추진하는 등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일 산업부, 외교부 등과의 협력 하에 칭다오 총영사관을 통해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의 핵심 거점인 산둥성으로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공문에는 국내 자동차 생산 차질 시 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해 일부 공장이라도 엄격한 방역 관리 하에 생산이 가능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무엇보다 방역 강화를 통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중국(HMGC) 임원들도 산둥성 정부 관계자들과 직접 연락해 생산 재개 방안을 협의했다. 산업부, 외교부, 주중 칭다오 영사관도 자동차 생산 중단으로 인한 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산업부와 외교부는 지난 1일부터 가장 시급한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 중국 공장의 생산 재개를 위해 외교부와 함께 중국 지방정부와 협의에 나섰다. 중국 칭다오 총영사관은 산둥성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공장 조기 가동 필요성을 설명하고, 가동에 필요한 조치 등을 논의했으며, 주한 중국 대사관 상무관, 산둥성 한국대표부 통해 산둥성 내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이 위치한 시(市)정부들과 공장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으로 현대·기아차는 협력사 임직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방역 시스템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사들과 함께 작업장 내 소독은 물론 열화상 카메라 설치, 마스크 등 개별 공급, 체온기 및 세정제 작업장 비치, 전 작업자 하루 2회 체온 측정 등 사업장 방역 및 직원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벤처부도 국내 중소 부품사뿐만 아니라 국내 부품사의 중국 사업장에 대해서도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경신, 유라, THN 등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사들도 직원 안전을 위해 철저한 방역 관리에 나서는 한편 시(市) 정부에 직접 공장 가동 재개를 요청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한 불가항력적 상황이지만, 정부와 기업이 함께 어려움 타개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긴급 자금 지원이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경영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