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대 성장 쇼크' 온다"... 한국경제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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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대 성장 쇼크' 온다"... 한국경제 경고음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2.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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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쇼크 겹쳐 수출전망 뚝... 英기관 "GDP 올해 1.5%"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글로벌 기관들이 국내 수출과 GDP 증가율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중간재 비중이 높고, 이번 사태로 인한 내수 경기 악화 우려를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5%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전문가들은 신종코로나 사태가 일시적인 쇼크지만 연간 성장세 타격은 불가피다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기업들의 설비투자 지연도 우려했다.

9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투자은행과 경제연구기관 등의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올 1월 2.3%에서 이달 2.1%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을 0.5% 가장 낮게 전망했다. 이외 '소시에테 제네랄'은 1.7%, 'JP모건스 체이스'는 1.8%로 모두 2%미만으로 수출 증가율을 예상했다.

이 기관들의 전망치는 모두 지난해 말 정부가 내놓은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3.0%보다 한참 낮은 수치다.

한국의 이러한 하향 조정은 코로나 사태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달 초 내놓은 별도 보고서를 통해 "한국 1월 상품 수출이 전년보다 6.1%감소하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라며 "부진한 세계 교역을 반영한 것인데 이같은 현사이 중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투자 관련 전망도 수출 증가율 전망과 마찬가지로 한 달 새 하향 조정됐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한국의 올해 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1월 2.0%에서 0.1%포인트 하락해 1.9%로 소폭 내려갔다.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스탠다드차타드가 각각 0.8% 증가로 전망했다.

한국의 중국산 중간재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이같은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산 중간재 수입 차질로 한국 산업이 받은 타격은 현대기아차,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드러났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중국과 홍콩으로부터 수입하는 식료품·에너지 제외 중간재 규모는 673억 달러(약 80조3천억원·2018년 기준)에 달한다. 규모 기준으로는 주요국 가운데 미국(1700억 달러) 다음으로 가장 크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 같은 측정법에 따르면 베트남 다음으로는 한국과 필리핀 경제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하다"며 "한국의 자동차나 전자제품, 일본의 섬유 등 중국 생산업체에 기대고 있는 아시아 생산업체가 특히 중국 산업생산 차질에 취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반도체 등 전자제품과 유통 등이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타격을 받을 업종으로 지적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달 6일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중국 안팎에서 소비심리와 소비지출을 위축시키고 생산·공급망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수 산업의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서는 국내 기업 가운데서도 유통, 자동차, 반도체·전자, 정유, 화학, 철강 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주요 성장 동력인 수출과 설비투자 하향 전망이 잇달아 나오자 올해 성장률 전망도 함께 하향전망 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2.5%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조정 폭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3번째로 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2.0%로 낮췄다. JP모건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2.3%에서 2.2%로 낮췄다.

한편, 글로벌 기관의 하향 조정 전망에 따라 한국 은행이 이달 27일 내놓은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가능성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올해 한국 GDP 성장률을 2.3%로 제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 1분기 성장률이 -0.7%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7% 안팎으로 예상한다"며 "신종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미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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