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권침해" 반발 부른 비상교육의 강제 금연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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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권침해" 반발 부른 비상교육의 강제 금연흡연 이유로 인사 불이익·성과급 미지급
흡연권과 행복추구권 박탈되는 직원들
"금연 성공 직원에 대한 포상은 미미"
비상교육. 사진=시장경제신문 DB

"금연 강요가 도를 넘었습니다. 인권침해 아닌가요?" 비상교육에서 근무 중인 한 직원의 하소연이다. 

앞서 한달 전 본지는 비상교육이 과도한 금연정책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사측이 금연정책이란 명목으로 소변검사·피검사·모발검사까지 진행해 흡연자에게 부당한 패널티를 부여한다는 주장이다. <관련 기사 : [단독] 비상교육 '금연갑질' 논란... "인사 불이익, 검사비용도 떠넘겨">

"금연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2016년 이후부터는 흡연검사를 진행한적이 없고, 패널티가 적용된 사례가 전혀 없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비상교육 관계자는 금연정책이 직원들의 자발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답변과는 달리 지난해 4월경 비상교육 인사과는 흡연한 직원들에게 모발검사를 진행하겠다는 메일을 보냈고, 모든 직원들이 확인하는 사내 공지사항에 금연정책 목적과 패널티 적용 관련 게시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은 자체적인 금연정책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연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기업들이 금연정책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흡연자라는 이유만으로 인사상 불이익과 상여금 미지급 등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보자 역시 금연 강요에 대한 불만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비상교육 측은 "금연 정책을 진행하는 최우선의 목적이 직원들의 건강관리"라고 했다. 이어 "흡연으로 인한 가족과 주변 동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함이고, 건강하고 깨끗한 기업이라는 건강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 비상교육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종합건강검진 및 특별건강검진 안내문

취재 결과 비상교육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필수 건강검진 외에도 추가적으로 특별검진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내 안내문에는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라면 누구나 특별검진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었지만, 건강검진에서 흡연했다는 결과가 나온 직원은 14만원의 검사비용을 본인이 내야 했다.

건강을 명분으로 금연정책을 시행한다는 비상교육이 사내 흡연자들에게 검사비용을 떠넘긴 것이다. 흡연자 입장에서는 안 받아도 되는 건강검진을 본인 부담으로 강요받은 셈이다.

어렵게 금연에 성공한 한 직원에게 주어지는 포상은 미미하지만, 금연을 지켜지지 못했을 때 적용되는 패널티는 포상에 비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사내 공지사항에 기재된 흡연자에게 주어지는 패널티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흡연연도 승격포인트 2점 감점 ▲성과급 미지급 ▲교육문화활동비 및 종합건강검지 대상자 제외 ▲시말서 제출 및 징계 등이다.

ⓒ제보자가 보내온 비상교육 금연서약서 전문.

취재진은 비상교육 측이 이렇다 할 금연 유도 프로세스조차 갖추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직원들이 흡연과 거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지자체·정부 운영 금연프로그램에 사측이 참여를 유도한 정황도 없었다. 흡연자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없이 무조건 금연만 강조하는 모습이다. 그저 채찍으로만 직원들의 행복추구권을 빼앗고 있는것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직무성과 무관한 사유로 과한 패널티를 적용하는 것은, 법적·사회적 문제는 물론 직원들의 권리를 무시한다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비상교육 관계자는 "흡연자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고, 금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기업의 조직 문화로 정착됐다는 판단하에 2017년부터는 흡연검사 및 패널티를 적용하고 있지 않다"고 있다고 해명했다.

취재 과정에서 비상교육 측의 말이 바뀌기도 하고 명확한 해명 없이 말을 뭉뚱그리는 답변이 돌아와 혼선을 빚기도 했지만, 흡연이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금연이 점차 확대되는 사회적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측의 금연정책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비상교육이 직원들의 건강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교육기업이고 싶다면 흡연자들을 궁지로 몰 것이 아니라, 금연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프로그램과 실질적인 포상제도부터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흡연자들을 보듬어줄 수 있는 세부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김보라 기자  bora11@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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