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농성 편의점주 찾은 김상조·與의원, 진정성 있나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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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농성 편의점주 찾은 김상조·與의원, 진정성 있나
지난 9월 12일 CU가맹점주들이 본사의 과당출점에 의한 피해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북극 한파가 몰아친 지난 6일, 서울 선릉역 근처 BGF빌딩 앞.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편의점 주 수십여명이 노숙 농성을 벌이는 현장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소속 국회의원들이 얼굴을 비췄다.

편의점 업계에 만연한 불공정 원인을 살피기 위해 농성 현장을 찾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었다. 김상조 의원장은 농성 중인 편의점주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공정위는 “사전 예고되지 않은 깜짝 방문으로 점주들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며 위원장의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며칠 전 업계 자율협약으로 '출점거리 제한' 성과까지 낸 점주들은 왜 한파에도 불구하고 농성을 강행하고 나섰을까?

점주들을 거리로 내몬 근본적인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때문이다. 인건비 부담을 견디다 못한 점주들이 거리로 나와 최저임금 인상분의 절반을 본사가 부담해 줄 것을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BGF리테일은 점주들의 요구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용관계도 없는 BGF리테일이 점주들을 대신해 편의점 근무 인력의 인건비를 부담하길 바라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편의점주들은 한 겨울 노숙 농성을 마다하지 않고 거리로 나왔다. 그만큼 사정이 절박하다는 반증이다.

김상조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의 농성장 방문을 두고 일부 언론은 '10%에 불과한 강경파 점주 힘 실어주기', '기업 압박하는 공정위원장의 노골적인 행보'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판적 기사를 내놨다. 김상조 위원장과 함께 농성장을 방문한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런 언론 보도에 발끈했다. 우 위원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언론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먹고 살기 바쁜 자영업자들이 차디찬 겨울에 장사를 접고 길거리로 나서게 된 이유를 정치가 모른척해야 하나”, “지난날 기계적 중립을 가장한 공정위에 쏟아진 수많은 경제적 약자의 눈물을 새 정부마저 외면하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우 의원의 보도자료를 보고 기자는 아연실색했다. 그동안 공정위와 민주당을 찾아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마련을 호소한 편의점주가 한둘이 아니다. 공정위에 접수된 피해호소 신고서, 민주당 민생연석회의와 을지로위원회에 접수된 자영업자 신고서는 다 어쩌고 이제 와서 '약자의 눈물' 운운하며 농성장을 찾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을 이끌어낸 김상조 위원장이나 ‘가맹점·대리점 소득주도성장 3법’을 발의한 우원식 의원 입장에서 본다면 점주들의 농성이 서운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 의원은 농성장 방문의 정당성만 강변했을 뿐, 농성의 근본 원인이 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의 농성장 방문을 현장에서 지켜본 한 편의점주는 이렇게 말했다.

“(농성장 방문이) 이벤트인지 아닌지, 시간이 지나면 금방 다 드러날 것이다.”

'경제적 약자의 눈물을 외면할 수 없어서' 농성장을 찾았다는 우 의원의 외침이 진실이라면, 공정위와 민주당은 지금 당장 '최저임금 인상 피해신고' 조사부터 들어가야 할 것이다.

김흥수 기자  hs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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