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存 걸린 '소수점' 줄다리기... 카드 1·2위, 현대차와 막판 협상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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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存 걸린 '소수점' 줄다리기... 카드 1·2위, 현대차와 막판 협상'밀리면 죽는다' 시험대 오른 신한·삼성카드
최저임금 인상發 카드 수수료율 갈등 장기화

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두고 협상을 벌이던 BC카드와 현대·기아자동차가 계약해지 3일을 앞둔 11일 합의에 도달했다. 현대·KB국민·하나·NH농협·씨티카드의 협상전을 지켜보며 고심을 거듭하던 BC카드 측이 결국 현대차의 강경 입장을 수용한 모습이다.

반면 유예기간 내 현대·기아차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신한·삼성카드는 사실상 가맹점 계약 해지를 당했다. 현대차는 이들 카드사에 공식으로 가맹점 계약 해지 통보를 하지 않았으나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삼성카드는 당장 전산망이 폐쇄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주까지 최대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생존을 좌우하는 초대형 딜인 만큼 당분간 팽팽한 대립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을 두고 카드사들과 평행선을 달리다 지난 8일 진전된 조정안을 냈다. 당초 카드사는 기존 1.8%대인 수수료율을 1.9% 중반대로 0.1~0.15%p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고 현대차는 동결에 가까운 0.01~0.02%p 인상으로 맞서왔다.

그러다 현대·기아차가 1.89% 수준의 조정안을 내면서 KB국민·하나·NH농협·씨티카드의 입장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현대차와 협상을 타결한 카드사들은 일단 수수료율을 확정 짓기보다는 업계 1·2위인 신한·삼성카드가 결정한 수준보다 조금 낮게 받는 쪽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현대·기아차와 교착 상태에 있던 BC카드가 기존 수수료율보다 0.04%p 인상하는 조정안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와 수수료 협상을 끝내지 못한 카드사는 신한·삼성·롯데카드 세 곳으로 줄어들었다. 금융권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카드사들의 약한 고리를 하나씩 끊어나가는 전략으로 협상을 이끌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협상의 키를 쥔 쪽은 업계를 선도하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라는 분석이 많다. 이들은 정부가 강조하는 역진성과 형평성 원칙에 어긋나는 상태로 협상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연매출이 30억원 초과하고 500억원 이하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500억원 초과하는 초대형 가맹점보다 높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문제 시정을 주문한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많은 양보를 거듭한 끝에 1.9% 초반대의 수수료율을 제안을 했는데 현대·기아차 측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매출 500억원 미만 가맹점 수수료율인 1.93%보다 낮은 수준을 제안했는데 현대·기아차가 이보다 더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는 것은 당국 지침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카드는 현재 1.91~1.92%대의 수수료율을 기준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여전히 1.89%를 고수하며 대립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타 업권에 미칠 파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신한·삼성카드는 자동차업계와의 협상 이후 통신사, 항공사, 유통사 등 대형가맹점과도 얼굴을 맞대야 한다. 만약 현대·기아차와의 협상에서 밀리게 되면 타 업권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이는 수천억원대의 수익을 가르는 후폭풍과 직결한다. 그만큼 이번 현대·기아차와의 협상은 상징성이 큰 시험대라는 분석이다.

최저임금 인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를 낮추는 내용의 개편안을 지난 1월 발표하면서 카드사의 수입은 약 5,800억원 줄어들게 됐다.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의 수수료를 인상하면 이를 어느정도 보전할 수 있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대·기아차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신세가 됐다.

다만 업계에선 "협상이 장기화 할 수는 있지만 결국 적정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고객 불편이라는 여론이 커질 경우 업계의 자존심 싸움이 수그러들면서 양측이 한발짝씩 물러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남은 카드사들은 물밑 협상을 통해 적극적으로 현대·기아차와의 입장 차를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창균 기자  crack007@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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