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간담회가 한상총련 총회냐"... 소상공인들 '부글부글'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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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간담회가 한상총련 총회냐"... 소상공인들 '부글부글''文대통령-소상공인·자영업자' 14일 간담회 불만 속출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자영업·소상공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청와대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만을 주빈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수의 25%를 차지하는 소상공인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최저임금 인상 불만을 달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간담회에 참석한 많은 이들은, 행사를 주관한 측의 '제 식구만 챙기기' 행태 때문에 대통령에게 건의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돌아 왔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여당 홍영표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먼저 터져 나왔다. 홍 원내대표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상가임대차 문제, 카드 수수료 문제 등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실행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데 왜 우리를 그렇게 나무라냐”며 하소연 했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아직도 핵심을 모르는 것 같다. 다 필요 없으니 최저임금만 내려라”라고 일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난의 화살은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에게 집중됐다. B씨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총회에 다녀온 기분이다”라고 비꼬아 말했다. 행사 중 주어진 소상공인들 발언기회를 한상총련 관계자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한상총련은 인태연 비서관이 청와대 입성 전에 만들어 놓은 유통상인 중심 조직이다. 행사에 참석했던 비(非)한상총련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인태연 비서관을 비판했다. C씨는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유통상인들 뿐이냐”며 성토했다.

D씨는 젠트리피케이션(상권내몰림)에 대해 발언하고 싶었지만 질문을 할 수 없었다. D씨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이재광 의장과 마지막 발언자인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주최측(인태연 비서관)이 사전에 준비해 놓은 느낌을 받았다”며 “각본없이 간다고 했는데 자기들 입맛에 맞는 사람들에게만 발언권을 주는 너무 정교하게 짜여진 각본이었다”고 항의했다.

행사에서 가장 먼저 발언권을 얻은 김성민씨(푸르네마트 대표)는 한상총련 소속인 한국마트협회의 대표이다. 김 대표는 행사에서 카드수수료와 관련해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해 11월 광화문에서 카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관제데모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정부는 지난 달 31일부터 카드수수료를 인하했지만, 실제로는 자영업자 86%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못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님! 카드수수료율을 인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어 구설에 올랐다.

E씨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진행된 행사"라고 단언했다. 그는 "사회자가 누군가로부터 계속해서 지시를 받다 보니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 발언권을 얻는 참석자 대부분이 정부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한상총련 관계자들로, 미리 짜여진 각본에 의해 진행된 행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는 참석자들에게 자영업 보호와 상생, 자영업 성장·혁신지원, 경영비용 부담 완화, 다양한 자영업 업종별 규제 해소 등 4개 주제로 진행될 것이라고 사전에 통보했다. 그러나 행사에서는 주제와 관계없는 참석자들 발언이 이어지며 해당 주제와 관련해 발언을 하고 싶었던 많은 이들이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

F씨는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공공기관들이 임대료를 너무 비싸게 받고 있다는 발언을 하고 싶었으나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국민연금공단 등 정부기관 소유 건물들이 임대료를 낮춰야 주변 임대료가 낮아지지만 정부기관에서 앞장서 임대료를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F씨는 "정부기관 소유 건물의 임대료를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 진행도 말끔하지 못했다. G씨는 행사초청 안내를 받아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신원조회가 통과됐다는 연락까지 받았는데 행사에 초청받지 못했다. 게다가 청와대에서는 행사 직전까지도 G씨가 참석한다고 브리핑을 했다. G씨는 이와 관련해서 하루 종일 주변 사람들의 문의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청와대에 가서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찬 도중 청와대 관계자와 밀담을 나눈 H씨는 "대통령의 정치공학적 경제인식을 전해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H씨는 장사가 잘 되려면 결국 경기가 좋아야 하는데 현 정부가 경기를 살리지 못한다며 관계자를 질책했다. 질책을 들은 관계자는 “현 정부정책이 경제를 제대로 돌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경기부양차원에서 뭔가 해보자며 부동산·토목을 얘기하면 대통령께서는 과거 보수진영에서 하던 ‘과거로의 회귀’로 인식하신다”고 말했다. H씨는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했던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은 강행하면서 내로남불식 오락가락 기준에 황당했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한 소상공인은 “짜고치는 고스톱판에 들러리 선 기분이다. 일당 받고 엑스트라로 동원된 셈 치려 해도 손님대접이 이러면 안되는 것”이라며 "듣기 싫은 말도 가감없이 듣고 수용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했는데 불통 정부를 보는 것 같아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씁쓸해 했다. 

김흥수 기자  hs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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