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케이스 될라... 백화점, 특약매입 단속에 신년 세일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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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케이스 될라... 백화점, 특약매입 단속에 신년 세일 '눈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12.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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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특약매입 지침 본격 시행... 김 빠진 세일행사
백화점 신년 세일 행사 전경. 사진= 롯데백화점
백화점 신년 세일 행사 전경. 사진= 롯데백화점

주요 백화점이 내달 2일부터 일제히 신년 정기세일을 진행하지만 예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0년부터 협력사에 정기세일 할인액의 절반을 부담하도록 한 '특약매입 지침'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괜히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시범 케이스가 될까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이에 주로 직매입이나 단독제품 위주로 행사 상품을 꾸렸다. 

롯데백화점은 신년 세일 마케팅으로 '롯데 쏜데이 2탄'을 준비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에어팟 프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네이버 검색창에 '롯데 쏜데이' 검색 후 롯데백화점 앱 이벤트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20명 고객에게 에어팟 프로를 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준다. 또 2일과 10일 각 5000명에게 롯데백화점 전 지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쿠폰 1만원권을 나눠준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일러스트 작가 도널드 로버트슨과 협업한 친환경 장바구니 1만 개를 무료로 증정한다. 신청 방법은 오는 1월 2일부터 롯데백화점 앱을 통해 선착순으로 가능하며, 롯데백화점 사은 행사장에서 1월 17일부터 2월 16일까지 수령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은 새해 첫날 수확한 농산물 등을 경품으로 증정하고, 직매입 상품 할인과 상품권 증정 등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협력사의 재고 소진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내년 2일~4일 압구정본점 등 경인 지역 10개 점포에서는 각 2020명씩 총 2만200명에게 새해 감사 선물을 증정한다. 2일에는 유리병에 담은 만년설 딸기 7000명, 3일과 4일에는 계란과 진공미를 각각 7000명, 6200명에게 제공한다. 감사 선물은 구매 금액과 상관없이 해당 점포 식품관을 방문한 고객 중 현대백화점 모바일 앱 내 이벤트에 참여하면 선착순으로 나눠준다.

신세계백화점은 해외 유명 브랜드 등 시즌 오프를 진행한다. 톰브라운·플리츠플리즈·바오바오·이세이미야케·릭오웬스 등 명품 제품을 할인가에 판매한다. 더불어 5일까지 신세계 삼성카드로 단일 패션 브랜드 합산 60·100만원 이상 구매하면 구매 금액의 5% 상품권을 증정하는 사은행사도 진행한다. 또 10~24일에는 신세계 씨티 클리어 카드로 전 장르 합산 20·40·60·100만원 이상 사면 구매 금액의 5%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2020년 1월1일부터 2022년 10월30일까지 '대규모 유통업 분야의 특약매입거래에 관한 부당성 심사지침(특약매입 지침)'을 시행한다. 주요 골자는 백화점이 세일을 진행할때 협렵업체가 참여하면 행사 비용의 절반을 부담한다는 내용이다. 당초 시행은 지난해 10월30일부터였지만 코리아세일페스타와 겹쳐 유통기업들의 참여 독려를 위해 내년 1월1일로 유예했다.

지금까지 백화점은 협력업체의 할인제품에 대해 일부 부담을 해왔지만 향후 할인가의 절반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부담하지 않으려면 협력업체의 '자발성'과 '차별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요건기준이 모호해 사실상 적용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올해 주요 백화점들의 세일기간도 다소 줄어들었다.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1월2일부터 19일까지 18일간으로 지난해보다 1일이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은 1월2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하며 백화점 빅3중 가장 짧은 12일만 진행한다.

주요 백화점들은 공정위 특약매입 지침의 자발성 요건을 의식해 입점업체들에게 공지하고, 업체들의 세일 참여여부, 할인율, 판촉방식 등을 직접 정할 수 있게 했다. 기존 백화점이 일괄적으로 정하고 개별통보하는 방식과 달라진 모습이다. 

입점업체의 자발적 요건을 충족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온다. 먼저 각 지점별 수백개 입점업체 각각의 행사 내용을 취합 정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세일행사 진행이 원활하지 못하다. 

업계 관계자는 "수백개 입점업체 각각의 행사 내용을 취합하고, 이를 조율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라며 "때때마다 트렌디한 행사 기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진행될 시즌 세일행사에서도 신년세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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