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출처없는 GS건설 '제이드자이' 분양가 23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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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출처없는 GS건설 '제이드자이' 분양가 2300만원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6.0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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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자이 2300만원 고분양가’ 경실련 기자회견 도마위
근거 묻자 “언론에서 나온 수치, 장관도 고분양가 비판”
제이드자이 분양가 관련 기사, 합리적 근거 제시 전무
경제정의실천시민엽합회 홈페이지 메인화면의 모습. 사진=경실련 홈피 캡처
경제정의실천시민엽합회 홈페이지 메인화면의 모습. 사진=경실련 홈피 캡처

지난달 30일 개최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의 ‘과천 제이드자이 고분양가’ 기자회견에 아쉬움이 남는다. ‘썰’로 열린 기자회견이었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지난달 30일 ‘대통령은 민간업자 특혜사업으로 변질된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 분양을 중단하고, 관련자를 수사하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GS건설이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지은 ‘과천 제이드자이’(S9블록)의 분양가가 터무니없이 높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 개최 이유였다.

실제로 이날 경실련의 발표 자료를 보면 ‘아파트 분양에서도 수익이 예상된다. GS건설 등과 공동시행하는 S9블록(과천 제이드자이)의 경우 언론에 공개된 분양예상가는 평당 2300만원이다. 하지만 조성원가 기준으로 산출한 택지비는 평당 526만원으로 적정건축비(평당 450만원) 를 더할 경우 분양가는 평당 980만원이며, 건설사와 LH공사가 계약한 공사비(606만원) 기준으로해도 평당 1132만원’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 문구를 토대로 많은 매체가, '평당 1000만원이면 되는 과천 제이드자이를 GS건설이 두 배 비싸게 팔려고 한다'는 식의 기사를 냈다.

그런데 과천 제이드자이의 공식 분양가는 아직 발표된 바 없다. 현재 협상 중이기 때문이다. 분양가격 승인은 보통 분양 이틀 전에 결정된다.

GS건설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곳(과천 제이드자이) 분양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무리한 의혹제기를 지양해 달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렇다면 경실련은 어떤 근거로 과천 제이드자이 분양가를 ‘2300만원’이라고 주장한 것일까.

경실련 관계자는 “언론에서 나온 수치였고, 김현미 장관도 공개적으로 고분양가를 비판했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답했다.

경실련이 공신력있는 정부기관이나 민간연구기관, 혹은 내부 사정을 매우 잘 알고 있는 제보자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분석을 통해 '분양가 2300만원'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 아니라,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는 설명이다.  

경실련이 말한 '분양가 2300만원' 기사를 살펴봐도 근거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주변 단지와 비교를 했다든지, LH나 GS건설에 사실 확인을 거쳤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는 없었다. 심지어 동네 공인중개사의 예상 분양가 인터뷰 내용도 없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이라는 모호한 문구를 통해 기자 스스로도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기사가 유독 눈에 띄었다. 

시민단체가 건설사의 고분양가 정책을 견제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경실련도 공공성을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천 제이드자이’ 기자회견만 놓고 보면 경실련의 태도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금까지 경실련이 보여줬던 행보와 비교하면 신뢰도와 무게감이 상당히 떨어진다. 무엇보다 주장 내용에 대한 근거가 부실하고, 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팩트체킹에 소홀한 점은 비판받을 소지가 충분하다. 

경실련 보도자료 꼬리말에는 ‘경실련은 비영리·공익성·비당파성·자율성의 원칙과 실사구시로 땀 흘려 일하는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실현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실사구시(實事求是)’란 사실에 입각해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지난달 30일 ‘과천 제이드자이 고분양가’ 기자회견이 과연 실사구시의 대원칙에 부합하는 지 되돌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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