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적자 두산免, 결국 철수... 강북노리는 현대百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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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 적자 두산免, 결국 철수... 강북노리는 현대百 '군침'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10.3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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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 이어 두번째 면세특허 반납...적자·외형키우기 실패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시너지... "협의에 따라 운영여부 결정"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018년 11월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오픈 기념행사에 참여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018년 11월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오픈 기념행사에 참여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두산그룹이 3년간 60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한 면세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사업장과 인력을 타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진행중이다. 현대백화점이 두산에게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지며 업계 시선이 모이고 있다.

◇연이은 적자에 규모키우기 실패한 두산... 결국 면세특허 반납

두산그룹은 이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면세특허권 반납을 결정했다. 올해 9월30일부로 영업을 종료한 한화에 이어 두번째다. 한화는 3년간 약 1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두산그룹은 2015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보유하고있던 면세특허를 가져와 2016년 5월 동대문 두타몰에서 면세사업을 개점했다. 두타 면세점은 2016년 5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지만 당해 1110억원, 2017년 4436억원을 기록하며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2018년 최초로 목표액을 초과한 681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는 35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과도한 송객수수료에 발목을 잡혀 수익성 개선에 실패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3년간 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477억원의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017년 139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8년은 사업시작 최초로 1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를 타개하고자 지난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두산은 규모의 경제인 면세사업에서 연이어 외형키우기에 실패하며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현대백화점免, 강북진출 기회... 두산 제안 받아들일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오픈하며 약 1년여간 운영중이다. 초기 연이은 적자에 우려가 나왔지만 올해 4분기 적자규모가 줄어들고 반등 전망이 나오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 역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외형적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면세쇼핑 중심인 강북지역 진출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두산면세점이 위치한 동대문은 매우 구미가 당길만한 제안이다. 두산그룹이 적자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첫 흑자로 돌아선만큼 두산면세점도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규오픈보다 이미 자리잡은 면세점을 이어서 운영하는 것은 초기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어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동대문은 명동과 인접해있고, 중국인들 필수 관광코스인만큼 향후 사드보복이 풀리고, 중국 유커들이 다시 찾으면 상권은 지금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더불어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이 인접해있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현대백화점은 기업 주요 사업이 유통업인만큼 운영 노하우면에서도 중공업이 주요 사업인 두산보다 좋은 효율을 낼 것으로 진단된다. 이미 강남면세점을 운영하면서 1년만에 반등을 기대하게 하고 있어 이런 진단에 무게가 실린다.

면세사업권은 정부허가 사안이라 기업끼리 거래할 수 없지만 올해 시내면세점 입찰에 주요 면세업자들의 관심이 적어 경쟁은 기존에 비해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1월 예정된 시내면세점 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획득하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두타면세점 영업장 층고가 낮고 비좁아 이어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두산은 사업과 인력의 승계를 요구 조건으로 걸고 있어 이를 현대백화점 측이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자사가 소유한 시티아울렛에 면세사업을 운영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강북 진출은 매력적이지만 기존 인력 승계와 두타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임대료 등의 지출은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두산 측에게 제안을 받아 현재 협의중에 있다"라며 "고용 및 브랜드 승계 등 폭넓은 내용을 협의하고 있으며, 협의 내용에 따라 두산면세점 운영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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