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푸르지오' 될까?... 대우건설, 군살 뺀 뒤 중흥건설에 매각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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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 푸르지오' 될까?... 대우건설, 군살 뺀 뒤 중흥건설에 매각說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5.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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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KDB인베스트먼트, 매각 기류 변화
골프장·호텔 등 비핵심 자산 매각후 자회사 합병작업
기존 '통매각' 방침서 '분리매각' 위한 정지작업 관측
중흥건설 "3년 이내 대기업 건설사 인수"
대우건설 김형 대표. 사진=시장경제신문DB
대우건설 김형 대표. 사진=시장경제신문DB

KDB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의 비핵심 자산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의 몸집을 줄인 다음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대우건설의 가치를 높여 제값을 주고 팔겠다”고 밝힌 KDB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의 계획에 기류 변화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 기업으로는 중흥건설이 거론되고 있다.

◇대우건설, 골프장‧리조트 팔고 자회사 통합... 매각 위해 다이어트 중

IB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이 보유한 사이판 ‘라오라오 골프리조트’를 국내 리조트회사와 사모펀드 등에 매각을 시도했지만 가격 차이가 커 무산됐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이자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를 보유한 대우건설 최대주주다.

대우건설 사이판 ‘라오라오 골프리조트’ 매각 제안을 받은 곳은 한화리조트로 ‘가격’에서 큰 차이를 보이면서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리조트는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바 없다”고 밝혔으나 리조트업계 관계자는 “(이런 사안은) 공식 요청을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낮다”며 “어느 정도 물밑 작업을 진행한 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라오라오 골프리조트’ 외에도 송도 쉐라톤인천호텔 등을 갖고 있다. 모두 건설업과 상관없는 비핵심자산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말 대우건설의 파가니카컨트리클럽을 사모펀드인 스트라이커캐피탈에 95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은 3월 자회사 대우에스티, 푸르지오서비스, 대우파워를 ‘통합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작은 자회사들을 합쳐 일정 규모 이상의 자회사로 만들어 분리매각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자회사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의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올해 9월로 임기가 완료됨에 따라 ‘통매각’이라는 기본원칙이 분리매각, 자회사 분리 후 매각 등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실적 급락’ 대우건설 다이어트 가속화

자회사 내지 비핵심 자산 우선 매각 등의 다양한 방안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역시 ‘실적’ 때문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8조65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0조6055억원) 대비 18.4% 줄어든 규모다. 대우건설 매출이 8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대우건설 영업이익은 지난해 3641억원으로 2018년(6287억원) 대비 42.1% 추락했다. 실적 급감에 따라 주가 또한 주당 35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2018년 1월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가시화하면서 6000원대로 상승했던 당시 주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건설업계 전망이 어둡다는 점도 대우건설에게 악재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시장에 내놓았다.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거래를 막고, 재건축과 재개발을 최소화하고 있다. 국내 주택건축 비중이 높은 건설사일수록 규제로 인한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대우건설 주택건축 비중은 전체 매출 대비 무려 61%(지난해 9월 기준)에 달한다.

◇현금 두둑한 중흥건설, 몸집 줄인 대우건설 인수할까?

호반건설 이후 대우건설을 인수자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기업은 중흥건설이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은 올해 1월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1조원 대 대기업 건설사를 3년 이내에 인수하기 위한 M&A를 준비 중”이라며 “이를 위해 4조원 대의 자산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자체 자금 8000억원, 평택 택지 개발 수익 1조3천억원, 2021년말까지 추가 수익 1조4천억원 등을 합하면 약 4조원이 되고, 이중 1조원은 건설사 인수에, 3조원은 운영 자금으로 각각 쓰겠다는 것이 정 회장의 밑그림이다.

특히 정 회장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고 해외는 물론 국내사업도 가능한 대기업을 인수·합병 기업으로 이미 정했다”, “본사는 광주에 두겠다”, “제조업 분야는 잘 모르고 경영 노하우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모든 시선이 대우건설로 쏠리고 있다.

3년 내 매물로 나올 만한 건설사 가운데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이라면 대우건설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 반포3주구 사업자로 대우건설이 선정된다면, ‘지방 브랜드’, ‘중흥 푸르지오’ 등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양강구도로 압축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조합과 관할 자치단체 측이 금지한 '개별 홍보'를 수 차례 강행해 잡음을 초래하고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회장님이 (M&A 계획을) 밝힌 것은 맞지만 대우건설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룹 차원에서도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다”며 “다만 3년 내 ‘대우건설’을 포함해 모든 대기업 건설사 인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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