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공공임대주택... "지을수록 손해" 건설사들 손사래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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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공공임대주택... "지을수록 손해" 건설사들 손사래'신DTI·DSR' 대출한도 규제… 부동산 시장 ‘빙하시대'로
LH 적자, 2005년 280억원에서 2013년 5043억원 18배↑
민간 임대 60% 점유 부영, 수익성 악화로 ‘철수설’

수 억 원의 현금을 보유한 부자가 아니고서는 대출 없이 집을 구입하는 사람은 드물다.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은 흔한 대출을 넘어 꼭 필요한 대출이다. 정부가 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서민들의 안식처라 불리는 ‘임대주택’은 관련 건설사들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철수를 검토 중이다. 

◇車할부금까지 따지는 新대출 규제로 주거 시장 ‘빙하시대로’

서울에 살고 있는 이준영(37, 회사원) 씨는 최근 의정부에 위치한 아파트 분양을 신청하려고 하다가 대출로 중고차를 산 것이 문제가 돼 내 집 마련을 포기했다. 이 씨는 “그동안 모은 돈과 몇 년 후 모을 돈을 합쳐서 계산해 보니 매매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파트를 분양받으려고 했는데, 대출로 중고차를 산 것이 DSR에 걸릴 것 같아 포기했다. 나같은 사람은 서민보다 조금 더 연봉이 높아 임대 아파트도 못 들어간다”며 “이것저것 다 규제하면 수억원을 현금으로 보유한 부자나 집을 사지 중산층이나 서민은 집을 살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올해부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 정부가 집 값 안정화 명목으로 부동산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1400조원의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며 지난 1월 31일부터 시행한 신(新)DTI(총부채상환비율)가 가장 강력하다.

기존의 ‘DTI’가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만 반영해 대출 한도를 정했다면 ‘신(新)DTI’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과 기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합친 금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이자’만 보고 대출을 해줬다면 이제는 ‘원리금’까지 본다는 것이다. 심사 기준이 높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은 불가능해 지거나 한도가 줄어든다.

다음으로 DSR을 도입한다. 일부 규제 특성은 ‘신DTI’ 보다 강력하다는 평가다. DSR은 주택대출 원리금 외에 모든 신용대출의 대출 상환액을 연간 소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 카드론 등까지 따져 심사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이 4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양도세 중과조치, 부동산 편법증여 기준 확대 등이 대표적인 규제다.

◇‘뉴스테이’ 공공성 강화... 참여안하는 ‘건설사’

정부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자 건설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산층과 서민, 특정계층이 거주해야 할 수 만 가구의 사업이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뉴스테이란 중산층과 서민, 특정계층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민간이 만든 임대주택을 말한다.

정부는 지난 4월 뉴스테이를 '공공지원주택'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공공성 강화를 위해 사업자의 제한을 몇 가지 추가했다. 먼저 초기 임대료 규제를 새로 도입했다. 일반 공급은 주변 시세의 90~95%, 특별공급(청년, 신혼부부, 고령자)은 70~85% 이하로 공급하도록 했다. 청년과 신혼부부, 고령자 대상 주택은 총 공급량의 20% 이상 공급해야 한다. 무주택자 우선 공급 원칙도 확정했다.

임차인에게 최대 8년간 거주 기간(의무 임대 기간)을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 상한선을 연 5%로 제한한 것은 그대로 유지한다. 최근 서울 지자체들은 8년 의무 임대 기간 연장을 건의한 상태) 이런 내용을 담은 민간임대주택 특별법은 오는 7월 17일 시행된다.

법이 이렇게 바뀌자 건설업계의 참여는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를 운영하고 있는 32개 리츠(부동산투자회사)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한 서류를 제출했다. 이 서류에는 '뉴스테이 분양 전환 전 매년 영업적자', '지난해 11월 완공된 위례신도시의 뉴스테이 올해 29억원, 2019년 30억원, 2020년 27억원 등 매년 30억원 영업손실', '9월 준공 예정인 김포한강신도시의 뉴스테이도 매년 20억원의 영업손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한 뉴스테이 건설사 관계자는 “이 사업(뉴스테이)은 초기에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8년 후 민간으로 분양 전환되기 때문에 참고 기다리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뉴스테의 최초 정책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공공성을 강화해 수익성이 더 떨어졌고, 마지막 보루인 ‘8년 이후 분양전환’마저 연장을 검토 중이다. 당연히 사업참여 저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떨어지자 시공사를 찾지 못하거나 교체하는 사업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의정부 장암생활권3구역 재개발에서는 뉴스테이 시공사 교체가 진행 중이다. 이곳의 시공사는 SK건설이다. 하지만 최근 사업비 조달에 부담을 느끼자 새로운 시공사를 모집 중이다. 입찰마감은 오는 6월 14일이다.

경기도 파주 금촌2동제2지구 재개발 조합은 기존 시공사인 신동아종합건설과 결별하고 새로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이 곳은 임대사업자가 하나자산신탁에서 ARA코리아(싱가포르 투자 회사 한국 법인)로 바뀐 이후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지만, 한 차례 시공사 선정이 유찰됐다. 현재 정부의 뉴스테이 추가 공급 수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20만 호. 기존 뉴스테이까지 합하면 수 십 만 가구가 살 수 있는 초대형 정책이 근본부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 공공임대주택사업 60% 점유 부영, 임대주택사업 ‘철수’ 검토 중

부영그룹이 공공임대주택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결과 복수의 부영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분양전환가격 논란, 임대주택사업 수익성 악화 및 집단 민원, 회장 구속까지 더 해지면서 더 이상 사업 추진이 어려워 ‘부분 철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은 민간 임대주택 공급 중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983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전국 348개 단지에서 27만여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 임대주택 전문 건설회사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일부 아파트들의 하자가 집중 조명되고, 매년 법정 최고 인상률(연 5%)로 임대료 인상 비판, 회장 구속까지 회사 안팎으로 위기를 맡고 있다.

부영의 고위 관계자는 “임대사업을 해 오면서 그동안 크고 작은 문제도 있었지만 어째든 수 십 년간 임대주택사업을 진행해 왔다. 인정보다는 비판과 비난의 시각이 많아 내부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고 밝혀 철수설을 뒷받침 했다.

부영그룹 철수가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연 17만호 공적임대주택 공급은 차질을 빚는다. 건설은 다른 기업이 이어서 한다고 쳐도 기존 ‘부영으로’ 아파트들의 관리와 가치하락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민간 건설사 뿐 아니라 LH의 적자도 문제다. LH는 지난 2005년 280억원에서 2013년 5043억원으로 8년간 18배나 늘었다. 앞으로의 서민, 현재의 서민, 과거의 서민을 위한 주거안정 사다리가 흔들리고 있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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