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백화점 키워드 '뷰티·패션'... 코로나 반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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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백화점 키워드 '뷰티·패션'... 코로나 반전 노린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12.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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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적 효자 '명품'... 내년엔 '패션·뷰티' 전망
신규 뷰티 법인 설립한 신세계, 온·오프 성장 시사
(좌측부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신세계 정유경 총괄사장. 사진= 이기륭 기자
(좌측부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신세계 정유경 총괄사장. 사진= 시장경제DB

백화점들이 내년 성장동력을 패션·뷰티로 잡고 내부 시스템에 변화를 주고 있다. 패션 전문가를 수장에 앉히거나 새로운 뷰티 법인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변화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는 패션과 뷰티가 마진율이 높고, 지속적 소비가 이뤄지는 품목군이라는 장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빅3, 패션 전문가 수장에 앉혀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는 올해 연말 인사에서 패션 부문 전문가를 백화점 대표로 신임했다. 코로나 시기 침체된 패션 부문을 살리겠다는 점과 최근 지친 소비자들이 외출을 늘리며 패션 부문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신세계 출신의 패션 전문가 정준호 부사장을 사업 대표로 선임했다. 정 부사장은 1987년 신세계백화점 입사 후 2017년까지 30년간 신세계에 몸담은 '신세계맨'이다. 정 부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근무하며 ▲몽클레어 ▲크롬하츠 ▲어그 등의 해외 패션 브랜드를 국내로 들여 크게 성공한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손영식 대표가 담당한다. 손 대표는 1987년 신세계백화점 입사 후 신세계 상품본부장, 신세계 패션본부장 등을 거쳤다. 특히 신세계면세점 대표 시철 3대 명품(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을 유치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김형종 사장을 유임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백화점 대표를 담당한다. 김 사장도 패션 전문가로 현대백화점 입사후 목동점 점장, 상품본부장을 거쳐 2012년부터 한섬 대표이사를 맡아 패션 사업을 총괄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한섬 대표에 박철규 사장을 새로 앉혔다. 경쟁사인 삼성물산 출신으로 제일모직에서 해외상품사업부장과 패션부문 패션사업 2부문장을 거쳐 2015년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문장을 맡았다.

업계는 박철규 사장을 영입한 것을 두고 한섬의 부족한 해외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전략적 영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규 브랜드 론칭·행사 확대 등 뷰티 힘 준다

백화점 업계는 뷰티 부문에도 힘을 주며 내년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을 시사하고 있다. 패션과 더불어 코로나 장기화로 외출이 잦아지며 다시 뷰티에 대한 소비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먼저 신세계는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SI)를 통해 뷰티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번 3분기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도소매 업체 '퍼셀'을 설립하고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24억원을 출자해 36.92%의 지분을 보유했다.

대표이사는 서민성 백화점 코스메틱팀장이 맡았다. 화장품 ODM(제조자 개발생산방식) 외사 코스맥스도 9억원을 투자해 지분 13.85%를 획득했다.

퍼셀은 법인 등기에 ▲화장품 및 화장용품 제조 및 도소매업 ▲화장품 및 헤어 관련 판매 및 수출입업 ▲건강기능식품 판매 및 수출입업 ▲면세 판매업 ▲전자상거래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등록했다. 이를 통해 신세계가 향후 화장품 사업을 확장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신세계가 자체 편집숍 '시코르'의 온라인 확장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염두해 퍼셀을 통한 온·오프라인 사업을 함께 키우려는 전략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는 롯데온을 통해 '롯데온 뷰티 어워드'를 발표하며 뷰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어워드 수상 제품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간 5,741만명이 구매한 1억7,657만건의 롯데백화점과 롯데온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롯데온은 백화점, 마트, 롭스 등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브랜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을 활용해 뷰티 어워드를 기획했다. 특히 전국 32개 매장을 보유한 롯데백화점의 판매 데이터를 통합해 신뢰를 높였다.

롯데온 관계자는 "앞으로 매년 12월에 한 해 동안의 데이터와 리뷰를 기반으로 어워드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뷰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바이오랜드 2명을 상무로 승진시키며 뷰티 사업에 대한 관심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지난해 8월 인수한 현대바이오랜드는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올해 3분기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대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더구나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패션 브랜드 한섬은 초고가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론칭하고,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클린젠코슈메슈티칼 지분 51%를 인수하는 등 뷰티 비중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현대백화점그룹 내에는 화장품 원료사, 브랜드, 유통 등이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백화점들이 내년 패션과 뷰티에 힘을 주고 있다"며 "코로나 장기화로 패션뷰티 수요가 늘어 이를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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