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주택 짓기②] 서울서 땅+건축비 3억에 집짓기… 비결은? - 시장경제신문 | 메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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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주택 짓기②] 서울서 땅+건축비 3억에 집짓기… 비결은?3~4군데 상담 후 자신에 맞는 건축사 선정
건축사 계약 경우 '특약 추가'로 피해 방지
용산구·종로 등 경사지·해방촌 장소 주의해야
[협소주택 짓기]는 실제 2살 아들을 가진 결혼 3년차 기자가 본인과 주위 친구-전문가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쓴 ‘2030 주택마련’ 코너입니다. ‘내가 만약 주택을 짓는다면?’을 주제로 A~Z까지 발품 팔며 모은 정보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설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한 두 잔 술이 들어가자 평창동계올림픽부터 결혼 문제까지 다양한 안줏거리들이 술술 등장했다. 이 와중에 친척 한 분이 A가 성공해서 차를 BMW로 샀다느니 대기업에 들어간 B가 최근 아파트를 샀다는 등 배 아픈 이야기를 하셨다. 그래서 당당히 입을 열었다. 

“저도 서울에 땅을 사서 협소주택을 지어볼까 합니다.” 

그러자 옆에 계시던 어머니가 손사래를 치시며 말씀하셨다. “얘, 무슨 집짓기가 그렇게 쉬운 줄 아니? 건물 올리는 것만 해도 몇 억이야… 허튼 생각 말고 절약이나 잘 해라, 그게 돈 모으는 거다.” 

부모님의 말씀도 맞긴 하다. 하지만 우린 ‘절약’이 아닌 ‘돌파구’가 필요한 것이 아니던가!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협소주택을 짓고 싶다는 일념으로 설날이 끝나자마자 건축사를 찾아보았다. 건축사는 많은 곳을 둘러볼수록 좋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몇 군데의 건축사를 찾았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건축가 이관용 대표의 '오픈스케일건축사 사무소'였다. 

이 대표가 보여준 자신의 작품들이다. 단독주택부터 협소주택, 상가등 종류도 다양했다. / 사진=오픈스케일 건축사사무소

대뜸 문에 들어서자마자 “협소주택을 3억 미만으로 짓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소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짓던 이 대표는 “일단 앉아서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면서 컴퓨터 앞으로 안내했다. 그는 다양한 사진들과 예시들을 보여주며 몇 가지 유익한 정보들을 전해줬다.

먼저 이 대표는 건축사 선정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대부분 부동산에서 땅을 거래하기 때문에 건축사 사무소를 함께 추천해주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력 좋고 마음이 잘 맞는 건축사라면 다행이지만, 건축사들의 특성이 모두 다르니 최소 세 군데는 돌아다니면서 취향에 맞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즉, 한 곳에 너무 꽂혀서 섣부르게 일을 진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 대표는 '일조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조권은 쉽게 말해서 햇볕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건축법’에 의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 기준의 하나이기도 하다. 협소주택을 1층으로 짓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땅이 좁기 때문에 1층엔 현관 및 주차장, 2층은 거실, 3층과 4층은 방과 같은 구조로 건물을 올리기 마련이다. 이러한 이유로 건물 층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건물주가 ‘일조권’에 대한 부분을 필수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축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이 대표가 추천해 준 에이플래폼에서는 건축사들의 프로젝트 및 디자인, 채용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 에이플래폼

세 번째로 이 대표는 “건축과 땅은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면서 땅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1편에서도 언급한 바 있으나 이 대표는 건물을 올릴 수 있는 땅인지 구매 전 미리 건축사무소를 찾아가 측량을 실시해야 한다고 몇 번이고 경고했다. 서울시 용산구, 종로 등 경사지·해방촌 같은 곳에 건물을 지을 수 없는 땅이거나 구매한 땅 위에 주인이 다른 건물이 존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대화가 마무리될 무렵, 슬쩍 건축비 이야기를 꺼냈다. 이 대표에게 “대략 22평의 협소주택을 서울에 짓는데 건축비가 얼마정도 들어가느냐”고 물어봤다. 이 대표는 자재나 기타 변수들로 인해 금액을 측정하기가 애매하지만, 대략 3억~3억5천만 원을 언급했다. 이 가격은 돼야 괜찮은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했다. 땅값까지 포함하면 벌써 5억을 훌쩍 넘기는 가격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2억대로도 집을 지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지을 수는 있다”면서도 “1억 5천에도 지을 수 있고 2억도 된다. 하지만 그만큼 부실한 자재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싸면서 좋은 집을 짓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투자한 돈 만큼 좋은 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냉정하게 말했다.

