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갈등 '惡化一路'… 문제 진원지 정부는 '딴청'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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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갈등 '惡化一路'… 문제 진원지 정부는 '딴청'실패 뚜렷한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강행이 불러온 화극
카드사 "당국이 이렇게 만들고 이제와 알아서하라니 환장할 노릇"
지난해 10월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 ⓒ시장경제 DB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수수료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계약 해지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고 통신사·대형마트·항공사는 일제히 카드사가 제시한 수수료율 인상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문제의 진원지인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 마련 없이 사태를 관망하고 있어 카드업계의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등 주요 카드사와 오는 10일부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카드사들이 현대차의 카드수수료율을 현행 1.8%에서 1.9%대로 인상한 데 대한 강경 대응이다.

최근 카드사들은 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가맹점에 3월부터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정부의 카드수수료 개편안에 따라 연간 7,000억원 이상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경영실적 악화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현대차는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차 측은 "카드사들이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수수료를 인상한다"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어 자동차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카드사들이 일방적으로 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해 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현대차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러자 여신금융협회가 팔을 걷어붙였다. 협회는 "가격결정에 있어 공정성과 위법성 여부는 금융당국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점검할 예정으로 대형가맹점은 계약해지나 카드거래 거절 등으로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하거나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맞불을 놨다.

갈등이 업계 전체로 확대되는 양상을 띄게 된 것이다. 카드사들은 이미 정부 주도로 중·소형가맹점 수수료가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이기 때문에 대형가맹점 수수료라도 제대로 받아야 그나마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 업계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문제 해결 의지 없이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을 꺼리면서 대형가맹점들에 협조만 당부하는 수동적인 모습이라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중·소형가맹점 수수료를 거의 무료 수준까지 끌어내린 정부가 왜 대형가맹점 수수료에 대해서는 지켜만 보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7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금 나오고 있는 카드업계와 대형가맹점 간 분쟁은 새로운 수수료 개편안에 따른 과정에서 나온 의견충돌"이라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금융위는 현대차와 카드사가 어느 정도의 카드수수료를 가지고 협상하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협의를 통해 합의점이 찾아지기를 바란다"는 원론적인 발언도 던졌다.

그러면서 "(이번 갈등에 대해) 금융위는 뒷짐을 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사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문재인 정부가 강행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요약된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한 결과 자영업자들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 불러일으킨 문제라는 본질을 뒤로 감추며 카드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중·소형가맹점 수수료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코너에 몰린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가 강제적으로 시장에 개입한 결과다. 그런 정부가 문제를 해결할 의지 없이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으니 카드사들의 원성은 날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국이 상황을 다 만들어 놓고 뒷수습도 없이 이제와서 카드사가 알아서하라니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환장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들의 불편이 예상되는만큼 당국이 협상을 조율할 수 있는 기준이라도 마련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창균 기자  crack007@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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