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도 신세계도 '순혈주의' 버렸다... 외부인사 영입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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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도 신세계도 '순혈주의' 버렸다... 외부인사 영입 활발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1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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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쇼핑·온라인·백화점 모두 외부인 수혈
외부인 영입 통해 구원투수 역할 기대
(좌)김상현 롯데그룹 유통 총괄대표·부회장, (우)최문석 신세계까사 대표이사. 사진= 각사
(좌)김상현 롯데그룹 유통 총괄대표·부회장, (우)최문석 신세계까사 대표이사. 사진= 각사

유통업계가 경쟁사 출신 인사를 과감히 영입하며 기존의 '순혈주의'를 버리고 있다. 능력이 있다면 기업의 성장을 위해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가 순혈주의를 버리는 이유에는 빠른 산업의 변화와 코로나로 안주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에 따른 판단이다. 

업계 순혈주의를 가장 먼저 깨뜨린 곳은 신세계다. 신세계가 지난 2019년 인사에서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대표를 신임했을 때 세간의 평가는 엇갈렸다. 비(非) 유통인 출신 컨설턴트라는 이유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강 대표는 취임 후 2년간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신세계가 포문을 열었다면 롯데는 파격적인 인사로 눈길을 끌었다. 롯데는 유통업계 중에서도 순혈주의를 철저히 지키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년째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자 올해 인사에서 과감한 영입을 단행했다. 먼저 롯데쇼핑 대표에는 김상현 전 홈플러스 부회장을 앉혔다. 외부 출신이 롯데쇼핑 대표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경쟁사 출신이란 점에서 더 놀랍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P&G 출신으로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등을 역임했다.

롯데백화점 대표는 정준호 롯데 GFE 대표가, 이커머스 사업부 총괄은 나영호 부사장이 담당한다. 정준호 대표는 신세계, 나 부사장은 이베이코리아 출신이다. 롯데쇼핑의 중추 부서 최고 책임자가 모두 외부인인 셈이다. 더불어 롯데컬처웍스 대표로 내정된 최병환 대표는 CGV 출신, 롯데멤버스 정봉화 DT전략부문장도 신한 DS 디지털본부장 출신이다. 모두 각 부문 경쟁사 출신들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신세계도 신세계까사에 이베이코리아, 여기어때를 거친 최문석 대표를 영입했다. 현대백화점도 한섬 해외패션 부문 신임 사장으로 경쟁사인 삼성물산 출신 박철규 사장을 데려왔다. 박 사장은 삼성물산에서 톰브라운, 아미 등을 발굴한 인물으로 한섬의 약점으로 꼽히는 해외 브랜드 발굴을 위해 전략적으로 영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주요 기업들의 외부 인재 영입은 급변하는 산업환경과 코로나로 인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내부 승진이 아닌 외부 수혈로 혁신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롯데는 최근 몇년간 유통과 호텔을 이끌던 강희태 부회장, 이봉철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외적으로 퇴임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경질에 가깝다. 또한, 조직 개편을 단행해 비즈니스 유닛(BU) 체제에서 HQ(HeadQuarter, 산업군) 체제로 변화시켰다. 계열사들의 실행력을 강화시키겠다는 의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강희석 대표 영입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것처럼 유통기업들이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확실한 변화를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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