이 대표는 협소주택 건설시 계단이 워낙 좁다 보니 공사도 힘들고 수입도 크지 않아서 시공사가 손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사진=오픈스케일 건축사사무소

집에 돌아오는 길,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에 위치한 또 다른 건축사사무소를 찾았다. 'M&K건축사 사무소' 김승수 이사가 상담을 담당했다. 김 이사에게도 2억 중후반 가격으로 집짓기를 생각하고 있는데,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이사도 고개를 저으며 앞서 이 대표와 비슷한 대답을 했다. 저렴한 집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김 이사는 저렴하게 집 짓는 방법 대신, 돈을 아끼려다가 씁쓸한 실패를 맛본 사례를 언급해줬다.

#1. 협소주택을 건설하고자 하는 A씨는 최근 한 건설업체에게 건설비 3억원을 주고 계약서를 작성했다. 건설사에서 좋은 제품들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은 A씨는 업체를 믿고 맡겼다. 하지만 완공 후 시설물들을 본 A씨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화장실은 변기부터 세면대까지 중국산으로 설치해두었고, 샷시에서도 찬바람이 쌩쌩 새어 나왔기 때문이다. 억울한 A씨는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계약서엔 건설사가 설치한 자재들로 기재돼있었다. A씨는 결국 패소했다.

#2. 다른 건설사에선 3억~4억원의 건설비를 제시했으나, C건설사만큼은 1억5천만 원의 건설비를 제시했다. 저렴한 가격이 기뻤던 이 모씨는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C업체는 공정률 20%에 돌연 공사 중지를 외쳤고, 추가 요금 2억 원을 주지 않으면 건설이 불가능하다고 잡아뗐다. 결국 이 모 씨는 눈물을 머금고 C건설사에 돈을 줬다.

#3. 김 모씨는 다른 업체들보다 저렴한 설계비를 제시한 D업체와 계약을 성사했다. 도면도 완료했고 건축까지 정상적으로 잘 끝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건설 완료한 시점이었다. 설계도면과 실제로 건설된 건축물의 크기와 형태가 달랐기 때문이다. 황당한 김모씨는 D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애초 3월에 입주할 예정이었던 김 씨는 소송으로 인해 모든 일정이 꼬여버렸다.

김 이사가 제시한 사례들을 접하면서 계약서 작성시 어떤 부분들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특약 사항을 상세하고 많이 달아야 한다. ▲둘째, 공사 단계별 공정률에 따라 돈을 지급해야 한다. ▲셋째, 자재품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넷째, 설계비를 아끼지 말아라.

김 이사는 좋은 건설사를 만나는건 '운'도 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엔 웃으면서 시작했다가 얼굴 붉히고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했다. 사진=픽사베이

김 이사에게도 이 대표와 마친가지로 22평의 협소주택을 4층으로 지으면 얼마 정도 건설비가 나올 것 같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김 이사는 대략 4억~4억5천만 원을 언급했다. 평당 400~450만 원의 건설비가 평균이지만, 어떤 곳은 700만 원까지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상담을 마치자 잠시 허탈감이 밀려왔다. 땅값까지 포함하면 5~6억원이라니. 너무 쉽게 본 건 아닐까. 축 처진 어깨를 하고 문을 나서는 내게 김 이사는 ‘방법이 있다’면서 내 집짓기 팁을 알려줬다. 평수를 조금 낮추고 4층이 아닌 2~3층 정도로 눈높이를 맞추면 가격이 절감된다는 것이었다.

17평 3층짜리 협소주택을 짓는다고 하면 건설비 400만 원 기준 대략 2억1천~2억3천만 원이 된다. 토지가 1억7천만 원에 건축비 2억1천만 원을 더하면 총 협소주택에 들어가는 돈은 3억8천만 원이다. 금천구가 아닌 외곽지역으로 더 이동하고 경매입찰로 토지가를 낮추면 가격은 훨씬 저렴해 질 수 있다. 모자란 돈은 은행에서 토지담보 대출을 받아 해결할 수 있다. 토지가의 65%까지 건축비 조달이 가능하니 평당 1천만 원 기준 17평으로 계산하면 약 1억2천만 원까지 가능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처럼 자금을 빡빡하게 계산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높아졌던 눈높이를 조금 내려 놓을 필요성이 있었다. 이 대표가 말한대로 투자한 만큼 좋은 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눈높이를 낮추자 흐릿했던 협소주택이 다시 또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다시 힘을내 협소주택짓기 도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협소주택 짓기③]에선 실제 협소주택을 찾아가 장단점을 체험해 볼 계획이다. 

서울에 내 집 마련하는 그 날을 꿈꾸며.

박영근 기자  pyg1007@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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