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靑 개입설' 솔솔 나오는 카드수수료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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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靑 개입설' 솔솔 나오는 카드수수료 집회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11.1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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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집회에 난데없는 '최저임금 죄 없다' 선언문
인태연 靑비서관 조직했던 단체가 집회주도... "진정성 의심"
13일 개최된 뷸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자영업 1차 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자영업자들.

지난 13일 광화문 광장에서 자영업자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산다는 자영업자 수 천명이 가게문을 닫고 거리로 뛰쳐 나왔다. 올 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8월에는 '최저임금 인상 반대' 집회였고 이번에는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 집회였다.

13일 집회를 주도한 세력은 현재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으로 있는 인태연씨가 조직해 이끌던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와 (사)한국마트협회이다. 한상총련은 자신이 직접 회장으로 몸담았던 곳이고 한국마트협회는 한상총련에 가입돼 있는 소속 단체이다.  

집회는 대기업에 비해 많게는 3배나 더 높은 카드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해소해 달라는 내용으로 치뤄졌다. 여신법은 카드수수료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는 관계로 사실상 사문화 돼 있다. 카드수수료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번 선거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지난 십 수년간 지속돼 왔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카드수수료 책정과정에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법에 규정하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굳이 법개정까지 안하더라도 금융당국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풀 수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한 번도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배려해 준 적이 없다.

이날 집회에는 여당 인사들이 몇몇 참석했다. 그들은 격려사를 통해 카드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겠노라 약속했다. 모두 여당 중진급 의원들이었다. 집회를 주도한 세력은 現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의 수족같은 인물들이다. 이런 그들이 왜 정부에 도움도 안되는 집회에 수 천명씩 거리로 이끌고 나왔을까. 투쟁결의문을 보고서야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투쟁결의문은 ‘최저임금은 죄가 없다’로 시작됐다. 집회현장에 나와 연대의지를 표명했던 양대노총 관계자들의 연대사 또한 최저임금이 주요 이슈였다. 최저임금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공격대상이 정부에서 카드사로 바뀌며 집회성격이 변질된 것이다. 애초부터 카드수수료 문제해결은 관심도 없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청와대 비서관이 최저임금 인상 불만을 카드사로 돌리기 위해 자영업자 수 천명을 관제동원했다고 믿고 싶지 않다. 문제는 자영업자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자영업자 내부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카드수수료 문제를 해결하려면 청와대가 나서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카드수수료 책정과정에 이해당사자 참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정부차원의 해법을 찾기위해 동분서주하는 청와대 관료의 진심이 자영업자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아스팔트 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아스팔트 비서관’"이라는 일부 소상공인 단체장의 비아냥이 안타까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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